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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식물이야기 - ㅊㅋㅌㅍ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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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리] 우유에 타 먹으면 위장 질환에 효능 -
[참마] 내 몸을 살리는 약초이야기 (23) ‘참마’
[천문동] 내 몸을 살리는 약초이야기 (19) 피부가 고와지는 ‘천문동’
[청가시덩굴] 줄기 베어물던 어린시절 추억 - 말린 뿌리로 혈액 순환·류마티스 관절염 정복
[청미래덩굴] 부패 막는 살균성분 있어 유용 - 말린 뿌리, 근골 통증·피부질환·이질치료에 효과
[참나리] 우유에 타 먹으면 위장 질환에 효능 -
오랜만에 찾은 수덕사(修德寺)에서 아내와 망중한을 갖는 시간이다. 경내(境內)를 살짝 비켜 오르는 길은 계단이 없고 숲길이라 산책하기 십상이다. ‘삼 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의 탐물은 하루 아침의 이슬과 같도다’ (3일수심천재보 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 百年貪物一朝塵)라는 글귀가 커다란 바위에 새겨져 눈길을 끈다. 누구에게나 결국은 맨손인데 사는 과정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글귀가 새겨진 바위 뒤에 빨간 참나리 꽃이 하늘거리며 눈길을 잡는다. 활짝 꽃잎을 뒤로 젖히고 도도하게 자신을 드러내어 하늘거린다. 평범하고 가냘픈 싹이 피어나서 긴 꽃대를 올리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잎에 얼룩점이 위협적이고 강한 느낌을 주는 야생화다. 하지만 꽃대 맨 위에 송이송이 여러 개의 꽃망울을 달고 겸손하게 고개를 숙인 모습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풀이다. ‘나리’라는 이름은 옛적의 ‘나으리’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나으리’라는 말은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이 풀의 ‘참나리’라는 이름도 그 식물이 아름답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이로운 면이 많기 때문에 좋은 의미로 그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참나리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키는 1m 정도이고, 잎은 어긋나고 줄기는 곧추선다. 잎겨드랑이에 주아(珠芽)가 있어 다른 나리들과 구분된다. 꽃은 7~8월에 줄기 끝에 총상(總狀) 꽃차례로 달리며, 밑을 향하는데 황적색 바탕에 흑자색 반점이 있고 꽃잎이 뒤로 말린다. 꽃의 색과 무늬가 호랑이무늬와 비슷해 영어로는 'tiger lily'라고 한다. 땅속에는 여러 개의 비늘잎을 가진 둥근 비늘줄기가 뿌리를 형성한다. 다른 이름으로 야백합(野百合), 호피백합(虎皮百合), 당개나리, 약백합(藥百合) 등으로도 불린다. 땅속의 둥근 알뿌리 형태를 살펴보면 여러 개의 비늘모양의 조각들이 붙어 있다. 이 조각을 땅에 심으면 발아(發芽)한다. 또한 줄기의 잎 사이에 붙어 있는 주아(珠芽) 모양의 구슬눈도 땅에 떨어지면 싹이 난다. 종(種)의 번식방법이 특이한 식물이다. 백합(百合)이란 이름도 한자에서 보듯이 뿌리에 여러 개의 편린(片鱗)들이 모여 생장하는 모습에서 붙여진 것임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풀이다. 참나리는 한의(韓醫)에서 보익약(補益藥)으로 사용된다. 자료에 의하면 참나리 및 동속근연(同屬近緣) 식물의 뿌리줄기(片鱗)를 가을에 채취하여 약용한다. 심신불안증(心身不安症)으로 정신이 황홀(恍惚)한 헛소리, 식욕부진, 번민(煩悶)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결핵으로 인한 기침과 복부팽만 통증, 기관지 분비(分泌)를 증가시켜 거래를 없애는 작용도 한다. 김태정 박사에 의하면 민간요법으로 비늘줄기 한 개를 강판(鋼板)에 갈아서 소금과 설탕을 적당히 섞어 간을 맞추어 우유 등에 타서 마시거나 잼 대용으로 먹으면 위장(胃腸)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또한 곤충에 물리거나 땀띠 나 습진, 몹시 가려워 긁어서 물집이 생겨 딱지가 졌을 때 백합을 가루를 내어 식초에 짓이겨 환부에 붙이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비늘줄기의 뿌리는 달짝지근하고 영양가도 있어 먹거리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야산 기슭에 무리지어 붉은 꽃에 얼룩 반점을 하고 흔하게 피어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이 멀리서도 금새 눈에 띄일 정도로 강렬하다. 한여름에 피는 다른 풀의 꽃들과는 달리 키가 아주 크다. 그리고 꽃송이가 층층으로 달려 아름답다. 주로 야생에서 많이 자라지만 요즘은 민가 근처나 아파트 화단에도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참나리의 활력 넘치는 붉은 색 꽃이 여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풀이기도 하다. 2013.08.29
▲ 참마꽃
[참마] 내 몸을 살리는 약초이야기 (23) ‘참마’ - 2011/02/15 ⓒ 전북매일신문
선화 공주니믄(선화공주님은)//남 그즈지 얼어 두고(남 몰래 시집가 두고)//맛둥방을(맛둥 서방을)//바매 몰 안고 가다(밤에 몰래 안고 간다.) -신라 향가 서동요- 신라 진평왕 대(599년 이전) 동요, 혹은 참요로 불리는 이 향가는 백제 무왕이 소년 시절에 지어 아이들에게 널리 부르게 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마가 바로 산약, 참마이다. 예부터 허약체질이나 병약자 노인에게 보약으로 애용된 마는 덩굴성 초본식물로 대개 햇볕이 잘 드는 야산이나 들에 많이 자란다. 어지러움과 두통 진정 담 제거 등 한방에서 알려진 효능만도 10여 가지에 달한다. 동의보감에서 마는 “따뜻하고 맛이 달며 허약한 몸을 보해주고 오장을 채워 주며 근골을 강하게 하고 위장을 잘 다스려 설사를 멎게 하며 정신을 편안하게 한다"고 적고 있다. 민초강목에는 미감이 성온하고 보증을 잘하고 익신하는 효력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는 구워서도 먹지만 생으로 썰거나 갈아 즙으로 복용할 수 있다. 또 익히고 건조해서 분말로 먹기도 하지만 마에 함유된 효소를 섭취하려면 열에 약한 효소 보호를 위해 생즙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끈끈한 뮤신 성분 때문에 섭취가 힘들다면 사과, 당근 등을 함께 넣으면 달근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마의 녹말 성분 때문에 갈아서 전으로 섭취할 수도 있다. 또한 마에는 인삼이 함유하고 있는 사포닌 성분도 있어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혈압을 내리는 효과와 항노화작용도 있다. 마 섭취로 위염 증세를 완화시키고 소화력을 증진시키는 성분은 바로 끈끈한 뮤신 성분 덕분이다. 이 성분은 자양강장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약초 달임 형태로 섭취하려면 5~10g을 물 200cc에 달여 하루 3회 나눠 먹어야한다.
참마 ...
△ 참마 ...
단풍마 ... 단풍마와 참마는 서식환경이 같습니다.
[천문동] 내 몸을 살리는 약초이야기 (19) 피부가 고와지는 ‘천문동’ 2010/12/07 ⓒ 전북매일신문
하늘의 문을 열어주는 겨울 대표 약초 천문동. 향약 집성방에는 '신선방'이라 기록, 사람을 신선이 되게하는 약과 처방이라는 의미를 두기도 했다. 또한 살과 골수를 튼튼하게 하고 늙지 않는 방법이라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여러 풍습으로 인해 몸 한쪽 감각이 없는 것을 치료하고 골수를 보충하며, 뱃 속 벌레는 죽이고 폐를 튼튼하게 해 한열을 없앤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차고 독이 없다. 마처럼 점액질이 많고 빛깔이 하얗고, 쓴맛도 난다. 나리과 다년생 초본인 이 식물은 잎은 바늘모양의 피침형으로 난다. 열매는 둥글고 희며 중남부 해안지대에서 자란다. 덩이 뿌리가 맥문동과 유사하다. 꽃은 노란색으로 5~6월에 볼 수 있다. 건조한 피부에 윤기과 촉촉함을 더하며 균을 없애는 작용도 한다. 사포닌을 비롯한 아스파라긴산 등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의에서는 자양강장 및 기침에 사용한다. 하루에 5g을 달여 3회 복용할 수 있다. 주의할 사항은 산에서 천문동과 유사한 식물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비짜루라는 식물. 잎모양은 비슷하지만 비짜루는 높이가 낮고 천문동은 줄기 위에서 뿌리쪽으로 가시가 돋아있다. 비짜루는 구근이 없다. 또한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은 주의해야한다.
[청가시덩굴] 줄기 베어물면 어린시절 - 말린 뿌리로 혈액 순환·류마티스 관절염 정복
커다란 바위에 검게 새겨진 찬샘골 표지판이 인상적이다. 그 표지판은 마을 입구에 망부석 같이 우뚝 서서 오는 이를 주시하고 동네의 알림이를 톡톡히 하고 있다. 병풍 같은 산으로 빙 둘러쌓인 아늑한 마을은 전형적인 우리의 시골동네다. 오늘은 노고산성(老姑山城)을 오르기 위해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다. 나지막하게 이어진 뒷산으로 향하는 산길은 그리 힘들지 않다. 여유있게 풀과 나무들을 감상하며 산으로 접어든다. 그 위로 펼쳐진 쪽빛 하늘은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미나리아재비의 노란꽃, 조팝나무, 으름덩굴, 으아리, 삼색병꽃나무, 꼭두서니, 엉겅퀴, 애기똥풀의 꽃들이 경쟁하듯 피어난다. 다양한 우리 고유의 야생화가 수두룩하다. 약초를 공부하는 내게는 아주 반가운 풀들이다. 조금 지나니 소나무 숲 아래 은방울꽃의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장관(壯觀)이다. 그 가장자리를 둥굴레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으로 구색을 맞추듯 어린 청가시덩굴이 줄기를 세워 잎을 내밀고 있다. 녹색 물감을 칠한 듯 연한 줄기와 잎을 곧추 세우고 있다. 줄기에 자잘한 가시를 달고 이파리에 덩굴손을 내민 채 가지를 뻗치고 있다. 어머니께서 이 연한 줄기를 따다가 나물로 삶아 무쳐주셨던 기억이 난다. 청가시덩굴은 전국의 산야에서 흔히 자라는 백합과에 속한 낙엽 덩굴성의 목본(木本)식물이다. 줄기는 5미터 정도로 자라고 녹색으로 가시가 많이 달린다. 잎자루의 중간 부분에서 나오는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오른다.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길쭉한 난형(卵形)이다. 잎 표면은 녹색으로 털이 없으며 뒷면은 윤채가 나는 연녹색이며, 길쭉하고 가장자리가 구불거린다. 암수딴그루로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황록색의 꽃이 핀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둥글고 검게 익는다. 봄에 어린 순을 나물로 먹으며, 종가시덩굴, 멸구나물로도 불린다. 청가시덩굴은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뿌리에는 사포닌, 탄닌, 수지, 전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한의 자료에 의하면 청가시덩굴의 뿌리를 년 중 어느 때나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후 쓴다. 몸속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痛症)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뼈마디가 저리고 아픈 관절통과 근육통, 종기나 부스럼 등을 치료하며, 류마티스성 관절염에도 효력이 있다. 민간에서는 새순을 먹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관절이나 허리 아픈데 뿌리를 달여 마시면 효험이 있다고 했다. 또한 종기(腫氣), 치통(齒痛)에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이 식물은 줄기가 년 중 푸르다. 그리고 작은 가시가 줄기 촘촘히 박혀 있다. 그래서 이름이 청가시덩굴로 지어진 것 같다. 그리고 이 청가시덩굴과 비슷한 청미래덩굴이 있다. 두 식물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데, 청미래덩굴은 줄기가 좀 더 굵고 잎이 어긋나고 넓은 타원형으로 두껍고 광택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청미래덩굴의 열매는 둥글고 붉게 익으며 오랫동안 달려 있다. 이름도 비슷하고 형태도 유사해 헷갈리기 쉬운 나무지만 시골집 울타리나 경관용으로 심어도 손색이 없는 나무다. 노고산성에서 내려뵈는 산세(山勢)와 대청호의 물색은 대전에 사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 노고산성은 지금은 물이 고여 낮은 산자락에 있지만 수몰(水沒) 전에는 실개천이 흐르는 깊은 계곡이 있는 높은 산에 있었다고 한다. 옛날 이곳은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역으로 최전선이었는데, 전쟁(戰爭)이 심하던 때 양국의 수많은 병사들이 이곳에서 많은 피를 흘려서 지금까지 동네이름이 피골이라 불리는 곳이다. 성치산성(城峙山城)으로 넘어가는 성황당 고갯길에 오래된 거목이 우뚝 서 있다. 예전에는 이 나무를 건드리거나 나뭇가지로 불쏘시개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나무는 동네를 지키는 수호신(守護神)으로 나약한 인간을 보듬고 지켜주는 절대자였다. 정상에 올라 탁트인 호수를 보니 이곳이 옛날에 요새(要塞)였음을 실감한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이곳이 옛일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명당(明堂)이지 싶다. 2013.06.06
[청미래덩굴] 부패 막는 살균성분 있어 유용 - 말린 뿌리, 근골 통증·피부질환·이질치료에 효과
대원사 숲길은 적막강산이다. 소복하게 쌓인 눈길에 발자국은 전혀 없고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눈의 흔적이 전부다. 능선의 길옆에 빨간 열매를 달고 휘어진 청미래덩굴 줄기가 눈에 띈다. 앵두처럼 생긴 열매를 한겨울에 만나니 이채롭다. 잎이 말라버린 후에도 열매는 이렇게 빨간색을 띄고 한 겨울에도 그 색을 유지한 채 계절을 넘긴다. 열매 속은 하얀 살이 있는데 달짝지근한 맛을 낸다. 그래서 배고픈 겨울의 새들에게 먹이 찾는 수고를 덜해주며 좋은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청미래덩굴은 백합과 식물로 산에서 흔히 자라는 덩굴성 관목(灌木)이다. 줄기는 가시 같은 갈고리가 있다. 잎은 넓은 타원형의 심장형이다. 두께가 도톰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윤채를 내는데, 부패를 막는 살균성분이 있고 특유의 향이 있어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황록색의 꽃은 5월경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그루에서 핀다. 열매는 가을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뿌리는 굵고 옆으로 뻗어가며 딱딱하고 마디가 구부러진다. 지방에 따라서 명감나무, 맹감나무, 종가시덩굴 등으로도 불린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청미래덩굴의 뿌리를 봄이나 가을에 캐어 말린 후 약재로 쓴다. 발계(??)라 하여 각종 세균억제작용의 약리작용이 있어서 근골(筋骨)의 통증과 피부질환, 이질 등의 치료에 응용된다. 잎도 그 효능이 뿌리와 비슷한데 옴(癬) 같은 피부염증에 잎을 짓찧어 붙이면 치료가 된다. 또한 해독(解毒)작용도 있어서 수은독(水銀毒)같은 중금속 중독에 응용되기도 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위암(胃癌), 식도암(食道癌), 직장암(直腸癌), 후두암(喉頭癌) 등에도 응용되어진다니 정말 우리에겐 쓸모 있는 나무다. 민간에서 봄에 나는 어린 순은 나물로 무쳐 먹었고, 잎은 차(茶)로도 이용했다. 뿌리는 얇게 썰어두었다가 감기나 신경통에 달여 마셨으며, 열매는 태워서 참기름에 개어 종기나 태독(胎毒)에 바르면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뿌리는 녹말이 들어있어서 구황식물로도 활용했다고 전한다. 경상도에는 향토음식인 망개떡이라는 음식이 있다. 망개나무 잎사귀에 싸서 쪄 먹는 음식인데, 망개나무는 바로 청미래덩굴을 이르는 말이다. 망개나무 이파리의 향이 음식에 스며들어 상큼한 맛이 나고 여름에도 상하지 않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옛 가야(伽倻)의 신부들이 시집갈 때 가져갔던 이바지 음식이라 하니 아주 오래된 전통이기도 하다. 먼 옛적부터 우리 곁에서 이용되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청미래덩굴은 덩굴로 무리 지어 자란다. 줄기의 가시는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얽힌 가지는 상대에게 위협하는 자세 같기도 하다. 그래서 뿌리라도 캐려면 사전(事前) 작업이 많이 필요하다. 갓 캐어낸 뿌리는 딱딱하여 여간 강한 게 아니다. 억센 나뭇가지는 쉽게 부러지지도 않는다. 예전에는 소풍길에 그 줄기를 나무젓가락으로도 많이 이용했다. 생육환경이 음지이건 양지이건 척박해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다. 줄기와 빨간 열매는 꽃꽂이 재료로도 많이 활용된다. 주변에 흔하면서도 쓰임새나 효능이 간과되는 식물이다. 엊그제가 경칩(驚蟄)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야만 봄이 오고, 그 추위가 없다면 봄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201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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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꽃나무] 보랏빛 꽃내음 물씬 · 여름을 물들이다 - 의사처방 필요한 유독식물 ··· 이뇨에 특효
[팥꽃나무] 보랏빛 꽃내음 물씬 · 여름을 물들이다 - 의사처방 필요한 유독식물 ··· 이뇨에 특효
비룡동 버스종점에서 건널목을 가로질러 부지런히 건너면 바로 식장산으로 이어진다. 옥천(沃川)으로 가던 옛길은 풀로 뒤덮여 길인지 분간이 안 된다. 그 도로 끝에 세곡동(細谷洞)이란 글이 한자로 돌에 투박하게 새겨져 있다. 은진 송씨(恩津宋氏) 처사공파 본향(本鄕)이란 글도 커다란 돌 위에 새겨져 나란히 길목을 지키며 오가는 이를 반긴다. 이곳이 가는골(細谷)이란 마을이다. 여남은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늑한 동네다. 마을을 한바퀴 빙 돌아 유원지 입구로 나오는 길은 산책로로 손색이 없다. 이곳 가는골 일원은 생태보전림으로 지정된 곳이라 한다. 그래선지 저수지 주변을 살펴보면 계곡 주변에는 갈참나무와 졸참, 떡갈, 신갈나무 등 각종 참나무류와 때죽나무, 산초나무, 산벚나무, 찔레나무, 그리고 동네 주변에도 아카시나무, 고욤, 비목, 팽나무, 갯버들, 으름덩굴 등 나무 천지다. 철마다 자주 찾아보는 동네다.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과 각종 풀과 나무들의 꽃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마을 앞에 각종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밭 한 가운데 보랏빛 꽃을 화사하게 피운 꽃나무가 눈에 확 들어온다. 5월이면 잎보다 먼저 꽃부터 피우는 나무인데 지금은 녹색 이파리가 틈틈이 꽃 사이를 비집고 있다. 팥꽃나무다. 낮으막하게 크는 나뭇가지에 은은한 자색(紫色)의 꽃송이를 다닥다닥 달고 봄을 연출하는 나무다. 팥꽃나무란 이름은 꽃이 피어날 때의 색깔이 팥알과 비슷하다하여 ‘팥 빛을 가진 꽃나무’란 뜻으로 붙여진 것이라 한다. 달리는 꽃이 피기 직전의 꽃망울이 팥 모양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 했다. 팥꽃나무는 바닷가에 가까운 곳에서 주로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키는 1미터 정도 자란다. 잎은 가늘고 길며 끝이 뾰족한 모양으로 마주 나지만 때로는 어긋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연한 자색의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3~5월경, 지난 해에 만들어진 가지 끝에서 산형(傘形) 꽃차례로 풍성하게 핀다. 통꽃처럼 피는데, 끝이 4갈래로 갈라진다. 꽃 모양이 라일락과 유사하지만 향기가 없다. 열매는 7월경 둥글게 흰색으로 익는데 꽃의 수에 비해 결실률이 낮다고 한다. 서해 바닷가 쪽에 사는 사람들은 팥꽃나무를 조기꽃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른 봄에 팥꽃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조기가 떼를 지어 몰려들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제주 남쪽의 따뜻한 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는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연평도 쪽으로 이동하는데, 그 시기가 팥꽃나무의 꽃 피는 시기와 맞아 떨어지는 것이라 한다. 한방에서는 팥꽃나무의 꽃봉오리(花?)를 약재로 사용한다. 봄에 꽃이 피기 전에 채취하여 말린 것을 원화(?花)라 하여 약용한다. 강력한 사하(瀉下)작용, 소량에서는 이뇨작용, 대량에서는 항이뇨작용, 관상동맥의 확장작용, 각종 세균을 억제하는 약리작용이 있다. 복막염, 흉막염, 급성 신장염 등으로 배뇨(排尿)가 안 되면서 소변을 잘 보지 못하여 붓는 증상에 강력한 이뇨작용을 한다. 특히 표피층에 수분 정체가 심하고 소화가 안 되면서 몸이 무거운 증상에 효험을 본다. 특히 이 약용식물은 독성(毒性)이 있어서 다른 약재와 배합되는 경우 중독반응을 보이는 등 위험하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이렇게 독성이 강하므로 민간에서 약재로 쓰는 것은 절대로 삼가해야 하는 식물이다. 옛날에는 낙태(落胎)약이 귀했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아기를 가졌을 때는 팥꽃나무 꽃을 낙태약으로 썼다고 한다. 푸짐한 꽃차례와 산뜻한 자색의 꽃모양은 시선을 끌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향(香)이 없는 이면에는 독성이 있는 풀이다. 그것도 사람들의 편견이겠지만 하여튼 이른 봄철에 우리 곁에 다가와 황홀한 보랏빛 구경을 시켜주니 또한 정겨운 친구이기도 하다.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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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타리] 인고의 세월 딛고 피는 꽃망울 매력 - 열매, 장내세균 억제·항암작용 효과
[향유] 계절의 끝자락서 부는 '보라빛 향기' - 차로 마시면 감기·열병에 효험
[현호색1] 보랏빛 향기 뽐내는 '철없는 손님' - 맹장염으로 인한 복부 통증 완화
[호장근] 붉은 줄기, 恨서린 선인들의 모습 닮아 - 소화불량·위장질환 치료에 효능
[황기] 내 몸을 살리는 약초이야기
[회화나무]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 약재로 쓰여 - 고혈압·동맥경화증 예방에 효험
[하늘타리] 인고의 세월 딛고 피는 꽃망울 매력 - 열매, 장내세균 억제·항암작용 효과
서창리로 오르는 적상산(赤裳山)은 내 기준엔 만만한 등산로다. 가파른 경사지만 쉬엄쉬엄 산세(山勢)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정상 부근에서 내려보는 모습들은 일망무제(一望無際)다. 짧은 시간을 오르고도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이 산의 매력이다. 아마도 천상(天上)에서 보는 세상 모습이 이럴 것 같다. 이 산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모습도 가관이다. 바위로 둘러싸인 모습이 천연의 요새(要塞)같다. 그 바위와 붉은 단풍색이 치마를 입은 것 같다하여 적상산(赤裳山)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헤적거리며 하산하던 발걸음이 어느새 동네 입구이다. 다랑이 논가의 감나무에 달린 홍시가 손에 잡힐 듯하여 다가가니 어림도 없다. 그냥 돌아서서 나오는데 길목의 뽕나무에 하늘타리 열매가 대롱거리고 있다. 앙상하게 마른 줄기에 색 바랜 열매가 겨울을 견디고 있다. 퇴색한 열매가 금년에 영글은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재작년쯤 열매 같다. 열매를 흔들어보니 속 씨앗이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세상에 씨앗을 뿌리고자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동네입구나 등산 초입 길에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산밭 언저리의 울타리에 넝쿨을 걸고 너울대는 꽃잎으로 자신을 보여주던 풀. 빗질도 하지 않은 언년이 머릿결 같은 꽃 모양새가 참 재미있게 생긴 풀이다. 하늘타리는 박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중부 이남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잎은 둥글고 단풍잎처럼 5~7갈래로 갈라져 어긋난다. 끝은 날카롭거나 뭉뚝하고 밑은 심장 모양으로 거친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는 짧은 털이 있고 덩굴손이 잎과 마주나와 다른 물체를 감는다. 꽃은 7~8월경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 피며, 끝이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 술처럼 갈라진다. 열매는 공처럼 둥글고 붉은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익는다. 뿌리는 고구마같이 생긴 굵고 긴 덩어리 모양으로 땅속을 뻗는다. 어린 시절에 시렁이나 처마 밑에 매달려 있던 주먹만한 열매가 생각난다. 약재로 쓰기위해 어머니가 달아놓은 하늘타리 열매였다. 시골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민간요법으로 하늘타리 뿌리를 달여 먹으면 잦은 기침, 황달, 당뇨, 중풍에 좋고, 화상(火傷)에 뿌리 즙(汁)을 갈아서 환부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어머니도 그것을 약재로 준비해 놓으셨던 것 같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과루(瓜蔞)라 하여 관상동맥확장 작용, 사하(瀉下), 장내세균 억제작용, 항암작용의 효과가 있는 약재로, 뿌리는 천화분(天花粉)이라 하여 항암(抗癌), 항균(抗菌), 여성의 자궁보호작용으로 유산(流産)을 방지하는 등 다양한 약재로 쓰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소갈병(消渴病)을 치료하는 가장 으뜸이 되는 약이 천화분이다.’라고 기록돼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열매, 뿌리, 잎까지도 쓰는데, 현대의학으로도 안 되는 난치병에 이용되는 약재이다. 어린 시절 울타리에 열려 있던 노란하늘타리 열매는 꽤나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보기에만 그렇지 먹을 수는 없었다. 열매 속에 박속같이 촘촘히 박힌 섬유질과 열매는 먹을 것이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래서인지 속담에 ‘이름만 좋은 하늘타리’란 말이 있다. 겉모양새는 그럴 듯한데 실속이 없다는 뜻이다. 하늘타리의 이런 특성을 비유한 말이다. 2012.03.01
[향유] 계절의 끝자락서 부는 '보라빛 향기' - 차로 마시면 감기·열병에 효험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의 중간색이다. 이 색상은 가시광선 영역 안에서 볼 수 있는 색상 중에 가장 파장이 짧으며, 파장이 짧은 광선은 자외선으로 분류된다. 보라색은 예술감과 신앙심을 자아내는 색으로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색이다. 그래서 보라색은 예로부터 왕실(王室)의 색으로 사용되었으며, 우아함, 화려함, 풍부함 이외에도 외로움과 고독, 슬픔도 같이 느끼게 해주는 색이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참 까다로운 색으로 명도나 채도를 잘 못 배열하면 촌티 나고 없어 보여 소화하기가 어려운 색깔이다. 특히 붉은색 기운이 많은 보라색은 여성적이며 심리적으로 쇼크나 두려움을 해소하고 불안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정신적인 보호 기능을 한다고 한다. 단풍도 낙엽이 되고 온갖 풀들이 잦아드는 가을의 끝자락에 피어난 보랏빛 향유꽃이 산능선에 도배를 하고 있다. 군락을 지어 길섶을 따라 연이어 피어 있다. 우아하고 화려하면서도 고상한 색으로 늦가을을 함께 배웅하는 우리 고유의 야생화가 자랑스럽다. 향유(香薷)도 여러 가을들꽃처럼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큰 꽃차례를 만들며 전체적으로 화려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듬성듬성 서 있는 억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한 해를 서서히 마감해야 하는 계절이 다가 온 것이다. 향유는 꿀풀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데, 아시아의 온대에서 유럽에 걸쳐 널리 분포한다. 키는 사람의 무릎 정도이며 줄기는 네모지고 식물체 전체에는 털이 많이 나 있다. 식물 전체에서 향내가 난다. 줄기는 4각형으로 각이 져 있으며 가지를 친다. 잎은 난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마주나는데, 끝이 날카로우며 톱니가 있다. 진분홍 또는 보라색의 꽃은 9~10월에 피며 이삭 모양을 이룬다. 작은 꽃마다 수술 2개가 꽃 밖으로 길게 나오는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비슷한 종류로 보랏빛이 짙은 꽃향유, 흰색 꽃이 피는 흰꽃향유, 키가 작은 좀향유, 잎이 아주 가느다란 가는잎향유 등이 있다. 향유는 전통적으로 한방에서나 민간에서 약용(藥用)하였던 식물이다. 한방에서는 향유 또는 꽃향유, 그와 유사한 종류를 가을에서 여름 사이에 열매가 익으면 지상부(地上部)를 채취하여 약재로 썼다. 발한(發汗), 해열(解熱), 진해거담(鎭咳祛痰), 이뇨(利尿)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여름철에 감기에 걸렸는데 땀이 나지 않을 때, 여름철 곽란(癨亂)이나 설사(泄瀉) 등에 썼다. 민간요법으로는 위암(胃癌)에 향유의 줄기와 잎을 달여 마셨고, 토사곽란(吐瀉癨亂), 복통(腹痛) 등에 달여 마시면 효과적이었다. 특히 식물 전체에서 나는 향(香)의 특성으로 선인들은 목욕제로도 사용했다하며, 여름에 끓여서 차(茶)로 마시면 열병(熱病)을 다스리고 위(胃)를 따뜻하게 해준다고 하여 이용했다. 향유는 언뜻 보면 보잘 것 없는 아주 작은 꽃들이 모여 꽃차례를 만들지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준다.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이용되며, 주변에 꽃이 거의 없는 초겨울까지 피어있어 게으른 벌이나 곤충들에게 중요한 곡식창고가 되기도 한다. 늦게 피어 허허벌판에서 튀는 꽃 색깔도 그렇지만 식물체 전체에서 나는 향(香)도 특이한 식물이다. 또한 가지 끝에 피는 꽃의 모양은 반쪽만 꽃이 달려 있고 한쪽 방향은 꽃이 없다. 향유의 꽃말은 흔히 ‘과거를 묻지 마세요’ 또는‘ 회한(悔恨)’이라고도 하는데, 한편은 ‘나를 뒤돌아 보지 마세요’라고도 한다. 이는 향유의 꽃 생김새가 한 面(면)이 칼로 베어낸 듯한 모양을 보고 지어낸 재미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마도 한쪽 면에 강렬한 색을 발휘하여 곤충을 유인해 늦게 피운 꽃의 수정(受精)을 만회하기 위한 것 같다. 낙엽이 흩날리며 앙상한 가지를 들어내는 나무들이 허다하다. 벌써 가을이 깊었음을 알리는 징조다. 山菊(산국), ·甘菊(감국), 쑥부쟁이, 개미취, 구절초(九節草) 등 들국화도 가을을 배웅하고 있다. 그래도 향유(鄕儒)는 아랑곳없다는 듯 강렬한 인상을 주며 보라꽃을 피워 늦가을을 수놓았다. 이제 가을이 끝나가는 시점인 것이다. 2012.11.22
[현호색-1] 보랏빛 향기 뽐내는 '철없는 손님' - 맹장염으로 인한 복부 통증 완화
‘세밑’의 사전적 의미는 한 해의 끝무렵이라는 뜻이다. 새해의 달력에서 빨간 숫자와 절기(節氣)를 훑어보며 한 해를 헤아려 본다. 똑 같은 하루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구분하여 놓은 지난해와 신년, 오늘과 내일의 달력. 다를 게 하나 없는 시간의 연속인데 괜히 서성거려진다. 무언가를 되짚어보지만 잡히는 실체는 없다. 연말(年末), 연초면 반복되는 증상이지만 나이가 찰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그저 사람과 부딪고 복잡한 거리의 차량들과 신경전을 벌이며 생존에 충실한 삶이었던 것 같다. 새해에도 뭐 별반 다를 게 없을 것 같은 예감이다. 그런 심상(心傷)에 빠진 도시인들을 다독여 주기 위한 공간이 있다. 중구의 문화원 건물에서 매주 강의를 하면서 늘 만나는 풍경이다. 며칠 전에는 모 기관 동호인들의 사진전이 있었다. 인물, 풍경, 갖가지 사물들의 명암(明暗)이 뚜렷한 사진들을 감상했다. 작가 나름대로 촬영 순간에 펼쳐지는 피사체의 특성을 독특한 관찰력으로 찰나를 표현한 내용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때 한 사진첩에서 약용식물인 현호색(玄胡索)을 보았다. 철은 아니지만 흉내낼 수 없는 꽃색과 풀의 특징을 그늘 속에서 찍어낸 사진이 참 아름다웠다. 그걸 보면서 나는 문외한이지만 사진도 예술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진 속의 현호색 꽃은 연한 하늘색을 띠고 있다. 현호색은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풀이다. 다른 대부분의 봄꽃은 밝고 화려하다. 그런데 현호색은 푸른색, 분홍, 보랏빛의 색깔을 주로 가지는데 연한 계통의 색깔을 띠어 사람들의 시선을 잘 끌지 못하는 편이다. 게다가 키도 작고 꽃을 피우는 시간도 한 달 남짓밖에 안 돼 눈에 잘 안 띈다. 이 꽃의 색깔은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변한다하니 신기하다. 현호색은 우리나라의 들과 산에서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한뼘 정도 자라고 뿌리의 덩이줄가 땅속에 있다. 잎은 어긋나고 뒷면은 흰색을 띠며,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고 잎자루가 길다. 꽃은 3~4월에 홍자색, 하늘색, 연한 보라색으로 다양하고 오묘하다. 열매는 검은색의 삭과(蒴果)로 익으며, 양끝이 좁고 뾰족하다. 씨는 둥글고 광택이 있다. 현호색속(玄胡索屬)의 식물은 다양하여 세계적으로 300여종이 있다고 한다. 이 풀은 연호색(延胡索)으로도 불리는데 그 이름이 변해서 현호색으로 불린다고 한다. 푸른색의 꽃이 많아선지 ‘하늘’을 의미하는 현(玄)과 ‘드리우다’라는 호(胡), ‘꼬인다’는 뜻의 색(索)이 합쳐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즉 ‘싹이 꼬이면서 올라오며 하늘과 같은 푸른색의 꽃’이라는 것이다. 우리 고유의 이름이 없어 의아스럽지만 아마도 한자(漢子)에서 온 것 같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현호색 및 그 근연(近緣)식물의 뿌리를 약용한다. 5~6월에 줄기가 마른 후, 작은 감자알만 뿌리를 채취한 것이 약재다. 약리작용은 현저한 진통, 최면(催眠)작용, 위액(胃液)분비 억제, 중추성진토성(中樞性鎭吐性)이 있다. 효능으로는 혈액순환을 도와 기(氣)를 잘 통하게 하여 통증을 제거한다. 부녀의 생리통에 응용되며, 관상동맥 질환으로 흉부동통(胸部疼痛)에 효과가 있다. 또한 맹장염으로 인한 복통이 심한 것을 치료한다. 민간요법애서도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생기는 가슴의 통증이나 팔, 다리의 통증, 생리불순, 해산한 뒤에 생기는 통증이나 현기증 등의 치료에 이용하였다. 하지만 이 약재는 나름대로 독성이 있고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 약용식물이다. 벽면에 걸린 사진틀 앞에서 한참을 들여다 본다. 우리 주변에 흔하지만 관심이 없으면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아니다. 생김새나 꽃의 색깔도 특이하다. 이른 봄소식을 알려주는 꽃이지만 낮은 자세와 연한 색깔로 눈에 잘 안 띈다. 그래선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관심 밖의 풀이다. 현호색의 학명(學名)이 희랍어인 종달새(Corydalis)이다. 사진을 가까이 보니 긴 꽃대와 뒤에 달린 꽁지부분이 아닌 게 아니라 날렵한 종달새 모습이다. 식물의 특성이나 생김새를 본떠 이름이 지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014.01.09
[호장근] 붉은 줄기, 恨서린 선인들의 모습 닮아 - 소화불량·위장질환 치료에 효능
상소동 삼림욕장의 플래카드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소원과 집념의 돌탑이 다양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특이한 형상의 솟대가 갈 방향을 일러주듯 머리를 향하고 서 있다.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내려 뵈는 도랑물은 비가 많이 왔는데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도랑 갓길에 얼룩얼룩 한 무늬의 호장근(虎杖根)이 군락을 지어 서 있다. 넓고 풍성한 잎을 가진 큰 키의 나무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무같이 줄기를 높이 올려 보이며 윗부분에 큰 이파리를 이고 섰다. 줄기가 붉고 얼룩진 모습이 언뜻 보면 기이하기도 하다. 줄기의 무늬는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 같기도 하다. 붉으스레한 줄기는 학살된 선인들의 한(恨) 서린 모습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대궁을 꺾어보니 속이 비어 있다. 이 또한 억지로 생을 마감한 그들의 아픈 가슴속이 아닐까. 이 풀은 재미있는 옛날이야기가 담겨있다고도 한다. 옛날에 늙은 호랑이가 죽을 날만 기다리다가 막대기처럼 생긴 줄기를 지팡이 삼아 전국을 구경하면서 오래오래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줄기에 호랑이 무늬의 반점이 호피(虎皮)를 닮았다하여 호장근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호장근은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냇가나 산기슭에 군락을 지어 자란다. 봄철이면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처럼 새순이 나온다. 줄기는 곧게 자라고 속이 비었으며 붉은 자줏빛 반점이 있고, 키는 1미터 정도 큰다. 꽃은 6~8월경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그루에 핀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데, 신맛이 난다. 밀원식물과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으며 범싱아, 감제풀, 까치수염으로도 불린다. 한방에서는 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말린 것을 약재로 쓴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어혈(瘀血)을 없애고, 진통, 소염, 해열에도 효능이 있다. 또한 변비에도 응용되며 담석증(膽石症)과 요도결석(尿道結石)에도 사용되는 약재이다. 방광 부위가 터질 듯 아프고 소변 볼 때마다 요도에 화끈화끈 열감을 느끼는 배뇨통(排尿痛)이 심해지는 방광염에도 좋다. 좋은 건위제이므로 소화불량과 위장질환에 응용될 수 있고 월경불순마저 없앨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소변 보기가 어렵고, 통증이 심할 때, 또는 출혈이 있을 때 아주 좋다고 했다. 민간요법에서는 대하(帶下)에 단방(單方)으로 활용했고, 잎, 뿌리, 줄기를 수시로 채취하여 류머티즘이나 뱀에 물렸을 때 이용했다. 자료에 의하면 호장근의 추출물에서 주름과 미백(美白)을 동시에 개선하는 추출물을 개발했다고 하는데, 이 식물은 약재(藥材)와 기능성 화장품 재료로도 이용될 수 있는 경제적인 식물인 셈이다. 2012.09.27
▲황기 꽃과 잎 - [황기] 내 몸을 살리는 약초이야기 2011/06/07 ⓒ 전북매일신문
때이른 더위로 해수욕장이 한 달 앞당겨 개장했다. 더위에 몸이 허약해지는 것은 무리한 땀 배출 때문. 또 몸이 허약해서 땀 배출이 잦은 경우에도 꼭 필요한 약초가 있다. 바로 황기. '미감이 성온하고 한표를 거둔다'하여 예부터 허한 체질에 많이 사용한 황기는 모든 허증을 다스리고 기를 도우며 비를 건강하게 한다. 또 땀이 없으면 발한시키고 땀이 있으면 지한시켜, 여러 질병을 다스린다고 '방약합편'에 기록돼 있기도 하다. 피로·무력감·음성저하·맥연완(脈軟緩) 등의 증상이 있을 때 복용하면 좋은데 장기간 다량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체질을 개선하고 전신 근육 긴장을 높임으로써 효과를 나타낸다. 또 기혈 장애로 인한 순환장애가 생기는 동통에도 사용하며, 기운이 부족하여 피부의 방어기능이 튼튼하지 못해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에 사용한다. 신장염에도 사용하는데 황기는 이뇨하여 부종을 없앨 뿐 아니라 단백뇨를 낮추고 전신의 영양상태를 개선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현저한 염증 현상이 있을 때는 황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사용하게 되면 염증이 심해진다. 또 당뇨병에도 산약·생지황·천화분(天花粉)·오미자 등 약을 배합하여 사용해야한다. 이밖에도 고혈압 등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면 두통, 안면 홍조, 치통에는 삼가는 것이 좋다. 평소 물처럼 복용할 시에는 6~12g을 물 200cc에 달여 하루 3번 음용할 수 있다.
[회화나무]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 약재로 쓰여 - 고혈압·동맥경화증 예방에 효험
지난 5일은 경칩(驚蟄)이었다.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에 있는 이십사절기의 하나다. 대동강이 녹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오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날이다. 선조들의 경칩날은 농기구를 정비하는 등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절기였다. 또 이날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다.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렸던 겨울을 끝내고 다시 생명이 시작되는 절기이다. 문화로(文化路)를 지나는 차창 밖으로 가로수 회화나무가 스쳐 지난다. 비에 젖은 회색빛의 나무색이 시커멓게 변해 도열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연한 녹색이었던 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변색되어 앙상하게 매달려 있다. 이렇게 좋은 수종(樹種)을 가로수로 심어 가깝게 볼 수 있으니 좋다. 회화나무는 여름에 연한 녹색의 꽃이 마치 은하수가 나무를 덮은 듯한 모습이며, 콩꼬투리 같은 열매가 대롱대며 달리는 재미있는 나무다. 회화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키는 25m 정도 자란다. 작은 가지를 자르면 냄새가 난다. 잎은 깃털처럼 생긴 겹잎으로 어긋나는데 난형(卵形)이며 뒷면은 흰빛이 돌고 짧은 털이 있다. 황백색의 꽃은 8월에 꼭대기에서 원추(圓錐)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염주와 같이 생긴 열매는 꼬투리로 10월에 익으며 잘룩하게 아래로 달리며 약간 육질이다. 한방에서는 이 열매를 약재로 사용한다. 열매에는 인체(人體)에 이로운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루틴, 포도당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을 겨울에 채취하여 건조한 것을 괴각(槐角)이라 하여 약용한다. 또한 꽃을 괴화(槐花), 꽃봉오리를 괴미(槐米)라 하고 서로 효능이 비슷하여 동일한 약재로 쓴다. 이 약재는 혈변(血便), 혈뇨(血尿), 치질, 위, 십이지장궤양 출혈 등에 지혈(止血)의 치료약으로 사용된다. 특히 이 열매에 있는 루틴(routin) 성분은 모세혈관의 투과성 작용으로 혈압을 내리게 하고 고지혈증의 함량을 내림으로써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예방에 현저한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민간요법으로 치질이나 젖멍울을 치료한다. 장복(長服)하면 눈이 밝아지고 기운이 나며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회화나무는 옛날부터 우리 주변에서 자라는 아주 유용한 나무이며, 이 나무를 마당에 심으면 그 집안에서 큰 학자나 인물이 난다고하여 학자목(學者木)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같이 선조들은 회화나무를 길상목(吉祥木)으로 여겨,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한다고 믿었다. 궁궐이나 서원(書院)에 오래된 회화나무가 많은 것은 이 나무가 ‘귀신을 쫓는다’고 믿어 심었기 때문이며, 다르게는 사대(事大)사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전통 풍습으로 집에서 악귀나 잡신을 쫓기 위해 야릇한 글자를 붉은 글씨로 그려 붙이는 부적(符籍)을 괴황지(槐黃紙)라 하는데, 이 종이를 회화나무 열매로 만들었다. 회화나무 열매를 달여서 우려낸 물로 여러 번 반복하여 물들이는데 열매에서 나오는 즙(汁)을 창호지에 발라 만든다. 일반종이와 달리 이 괴황지에 글을 쓰면 번지지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악귀를 몰아내는 회화나무의 신통력을 이 종이에 담아 염력(念力)을 기원했던 조상들의 소원이었던 것 같다. 20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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