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 그는 그 동안 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대한민국 병원사용설명서’라는 책을 펴냈다. 국민들의 건강할 권리보다는 자본의 논리대로 돌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 실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환자가 스스로 건강할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밝힌 책이다.
그가 의료 관계의 시민운동까지 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1999년 4월, 만성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지만 여동생의 골수이식을 받아 새 생명을 얻은 것이다. 골수 이식 후유증으로 안구건조가 극심해서 수시로 인공 눈물을 넣어야 하고 오른쪽 눈에는 대상포진이 걸려 시력 측정 불가 상태가 되어버렸으며 체력도 건강할 때의 50%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는 운동을 그만둘 수가 없다.
“투병 중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의 약값 인하 싸움을 했습니다. 골수 이식을 한 저는 먹지 않아도 되지만, 글리벡만 먹어도 살 수 있는 백혈병 환자들이 돈이 없어 약을 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슬펐기 때문입니다.
글리벡은 출시 후 백혈병 활자의 사망자를 줄여 우리나라 환자 수를 6백 명에서 2천5백 명으로 늘렸을 정도로 효과가 좋은 약입니다.처음에 약값이 한 알에 2만5천원, 한 달에 3백만원이었지만 3년 동안 당국과 싸움을 벌여 지금은 환자들이 자기 부담 없이 약을 먹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지위가 바닥이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가 나서서 보호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자의 지위가 이렇게 낮은 것은 환자들은 의사들이 말해주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를 정도로 정보가 불균형하기 때문이란다.
최근엔 인터넷의 발달로 의료에 대한 정보도 많아지고 각종 질병의 환우회도 많아져 이런 정보 불균형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환자들의 권리 의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의사들의 의식 수준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올해는 ‘행위별 수가제’를 바꾸기 위해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행위별 수가제’란 치료 행위를 많이 하면 할수록 병원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현재 의료 체계를 말합니다. 임산부들이 임신기간 동안 한 달에 1~2 회 이상 초음파 촬영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초음파 촬영비용은 또 얼마나 비싼가요? 비용 문제를 떠나서 과다 검사와 진료는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바꿔야지요.”
강주성 대표는 환자와 건강한 사람, 의사가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로 언제라도 입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새겨두어야할 정보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