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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밥은 원래 고대 터키와 그리스에서 시작된 요리로 유럽을 비롯한 호주·일본·미국 등에서 성행하고 있는 패스트푸드입니다. 햄버거가 패스트푸드의 튀기는 방식의 조리법으로 만들어진다면, 케밥은 전용 로스터를 사용하여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바베큐식으로 즉석에서 구운 각종 샐러드와 함께 넓고 얇은 빵에 얹어 말아 먹는 터키 전통음식입니다.
케밥 중에서도 긴 꼬챙이에 고기를 차곡차곡 꿰어 놓고 바깥쪽에서 열을 가해 익힌 다음 잘게 썰어서 동그랗고 납작한 빵 속에 넣어 주는 되네르 케밥(Doener kebab)과 우리 나라 꼬치구이 같은 쉬쉬 케밥(Shish-kebab)이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되네르 케밥은 기다란 쇠꼬챙이를 세워놓고(upright spit) 양고기나 쇠고기 혹은 닭고기를 꿰어서 숯불에 돌려 굽다가 익은 부위를 기다란 칼로 잘라내어 향신료 및 양념에 재고 토마토, 양배추 등의 야채를 섞은 다음, 밀가루 전병인 페데에 싸먹는 음식이다. 이 때 켜켜이 쌓여진 고기를 아래서 위로 자르기 때문에 실제 잘려진 고기는 우리 나라의 "국물에 불은 가락국수"처럼 가늘고 길다. 양고기나 소고기 등을 꼬챙이(skewer)나 봉에 끼워 꼬치구이 한 쉬쉬 케밥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되네르 케밥에 요구르트와 토마토 소스를 첨가한 이쉬켄데르 케밥(Ishkender kebab), 매운 맛이 특징인 아다나 케밥, 파드리잔 케밥 등이 있다. 피망, 양송이나 파인애플 등을 야채로 사용하기도 하고, 잘게 설은 조개의 패주(貝柱)나 베이컨 등을 가미한 별미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케밥은 나라에 따라 상기의 다양한 내용물을 바게뜨(baguette)에 끼워 먹기도 하고, 얇은 빵에 쌈처럼 싸서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조금 흥미로운 사실은, 케밥이란 것이 본래 세기적 사랑을 나누었던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두 사람을 위해 터키 남부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라고도 전해지는데, 과연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케밥의 기원이야 어떻든 간에, 케밥이 유럽에서 대중적인 먹거리로 등장하게 된 것은 1960년대에 독일로 이민 온 터키 사람들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급속한 경제 성장을 구가하던 서독은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충당하기 위하여 약 200만 명 이상의 터키인들을 자국으로 받아들였다. 이 때가 바로 우리 나라에서도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들을 보낼 때이었다. 그 당시 서독으로 이주한 터키인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전통 민속 음식인 케밥을 서독에 전하였고, 강대국이었던 서독을 통해 그 터키 음식을 유럽에 파급시켰던 것이다. 이렇게 터키 및 지중해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된 케밥은 그 이후로 유럽, 미국, 호주, 일본 등에 전파되어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누리며 패스트푸드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1998년 하반기부터 케밥이 첫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터키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에는 베야즈 필라브(Beyaz Pilav)라는 음식이 있는데, 이것은 기름을 섞은 흰밥의 일종이라고 한다. '기름 섞인 흰밥'이라고 하면, 모르긴 몰라도, 춥고 배고프던 60년대의 한국에서 하얀 쌀밥에 참기름 비벼 먹던 것과 흡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음식 문화에 대단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터키 요리는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에 속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중국, 둘째는 프랑스 그리고 세 번째가 터키라는 것이다. 터키 민족들의 조상은 광활한 중앙아시아 땅을 누비면서 그 세력을 과시했던 유목민족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빠른 시간 내에 쉽고 간편하게 요리해서 먹는 생활에 익숙해졌다. 물론 아나톨리아 땅으로 정착해 살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주변의 다양한 문화에 동화 되기도 했다. 음식 문화 역시 다양해졌다. 아나톨리아에는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었고 터키인들은 그들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자연히 동화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터키인들이 유목생활로 인하여 개발된 것으로 보여지는 케밥은 터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전통 음식 중 하나이다. 케밥은 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운 고기를 뜻한다.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꿰어 숯불로 즉석에서 바비큐 한 것이다. 됴네르 케밥은 고기들을 약간의 양념을 한 후에 수직으로 여러 개 끼운다. 그것을 기둥처럼 세워진 자그만 숯불 화덕 옆에 회전시키면서 겉에서부터 익히는 것이다. 고기들을 세워두고 조금씩 익히기 때문에 요리가 되는 과정에서 동물의 기름은 아래로 흘러내리게 된다. 이렇게 해서 요리된 케밥은 콜레스테롤 함량도 적고 담백한 맛이 있어서 한국인들의 입맛을 돋우어 준다.
터키인들이 유목생활을 했던 때에는 비교적 간편하고 단순한 케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러다가 터키 오스만 제국이 아나톨리아는 물론 지중해 일대를 장악하는 거대한 제국을 형성하면서 오스만 제국의 왕은 부귀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오스만 왕의 밥상에는 동일한 요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법칙이 세워졌다. 이스탄불에 있는 톱카프 궁전에 가면 거대한 부엌이 있는데 여기에는 왕과 그 가족들을 위한 특별한 요리 장소가 구분되어 있다. 왕가를 위한 특별 요리사가 여러명 있었고 그들은 매일 새로운 요리를 개발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했다. 케밥도 여러 종류가 개발되었다.
숯불 회전 구이로 유명한 '됴네르 케밥, 진흙 통구이인 '쿠유 케밥', 꼬치 구이인 '쉬쉬 케밥', 이스켄데룬 케밥 등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이 '되네르 케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것은 쉬쉬 케밥과 됴네르 케밥 그리고 이스켄데룬 케밥이다.
터키인들이 유럽의 여러 나라로 흘러들어 가면서 케밥은 유럽인들도 그리고 아랍인들이 즐기는 요리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은 유럽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부터 일반 대중 식당에서도 일반 메뉴가 되었다.
도네르 케밥 요리법
됴네르 케밥은 일반적으로 양고기와 소고기를 사용하지만 닭고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소고기와 양고기오 요리할 경우에 그 비율은 각각 50대 50 으로 한다. 두 가지 고기를 얇게 잘라서 몇가지 양념으로 우선 버무린다. 됴네르 꼬챙이에 양념한 고기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보통 꼬챙이의 길이는 50cm-80cm 정도 된다. 꼬챙이에 쌓는 작업이 완성되면 숯불 화덕에서 천천히 회전을 시키면서 요리를 한다. 적절하게 요리가 되면 길게 가는 칼로 요리가 된 부분들을 얇게 잘라서 터키 빵과 야채와 함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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