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바아라나이시 성의 변두리에 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수읍이 있었고 그 안에 바라문이 있었는데 왕의 태사이며
나라안에서 첫째 이었느니라
하나의 아들이 있었는데 머리위로 저절로 된 불 다리가 있었으므로
그대로 이름을 비었으며 자태가 첫째요 단정하고 서른일곱가지의 상호가 있으며
범지의 전적과 도서 참기에 널리 알지 않은 일이 없었고
외도의 계율과 여러 산술에도 모두 다 밝고 익숙하였느니라
때에 한 기와장이의 이름은 난제바라인데 화만과는 어릴적부터 친한 벗이어서
마음으로 서로가 공경하며 잠깐도 잊지 아니하였느니라
기와장이는 힘써 나아가고 용맹스러우며 인자하고 효도하였는지라
그의 부모가 소경이었지마는 어버이를 봉양하되 모자람이 없게 하였으며
난제바라가 기와장이었다고는 하나 손수 흙을 파지 아니하고
역시 사람을 시켜서 파지도 아니하였으며 오직 쓰러진 담장이거나 무너진
언덕이거나 쥐가 파헤친 흙들을 거져다가 이겨서 그릇을 만들었는데
아주 잘 만들어져서 견줄데가 없었느니라
남자와 여인들이 와서 사려고 하면 곡식인 보리와 깨며 콩들을 땅에 놓아두고서
그릇을 가져가면 되고 처음부터 값과 숫자를 다투지를 않으며
또한 금은의 재물과 배를 갖는것도 아니여서 오직 곡식만을 받아서는
음식을 이바지 할 따 름이었느니라
카아샤파여래의 살고계신 정자는 다수읍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데였는데
큰 비구 2만 인과 함께 계시었고 모두 이들은 아라한이었다
호희는 화만에게 말하기를 같이 카아샤파여래를 거서 뵙겠느냐 하자
화만은 대답하기를 호희나 필요하면 이 까까머리 도인을 보려무나
바로 이는 까까머리 도인일 뿐이니라 무슨 도가 있겠느냐
부처님의 도는 얻기 어렵느니라 하고 이렇게 하기를 세번이나 하였느니라
호희는 훗날 다시 화만에게 말하기를 같이 물위에 가서 목욕을 하겠느냐 하자
화만은 대답하기를 그렇게 하자고 하였으므로 곧 같이 물에가서 목욕을 한뒤에
옷을 입었는데 호희가 말하기를 오른손을 들고 말하기를 멀리 가리키면서 말하기를 카아샤파 여래의 정사가 여기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
같이잠깐 가서 뵙지 않겠느냐 하자 화만은 대답하기를 호희나 필요하면
이 까까머리 도인을 보려무나 까까머리 도인이 무슨 부처님 도가 있겠느냐
부처님 도는 얻기 어렵느니라 고 하므로 호희는 화만의 옷을 붙잡고 끌면서
말하기를 함께 카아샤파부처님에게로까지 갔다
부처님은 아주 가까운 곳에 계신다라고 하니 화만은 문득 옷을 벗어버리고
도망을 하는지라 호희는 뒤를 쫓아 가서 허리띠를 붙잡고 끌어당기며 말하기를
잠깐 같이 부처님을 뵙고 돌아오자하자 화만은 다시 허리띠를 풀어버리고
도망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이 까까머리사문을 보고 싶지 않다 하므로
호희는 곧 그의 머리를 붙잡고 끌면서 말하기를 한번만 같이 가서 부처님을 뵙고
오자 라고 하였느니라
부처님은 샤아리푸트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바아라나이시 나라 풍속에 사람의 머리 붙잡는 것을 꺼려서 머리를 붙잡으면
법에 모두 목을 베는 형벌이 있었으므로 화만은 그를 대신하여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생각하기를 이 기와장이가 죽을것을 알면서도 나의 머리를 붙잡는가 하는데
호희가 화만에게 말하기를 그렇다
내가 죽더라도 끝끝내 놓지는 않겠다 반드시 너에게 부처님을 뵙게 하여야겠다
하므로 화만은 생각하기를 이것은 적은 일이 아니로다 반드시 좋은 일이 있겠구나 이 사람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붙잡고 있으니 말이다 하고서
화만은 말하기를 나의 머리를 놓아라 나는 너를 따라가겠다라고 하므로
호희가 곧 놓자 화만은 곧 돌아가서 머리를 맺고 옷을 입고서 따라서 같이
카아샤파 부처님에게로 나아갔느니라
호희는 카아샤파여래의 발에 예배하고서 한쪽으로 앉고 화만은 똑바로 서서
손을 들고 문안을 한뒤에 한쪽에 앉은지라
호희는 합장하고 카아샤파부처님께 아뢰기를 여기의 화만은 다수읍 안에 태사의
아들이온데 이는 저와 어릴적부터의 친한 벗이옵니다
그러나 그는 三존을 모르고 三보를 믿지 아니하여 부처님을 뵙지 아니하고
가르침을 듣지 아니하고 뭇 상가에 공양을 하지 않사옵니다 원하옵나니
세존께서는 어리석음을 깨우쳐 그가 믿고 알게 하시옵소서 라고 하는데
화만 동자는 세존을 자세히 보되 머리에서 발까지 발에서 머리까지
부처님의 상호를 보았더니 거룩한 용모가 높고 뛰어나서
여러 감관이 고요히 안정되였고 맑고 조화되셨는데 서른두가지 몸매로써
그 몸을 꾸몄고 여든가지 잘 생긴 모습으로 모양을 내시어서
거동은 마치 사라수화 같고 몸은 마치 수미산 같으며 그 정수리는 볼수가 없고
얼굴은 만월과 같으며 빛은 햇빛과 같고 몸 빛깔은 금산과 같았다
카아샤파여래는 화만동자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는데
무슨 법을 말씀하셨느냐하면 보살로써 공덕을 끊은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무엇이 보살로써 공덕을 끊은 법이냐하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뜻으로 악을 생각하며 몸으로 행하지 않아야 할것을 행하고
입으로 행하지 않아야 할것을 말하며 뜻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할것을
생각 하지 않은 것이니라
보살이 몸으로 행하지 않아야 할것을 행하겠느냐
뒤에 부처님이 되었을때에 몸의 형상이 짧고 작느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보살로써 몸으로 행하지 않아야 할것을 행한 과보이니라
보살이 어떻게 입으로 말하지 않아야 할것을 말하겠느냐
뒤에 출가하여 배울때에는 힘서서 아주 애쓰고 고생을 하고서야
비로소 부처가 될수 있느니라 이것이 보살로써 입으로 말하지 않아야 할것을
말한 과보이니라
보살이 어떻게 뜻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할것을 생각하겠느냐
보살이 뒤에 부처님이 된때에는 경내의 뭇상가들이 언제나 화합하지 못하고
있는 곳마다 같이 서로 시비를 하느니라
이것이 보살로서 미음을 생각하지 않아야 할것을 생각한 과보이니라
이것이 보살이 세가지의 악을 행한 과보이니라 이를 버려야 할지니라
하자 화만동자는 곧 물러갔다가 나오며 아뢰기를 저는 이제 참회하옵니다
몸으로 행하지 않아야 할것을 행하였고 입으로 말하지 말아야 할것을 말하였고
뜻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할것을 생각하였으니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저의 이 참회를 받으시옵소서
지금부터는 감히 범하지 않겠나이다 라고 하며 이렇게 세번까지 하였느니라
화만동자는 중로에서 갑자기 세가지 악에 대한 과보를 생각하다가
곧 호희에게 말하기를 너는 이익 잃은 일을 하였느니 이익을 얻지 못할것이요
너는 이익없는 일을 하였느니 이익이 있지 못하리라
나는 너의 얼굴을 보지도 않겠고 너의 이름도 들으려 하지도 않아야겠다 하므로
호희는 대답하기를 무엇때문에 그러느냐 하자
화만은 말하기를 너는 일찌기 카아샤파부처님으로부터 깊은 법의 보배를
들었으면서도 어째서 집에서 있고 도를 닦지 않은단 말이냐 하므로
호희는 대답하기를 너는 나의 부모님이 나이 늙으신것을 모르느냐
또 모두가 소경인지라 두 어버이를 봉양하려면 어떻게 집을 떠나겠느냐
나 또한 도를 닦으려 하였지마는 만약 내가 출가하여 도를 닦는다면
부모는 돌아가시리라 그 때문에 출가할수 없을뿐이다 고 하였느니라
화만은 호희에게 말하기를 나는 카아샤파부처님으로부터
보살이 세가지 나쁜 인연을 행했을적의 과보를 듣고 다시는 집에 가고 싶지 않다
나는 이로부터 부처님에게로 가서 비구가 되기를 구하려한다고 하므로
호희는 대답하기를 장하도다 장하도다 화만이 생각과 힘을 얻었구나
부처님의 세상은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하였다
화만동자는 호희를 부둥켜안고 기뻐한뒤에 세번 돌고 합장하고서
감사하며 말하기를 내가 설사 몸과 입과 뜻으로 너에게 잘못이 있었다 하여도
너그럽게 용서를 빈다 애써서 너는 바르고 참된도를 가리켜 주었도다 하고
화만동자는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그대는 나의 착한 벗이 되였고
법의 벗으로써 탐낸바가 없었으며
나를 바른 도에 인도하였는지라
이런 벗을 부처님도 칭찬하시느니라
너는 그때의 화만동자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화만의 아버지는 지금의 부왕진정이며 그때의 기와장이인 동자 호희는
내가 태자로서 궁중에서 채녀와 있을때 한밤중에 작병천자가 와서
나에게 말하기를 때가 이르렀으니 집을 떠나가서 도를 닦아야 합니다 라고
한 그분이니라
샤아리푸트라야 이 호희는 여러번 나에게 출가하기를 권하였으니
바로 도를 닦게 한데에 착한 벗이었느니라
나는 먼저 호희를 향하여 나쁜 말로써
부처님에게 까까머리사문이 무슨 도가 있겠느냐
부처님의 도는 얻기 어렵느니라고 하였는데 이 나쁜 말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붓다를 이루려 할때에 六년동안 고행을 겪었느니라
그때에 하루에 한낱 쌀한톨과 콩과 팥을 먹었는데
나는 이렇게 몹시 고통을 받았다손치더라도 법에는 이익이 없었다
나는 배고프고 목마르고 춥고 덥고 한것과 바바람이며 모기 등의 고통을 참으며
몸이 바짝 마르는 것이 나는 부처의 도를 이루는 것이라 여겼는데
실은 얻은바가 없었느니라
내가 육년 동안 고행 한것은 전생 인연 에 대한 과보를 마친 것이니라
그런뒤에야 비로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니라
나는 옛날에 화만동자로써
호희를 향하여 말하기를
까까머리에 무슨 부처 도가 있고
부처 도는 심히 얻기 어렵다 하였도다
이러한 인연때문에
육년동안 하루도 안 빼고
이런 애쓴 고행을 겪고 받으며
부처 도를 이룰수 있으리라 바랐도다
이런 고행을 하지 아니하여도
부처 도를 이룰수 있는 것인데
도가 아닌데도 행하고 구한것은
인연이 스스로 얽어매었느니라
전생의 인연은 끝내 썩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않나니
마땅히 세가지 인연을 수호하여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