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반존자님을 찾아서
오래전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내가 중이 되기 전의 일이며, 불법을 알게 된지가 얼마 되지 않았던 그런 시절이었다.
부산에 살고 있는 신심이 아주 깊은 어떤 보살님으로부터 청도에 기도 성취가 잘되는 <사리암>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그곳에 가서 나반존자님께 기도를 하면 소원성취가 잘 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는 나반존자님이 누구인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소원이라는 것이 본래 없었다. 하지만 나반존자님께 기도를 하면 소원성취가 된다는 그 말에 정말로 그러는지 아니면 뜬소문인지 알고 싶었다. 그러한 생각도 있었지만, 조금은 신비한 생각이 들어서 가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보살님의 말에 의하면 이 사리암을 가려면 일주일 전부터 고기와 술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에 술과 고기를 먹고 가면 차를 타고 가는 중간이나 아니면 사리암을 올라가는 도중에 모두 토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만약에 사리암을 가고 싶다면 음식을 일주일 전부터 꼭 가리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 신비함에 사리암에 더욱 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보살님이 사리암에 갈 일이 생기면 며칠 전에 미리 전화를 해 달라고 신신당부를 해 놓고 채식만 하면서 한 달을 기다렸는데도 전화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사리암에 가는 것을 포기 하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늦은 시간까지 고기를 많이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밤 11시쯤에 전화가 왔다. 내일 오후에 사리암에 갈 것이니 시간에 맞추어서 부산역으로 나오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른 새벽에 광주에서 부산가는 열차를 타고 내려갔다. 부산역에는 사리암으로 가는 버스가 대기 중이었다.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데 토하지 않을까 약간 불안했다. 어제 고기를 몽땅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사고도 없었다. 그리고 사리암을 올라가는 도중에도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아무런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혼자 미소를 지으면서 보살님이 고기먹지 말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을 하면서 혼자 안심을 했다.
사리암에는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나반존자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서 지붕이 바위굴로 되어 있는 넓은 법당에서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리 잡기가 무척 힘들었다. 우리 일행은 겨우 자리를 잡고 각자 자신의 목청껏 <나반존자> 염불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사실은 염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많은 사람들이 하도 열심히 하는 바람에 나도 그 분위기에 휩싸여서 열심히 나반존자, 나반존자...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들더니, 머리가 띵~해지면서 온 몸과 의식이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지금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그랬을 것이다 하고 글을 쓰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로 몸과 의식이 텅비어버렸다. 그래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동안 멍하니 있다가 정신이 돌아오면 옆에서 눈을 감고 열심히 염불하고 있는 보살님에게 물었다. 옆에서 아니 수많은 사람들이 나반존자를 찾고 있는데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이 무슨 염불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 마디로 몇 분 동안은 백치가 되어버렸다.
“보살님, 내가 지금 무슨 염불하고 있습니까?”
“나반존자 염불을 하고 있잖습니까?”
“그렇지, 나반존자 염불을 하고 있었지!”
정신이 돌아오자 나는 나반존자의 염불을 열심히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또 갑자기 몸이 붕 뜨면서 머리가 띵~하는 경험을 몇 번인가 하다 보니 도저히 염불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할 수 없이 좌선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그러고 보니 어제 친구들과 고기를 먹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보살님 말대로 고기를 먹고 기도를 하러왔기 때문에 지금 그 벌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염불하는 것을 포기하고 일행들 옆에서 좌선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반존자>가 <나만 좋다>로 들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나반존자님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나만 좋다>라는 소리로 들리고 있었다.
나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아가며 옆에 있는 보살님에게 말했다.
“보살님, 나반존자님은 어디가고 <나만 좋다>고 그러세요? 보세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나만 좋다>라고 하네요.”
“예! 듣고 보니 그러내요. 하하하...<나반존자>, <나반존자>, <나만 좋다>, <나만 좋다> 하하하...웃음이 나와서 더 이상을 못하겠네요.”
“보살님, 새벽예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동안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세요.”
그렇게 해서 우리 일행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나반존자> 염불을 하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모두 <나만 좋다> <나만 좋다> 하는 것이었다. 나는 웃음이 나와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절 밖으로 나와서 달구경이나 하였다.
첫댓글 ㅎㅎㅎ 나만 좋다,토하시지도 않으시고 나만 좋다하셨네요,나반존자님께 감사할일입니다,스님,ㅎㅎㅎ
제가 다니는절 기도스님이 나만좋다 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는데...스님의 얘기 였나봐요?...ㅎㅎㅎ
<나반존자> 염불을 하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모두 <나만 좋다> <나만 좋다> 하는 것이었다. 나는 웃음이 나와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절 밖으로 나와서 달구경이나 하였다. 푸풋~~하하하 ...^^*"_()()()_
ㅎㅎㅎㅎㅎㅎㅎㅎ...^^*
어느해 산속 암자에서 나반존자 기도를 했었는데 끄트머리가서 아무리 발음을 정확하게 해도 그렇게 들리드만 평생 나만좋습니다.........ㅎㅎㅎㅎ이제 나만좋은 나를 없애고 있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ㅎㅎㅋㅋㅋ
스님이 제일 정하게 보시고들으셨네요.^^ 모두들 없는 나를 키워가고 있었겠지요.^^
오호~()()
나무관세음보살_()_
고맙습니다 ()()()
나만 좋다 ^^ ㅎ새벽 공부가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