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탄-마지막 날
아침식사하려고 호텔 식당에 내려갔는데 자세히 보니 식당의자에 때가 꼬질꼬질하게 묻은 거 있지. 허....참.....
대충 식사를 끝내고 오늘은 눈 덮인 침간산을 구경하러 가는 날이야.
그리고 그동안 쇼핑을 한번도 안했고(아. 기념품가게에서 조그만 공예품 한 개는 샀어) 사실 건물 구경보다는 전통재래시장을 더 보고 싶었던 터라 가이드에게 부탁을 해서 오늘은 시간을 내어서 전통시장에 가기로 했어. 그래서 환전을 하려고 가이드에게 미리 숨을 좀 준비 해 오라고 부탁했어, 가이드가 가방을 여는데 속을 보니까 돈이 한가득 들어 있었어. 고액권이 없는 터라 나는 일단 30달러를 숨으로 바꾸어 달라고 했더니 칠만오천숨을 주더라고 오백숨 짜리로 만 바꿔주니 돈이 한 뭉치인 거 있지. 여기 우즈벡의 환율은 은행환율과 시장환율이 따로 놀고 있더군. 은행에서는 1달러에 1,800숨 정도, 시장환율은 2,200-2,500숨 정도. 그러니까 은행에서 환전하는 사람은 미국인 밖에 없다는 군.
침간산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되는데 타슈켄트시 경계지역에서는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더라고. 교외로 나가니 길은 보통 왕복6차선 내지 8차선으로 또는 왕복4차선으로 넓었지만 패인곳이 하도 많고 중앙분리대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많이 산만해 보이더라고.
문득 지나다 보니 골프장이 눈에 뛰어 물어 보았더니 이곳 타슈켄트에 있는 유일한 골프장이며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고 손님은 90%가 한국인이라는 구만. 역시 한국인의 개척정신은 알아주어야만 해......
버스앞좌석을 문득 보았더니 모르는 사람이 한사람 타고 있더라고. 이상해서 누구냐고 물어 보았더니 이곳에는 침간산에 오르는 버스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사가 2명이 있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 놓았다는 거야. 허........거.....참.....
약 30분을 달렸는데 경찰이 차를 세우더라고. 우리는 뭐 뇌물을 줘야하나 이러고 있는데 오늘 침간산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량운행이 안된다고 하네 그랴. 이런 경우가........ 아니 처음부터 연락을 취해보고 출발 여부를 결정할 일이지.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런일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더라고. 할 수 없어서 우리는 고려인마을로 가자고 했어. 사실 처음부터 고려인마을이 계획에 있었지만 일정이 빡빡해서 거의 포기했었거든. 고려인 마을에 가면 어린이들 주려고 학용품도 준비 했었는데 말이야.
20분을 달려서 고려인 마을에 도착을 하니 ‘김병화박물관’이라는 건물이 있더라고.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아서 많이 낡았고 휴관중이라 관리인을 일부러 찾아서 자물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 김병화라는 사람은 강제이주 되어온 고려인으로서 협동농장농장장이었다는군. 업적이 출중하여 구소련정부로부터 영웅칭호를 두번이나 받았다는군. 고려인으로서 영웅칭호를 받은 사람이 모두 26명이었는데 두 번 받은 사람은 김병화가 유일하다는군.
거의 고려인들의 우상이었던 거 같아. 고려인 마을은 여느 시골마을과 마찬가지로 을씨년스럽기가 그지없었고 지금은 모두들 객지로 떠나가고 약500명 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는군. 어린이들을 만나보고(학교) 학용품을 전달하려 했으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그냥 관리인에게 전달을 부탁하고 돌아섰어. 시내로 들어오는 길옆은 온통 목화밭 뿐이었어.
시내로 들어와서 타슈켄트의 최고 번화가인 브로드웨이로 갔어. 마침 날씨가 화창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길거리 화가들이 진을 치고 있었어. 즉석그림을 그리는 사람, 그려온 그림을 파는 사람, 악세사리를 파는 사람 등으로 거리가 꽤나 분주했어. 그림은 6-8호 정도의 유화가 12,000숨-15,000숨, 즉석 그림이 35,000숨 정도 했는데 일행 중 3팀이 즉석그림을 그렸어. 모두 인물화인 셈이지. 그림 그리는 시간은 대략 25분 정도 물론 솜씨는 훌륭했지.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되어서 점심시간이 많이 늦어지고 말았어.
점심은 교포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김치찌개에 만두를 넣은 만두김치찌게더라고. 그래도 이게 제일이더라고. 가이드 말로는 여기는 한국에서 국빈이 왔을 때 꼭 들러서 식사하는 곳이라더군. 그래도 이곳 타슈켄트에서 가장 한국적인 맛을 내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는 곳이라서 오랜만에 입에 맞는 것으로 배불리 먹을수 있었던 거 아니겠어. 장소가 외지고 허술해서 그렇지 맛은 가장 한국적이었어.
전통시장으로 가는 도중에 지진기념탑 앞에서 사진 한장 찍었어. 지진은 1966년 4월 26일 5:23 에 있었는데 타슈켄트가 거의 초토화 되었다더군. 그 결과 타슈켄트는 제법 계획도시의 면모를 갖추고는 있다더군. 그러고 보면 시내도로는 거의 왕복 8차선이었어.
드디어 전통시장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여기 와서 제일로 많은 사람을 보았어.
전통시장이름은 철수프라자였어. 여기는 우리 동대문시장이랑 별반 다를것이 없는 그런 곳이었어. 바로 우리가 찾던 그런 곳이지. 둘러보니 사실 없는 게 없을 만큼 시장도 제법 크고 물건도 다양하더라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모자 파는 가게였는데 러시아 인들이 쓰는 털모자 있지? 그걸 하나 샀는데 가격이 80달러, 90달러, 100달러였어. 우리는 80달러짜리 털모자를 하나 샀어. 물론 처음에는 140달러 달라는 것을 에누리해서 샀지. 과일과 빵 등은 지천에 널려 있고 고기꼬지, 악세사리. 돼지고기. 각종공예품, 생활도구, 옷등 많은 것이 전시되어 있고 모두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야단들이었어.
대충 둘러만 보고 우리는 가이드에게 얘기해서 건과를 사러 갔어. 여기는 여름에 햇빛이 워낙이 따갑고 건조하기 때문에 과일의 당도가 높아서 건과도 아주 훌륭하고 값도 아주 싸다는 구만. 건과 파는 곳은 따로 모여 있더라고. 가격이 건포도 1킬로에 10,000숨, 청건포도 1킬로에 12,000숨, 양살구말린 것 1킬로에 12,000숨 등이었어. 맛을 보았더니 당도가 아주 뛰어나고 맛도 좋더라고 거기다가 가격도 싸니 우리는 얼씨구나 하고 준비했던 숨을 거의 모두 거기서 쓰고 말았어. 사실 숨(우즈벡돈)을 남기면 우리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거든. 만약에 다 못쓰고 남으면 가이드에게 모두 주고 와야 하거든. 우리도 음........6킬로 정도 샀나? 누구는 석류가 싸니까 석류를 몇 개 사는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석류는 식물검역에 걸리기 때문에 국내로 들여올 수가 없어서 모두 나누어 먹고 말았어. 짐이 제법 무겁더라고. 역시 여자들하고 시장가면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는지. 고르고, 흥정하고 하는데 시간이 하도 많이 걸려서 어느새 약속시간이 다가오더라고. 조금 아쉽지만 철수플라자를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 저녁 먹으러 갔어. 4시반인데 저녁을 먹으려니 아직 소화 덜 된 거 있지 하지만 어쩌겠어 지금 먹어두어야 기내식이 나올때까지 참을 수 있지. 8시15분발 항공기 이니까 아무래도 기내식은 9시는 되어야 나오거든.
저녁은 처음에 먹었던 해들이에서 먹었는데 비빔밥이 나왔더라고. 아이고..........그래도 그게 최고더만. 번개같이 한그릇 뚝딱하고 나니 가이드가 보드카를 가지고 왔더라고. 사실 전날 가이드에게 집집마다 보드카를 주문했었거든. 사실 여행 가서 마땅한 선물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거든. 한병에 이만오천원 정도 하는데 우리는 세병을 주문했어. 그랬더니 여행사 사장이 한병을 선물로 모두에게 하나씩 주는거야. 그래서 보드카가 4병이 되었어. 입국하기전 기내에서 양주 두병을 예약해 놓은 것도 있는데........
양주는 일인당 1병밖에 면세가 안 되는데. 어쩌지? 모두 여섯병인데...... 할수 없지 걸리면 세금을 내면 되지 하고 가방속에 쑤셔 넣었어.
공항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버스에서 삼십분 정도 기다리라고 하더군. 의아해서 물어 보았더니 지금은 조용한 시간이라 공항관계자 및 경찰들이 무슨 핑계를 대서 돈을 뜯을지 모르니 여행사와 통하는 현지공항직원을 급히 불러서 그 직원의 인솔하에 들어가야 한다더군. 사십분 정도 기다리니까 인솔자가 나타났어. 그제야 우리는 그 사람의 뒤를 따랐는데 그사람은 게이트에 가서는 관계자와 굳게 악수를 하고는 뭐라 뭐라 떠들고 손짓하면 우리는 우르르 몰려서 지나가곤했어. 게이트를 두 개 통과하자 수화물 보내는 곳이더군. 우리는 사실 긴장을 해서 가이드가 두번째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을 나중에야 알았어. 결국 가이드와 여행사 사장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우르르 몰려 들어온거지. 출국심사를 하는데 입국할 때 작성했던 입국신고서(보유돈 액수 적은 것)와 출국시 새로 작성한 출국신고서(역시 보유돈 신고서)를 대조하여 돈 액수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한 후 보내 주더라고. 한국인이 여기와서 돈을 벌수는 있어도 그 돈을 가지고 나갈수는 없는 것이지. 돈을 벌어서 거기 살면 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비행기에 자리 잡고 앉으니 안도의 한숨이 나오더라고.
인천에 도착하니 우리시간으로 새벽 여섯시 20분 이었어. 입국수속하는데 얼마나 빠른지 우와.......번개같이 입국수속하고 나오니 짐이 벌써 나와 있는거 있지. 이야.........정말 세계최고공항이 틀림없구나. 근데 자세히 보니 우리 가방에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 있더라고.....
이런.......보드카가 검역에 걸렸구만. 어느새 검색까지 마치고 자물쇠를 채워서 짐을 내어 놓았던 거지. 할 수 없이 세금 23,400원을 지불하고서야 공항을 빠져 나왔는데 참으로 상쾌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거 있지..............
우즈베키스탄.......................자.................알.................구...........경............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 풍경인데 오늘은 차가 아주 많습니다.
김병화박물관에서 한컷...........
김병화박물관 전경입니다.
고려인 마을 전경입니다. 쓸쓸해 보이죠?
브로드웨이 전경입니다.
그림을 팔고 있습니다.
길거리화가인데 일행 중 한명이 오늘은 모델이 되었군요.
식당전경입니다.
지진참사 조형물입니다.
지진기념조각인데 도대체 뭘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전통시장 철수프라자입니다.
거리풍경입니다.
상점모습입니다.
건과물가게죠.
별것도 다 있습니다.
거리풍경입니다.
마지막만찬입니다.
전지현,김태희의 어릴적 모습입니다.
타슈켄트공항이죠..............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