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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찌아빠의 힘내라! 아저씨맛집] 마장동 고깃집, 대구집 [상황 1] 따르르릉~따르르릉~ “네, 파찌아빱니다.” “뭐하냐?” “일한다.” “주말에 뭐했냐? 어느 산에 갔었어?” “토요일엔 행주산성 갔었고... (중략)...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이불 속에서 뒹굴렀다...(중략) ...요즘 연짱으로 무리를 했던지 몸이 무겁다.” “(전략)...그럼 오늘은 쉬어라. 가능하면 이번 주는 푹 쉬고 주말에 춘천에나 가자구.” “... ...” [상황2-1] 따르르릉~따르르릉~ “네, 파찌아빱니다.” “파찌아빠, 뭐해요?” “일한다.” “아잉~그게 아니고...바빠요?” “안 바쁘다.” “어허엉~그게 아니고 (오늘) 맛집순례 안해요? 북창동에 잘하는 생태집 있는데...” “ 어제 저녁에도 집에서 생태탕 먹었다. 아침에 수빈아빠 한테도 전화 왔었는데...쩝, 뭐 딴데는 없냐?.” “옛썰~알아 볼게요.” [상황2-2] 따르르릉~따르르릉~ “마장동 ‘대구집’이라고 알아요?” “마장동? 대구집?!! 들어는 봤다. 한번 가 보고 싶었는데 위치가 좀 애매해서리...좋다. 가보자구.” “사발통문 돌려 놓을께요. 이따 봐요~” [상황3] 띵~(문자 수신음)“노량진 순천식당 운운...강서구청 호미닭발 운운...” 또또...똥(답글 날려 줌)“선약있다. 담에 보자.” [상황4] “파찌아빠님, 퇴근 후에 뭐 하세요? 괜찮으시면 저하고 소주나 한잔 하시죠? ” “응?! 오늘은 선약이 있는데 어쩌지...생각있으면 따라오고...마장동으로 갈껀데...” “... ...” [상황5} 아침부터 그윽한 눈빛으로 파찌아빠에게 추파를 날리던 또 다른 이도 파찌아빠의 선약있슴을 알아차리곤 눈빛이 풀어져 버렸다. [등골과 치마살 그리고 번개탄] 파찌아빠가 대구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24분경 이었다. 오늘 자리를 주선한 이가 미리 자리를 잡아놓고 기다리지 않았다면 자리를 못 잡을 뻔 했다.(다행다행) 셋팅된 상차림에서 파찌아빠의 눈길을 끈것은 단연 ‘등골’이었다. 등골은 소의 등뼈 한 가운데 들어있는머쉬멜로우같이 말랑쫄깃한 부위이다.(감자탕 먹을 때, 뼈에서 쏙 빨아 먹는 하얀 부분) 십수년 전만 해도 시내에서 좀 한다고 소문난 고깃집에서 생간, 천엽과 함께 드물지 않게 서비스로 제공되던 것 이었는데 요즘은 웬만해선 보기가 힘들어졌다. 등골은 기름소금을 찍어 먹는데...고소담백한 맛 보다는 치감이 좋다. 암튼, 요즘 흔하지 않은 것이라 먹고나면 기분이 마구마구 흐믓해진다. 대구집에선 기본 서비스로 1인당 새끼 손가락 크기로 한 토막씩 준다. * Tip : 서비스 등골을 한 토막이라도 더 먹고 싶다면 쥔장 아줌마한테 부탁을 해야만 한다. 다른 이들에겐 등골을 서비스로 줄 권한이 없다. 등골과 생간을 안주삼아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있을 때 석쇠와 불판이 나왔다. 그런데 뜨아아~누가 허접한 집 아니랄까봐 허접한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으란다.(으쓰) 덕분에 쓰레기 탄내가 배인 듯한 고기를 먹어 줄 수 밖에...파찌아빠는 번개탄 직화구이가 정말 밉다. 이거 몸에도 안좋은 건데...어찌됐든 간에 일부러 마장동까지 찾아 갔으니 감수하고 먹어 줄 수 밖에... 치마살(소의 뱃살 부위)은 척 보기엔 주물럭과 비스무리한 투명한 양념에 버무려진 채로 나왔다. 석쇠에 올려 놓으니 허접한 번개탄 향을 뚫고 달짜지근 불고기스름한 냄새가 풍겨 난다. 고기의 붉은기만 없어지기를 기다려 신속한 젓가락 놀림으로 겉만 살짝 익혀진 치맛살을 입안에 넣었다. “와우!!! 달다. 달아도 너무 달다. 그리고 좀 짜네. 이렇게 양념이 진하게 배인 고기를 주면서 뭐하러 소스는 3개씩이나 주었을까?” “그러게요. 어른들이 먹기에는 달고 짠데요.” “그래도 고기 의 상태는 좋아 보이네...치감이나 육즙도 나름데로 괜찮고...시내의 허접한 고깃집보단 2배는 낫다. 가격도 착하고...” “그러게요. 다른 곳에선 이 만한 고길, 이 만한 가격에 먹기 힘들죠.ㅎㅎ” * Tip : 치마살을 주문할 땐 미리 양념을 적게 해줄것을 요구 하도록 하자. “달지 않고, 짜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아니면 아예 양념 없이 달라고 해서 소스를 찍어 먹던가... [육사시미와 등심] “이번엔 생고기(육사시미)를 먹어 보자구. 여기 1인분만 주세요.” 생고기를 주문하니 기본으로 제공되는 3종의 소스와는 별도로 전용 소스를 하나 더 가져다 주었다. 이 소스는 고추장과 참기름을 베이스로 이것 저것을 섞어 만든 맵콤, 달콤한 소스였다. 막 썰기로 썰어져 내온 생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어 보았다. “오물오물...쫄깃쫄깃...맛있다. 대구집 소스 대신 양재동에 있는‘자인뭉티기’의 뭉티기장을 찍어 먹으면 훨씬 맛있겠는걸...” “그러게요. 요거 제법인데요. 잡 맛도 전혀 못 느끼겠고...치감도 좋고...양도 꽤 되고...아주 만족스러운 걸요.”특별히 생고기(육사시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3~4인이 1인분만 시켜 나눠 먹어도 충분하지 싶다. “치마살도 그렇고 육사시미 소스도 너무 달달하니 이번엔 등심을 먹어 보자구. 여기 등심 1인분만 주세요.”두툼한 두께로 썰어 놓은 등심은 한 덩어리로 후추가루를 살짝 뿌려서 내왔다. 고기의 맛과 향을 잡아먹는 허접한 번개탄 석쇠 위에 올려 앞뒤로 한 번씩만 살짝 구워(레어) 얼른 입안에 넣어 봤다. “쫄기덩..스읍...”찰진 육질에서 배어 나오는 육즙에 파찌아빠의 입안이 행복해졌다. * TiP :등심은 반듯이 레어 또는 미디움 상태로 핏기가 살짝 보일 정도로 구워 먹도록 하자. 제발~ 너무 익히면 정말 싫어~(아까비) [든든한 마무리, 된장찌개] 등골, 생간, 천엽...치마살...육사시미...등심밖에 못 먹어 주었는데 벌써 뱃속이 든든하다. 소 한마리를 완성하자면 양깃머리와 곱창까지 마저 먹어 주어야 하는데...분하긴 하지만 이쯤에서 불판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왜냐면 대구집의 히든인 된장찌개를 먹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집 홈페이지의 씌여있는 주장에 의하면 쥔장이 1년마다 한 번씩 직접 담그는 집된장으로 끓여낸 된장찌개라고 되어 있었다. 세 남자는 된장찌개를 꼴랑 하나만 시켜 공기밥을 통째로 찌개 뚝배기에 말아놓고 안주 삼아 보글보글 끓여가며 나눠 먹었다. 대구집의 된장찌개는 일반적인 된장찌개가 아니라 어렸을 적 집에서 무진장 끓여먹던 구수한 된장시래기다. 약간 쾌쾌한 맛이 돌아 오히려 정겨웠다. =============================== ! 잠깐정보 : 마장동 ‘대구집’ 뜯어먹기 =============================== “대구집에선 어떤 고기를 가져다 씁니까?”라는 파찌아빠의 질문에 대구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가락동에서 경매를 거쳐 마장동으로 오는 건데 수입은 아니고 비육우 입니다.”라고 주장을 하였다. 肥肉牛를 사전적으로 풀이 하자면 ‘특별히 살 찌도록 기른 소’란다. 알쏭달쏭 헷갈릴 것이다. 이것을 파찌아빠스럽게 설명하면 ‘거세한 숫놈 젖소(주로 홀스타인)’가 되겠다. 젖소는 말 그대로 젖(우유)을 짜내기 위해 기르는 가축이다. 헌데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는 암놈 한테서만 젖이 나온다. 그러니 숫놈 젖소는 종우(씨앗소) 몇 마리를 제외하곤 전부 거세한 후(그래야 잘 큰다.) 비육우로 기르거나 그 밖의 용도로 사용을 할 수 밖에... 1. 가는길 : 지하철 5호선 마장역에서 내려 10분정도 걷던지 택시를 타던지 하면 된다. 어느 쪽이건 ‘마장동축산물도매시장 후문(현대아파트 옆)’을 찾아가면 된다. 시장 입구에 서서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먹자골목’간판이 보인다. 그 골목 중간에 있다. 전화번호 02-2294-6349 2. 메뉴 : 소 한마리를 고스란히 맛 볼 수 있다. 재밌는 것은 대구집에서는 고기를 줄 때 등심을 제외한 부위는 무게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접시의 크기를 기준으로 삼는다. 즉 2인용 접시, 3인용 접시를 구분하여 각각의 접시에 수북히 담아 내준다. - 1만원/1인분 : (양념)치맛살, 육회, 생고기(육사시미), 차돌백이, 곱창, 간-천엽, 등골, - 1만5천원/1인분 : 양깃머리 - 2만원/300g기준 : 등심 3. 총평 : 1인당 2~3만원이면 쇠고기를 양껏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단, 제공되는 고기는 비육우이다.(웬만한 사람은 구분도 못한다.) 쥔장 스스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양념과 소스는 단맛이 짙었다. 4. 파찌아빠 따라먹기 : (성인 3~4명 기준) - 일단, 육사시미 1인분을 시켜 서비스로 제공되는 간, 천엽, 등골과 함께 먹어준다. 소주가 술술 넘어 갈꺼다.(소주 1병) - 이단, 등심 1인분(300 g)을 겉만 살짝 익혀 말랑말랑한 머쉬멜로의 치감을 충분히 느껴본다. (소주 또 한 병) - 삼단, 양념을 약하게 한 치맛살을 특별히 부탁해서 2인분만 먹어 본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양념 치맛살은 맛이 너무 달달하고, 간이 진해 고기 맛을 음미하는데 방해가 된다.(소주 또 또 한 병) - 사단, 양깃머리 또는 곱창 1인분을 먹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소주 4병째) - 오단, 마무리로 된장찌개 뚝배기에 공기밥 하나를 넣고 비빈 후 나눠 먹는다.(입가심 소주 1병은 선택사항 임) - 육단, 택시를 타고 근처의 대중교통이 편한 곳으로 이동을 한 후 2차를 한다. 이미 포만감이 느껴지는 상태이니 맥주보단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청주를 권하고 싶다.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