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종교가 없는 설봉이나 콩이맘은 이사가는것도 내 편한날짜에 가고
하여튼 손이 있다 없다를 개의치않고 살고있습니다만
신상에 변화가 생길 즈음에는 가까운 산에 올라가서 산에다니며 시산제를 지내듯이
떡하고 과일을 놓고 가족의 안녕을 빌고 또 하는일이 잘되게 해달라고 산제를 지내기는 합니다.
치악산으로 내려왔으니 산에 올라가 고사를 지내야 하는데
차일 피일 미루다가 개업시기에 지내는것도 놓치고 새해 첫날도 놓쳤는데
콩이맘이 새벽일찍 치악산에 올라 상고대도 보고 고사도 지내고 내려오자고 합니다.
다른날보다 조금 늦게 영업을 마치고 콩이와 고기도 구워먹고 그러다가 잠자리에 든 시간이 새벽1시.
그래도 새벽4시에 일어났는데 콩이맘의 기침소리가 예사롭지 않기에 장소를 뒷동산인 매화산으로 급변경합니다.
다시 누웠다가 8시에 일어나 떡,과일,삼지구엽초주 칵테일을 챙겨서 나섭니다.
콩이맘이 직접 만드는 고사떡
지리산 사과를 올려놓으니 아주 달고 맛이 있습니다.
몸무게에 조금만 변동이 생겨도 더이상 먹기를 거부하는 콩이가 고기를 싫컷 구워먹고도 좀체 젓가락을 놓지 못하더군요.
전선이 지나가는 골짜기를 기준으로 좌측이 매화산 우측이 치악산 입니다.
매화산 가는길.
영구 자연 휴식년제라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길도 제대로 없습니다.
나무 껍질을 홀라당 벗겨내었는데 그자리에 다시 껍질이 재생되어 자라고 있더군요.
고지가 저기같은데 급 경사길을 올라도 올라도 정상은 아직 멀어보입니다.
콩이맘의 컨디션이 좋지않은지 자꾸만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걍 적당한 자리에서 고사를 지내자네요.
소나무 가지가 한쪽은 병이 들었네요.
낙엽이 쌓여 푹신푹신하니 걷기는 좋기도 하고 경사가 심해 미끄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결국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못한곳에서 콩이맘의 몸상태와 강산에 문 열 시간을 생각하여
양지바르고 멋진 소나무가 있는 장소에 제물을 펼쳐놓았습니다.
콩이맘이 만든 고사떡,영동 꽂감,지리산 사과,귤, 한치 그리고 삼지구엽초주.
간소한 제물이지만 여러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들이니 마음이 아주 풍족합니다.
명당 자리 같지요^^
콩이맘이 뒤늦게 올라와 제물을 차려놓은것을 보더니 얼굴색이 제대로 돌아오더군요.
무리하여 정상에 올라가 불편한 마음으로 제를 지낸것보다는 잘한것 같습니다.
콩이맘.
설봉.
해발 1,000고지쯤 되는데 멋진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고
주변은 온통 키를 훌쩍넘기는 진달래 군락지입니다.
내려오는길에 결국 낙엽에 미끄러지는 콩이맘.
동네가 한눈에 보이네요.
토종벌꿀통도 보이고.......
계곡물.
하산 막바지에 뒤돌아본 매화산.
하산끝.
산제를 지내며 다섯가지 소원만 얘기하자고 하였는데 그내용은
첫째 우리가족의 건강과 강산에가 별탈없이 잘 굴러가기
둘째 지은할머니와 외할머니댁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하는일 잘되게 해달래기
세째 내가 아는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올해는 하는일마다 술술 풀려가게 해달래기
네째는............콩이맘이 더 이상 욕심내면 그나마 신령님이 안들어줄지 모르니 그만하라네요.
다음이 국가고 그다음이 세계인데......그건 똑똑한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요 뭐 하하~~
제가 여러분들의 건강과 번창을 빌어드렸으니 올 한해 열심히 살자구요. 힘!!!!!!
첫댓글 매화산. 사진보니 참 푸근한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1000고지 이상이면 움찔..ㅋ
경사도가 장난아니여~~~~~
치악산줄기 정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여름에 치약산 계곡으로 휴가가야지....
오래된 게시판까지 읽어주시는 관심에 감사드려요. 지리산에 비하면 작은산이지만 치악산도 그 크기가 굉장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