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臨 임할 림
알알샅샅이/낱낱이 대하다, 임하다(다가붙다)
臨의 금문 臨의 전문
임(臨)하다 (1) 어떤 사태나 일에 직면하다.
(2) 어떤 장소에 도달하다.
(3) 어떤 장소의 가까이서 그곳을 마주 대하다.
※ 자세하게 볼 수 있을(/더 이상 틈이 없을) 정도로 다가붙다
人의 금문 人의 전문
臨의 금문 자형은 臣과 人과 세 개의 꼬리가 덧붙여진 口의 합자입니다. 세 개의 口는 전문에서는 品(물건 품)으로 변경되며, 각각 달려 있는 꼬리[획]는 그 하나하나, 즉 ‘낱낱’을 지정하여, 배달말에서의 ‘알알(/한 알 한 알)’, ‘알알샅샅이(/소소한 것이라도 빼놓지 않고 어느 구석이나 모두 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人은 從(좇을 종)의 축약으로 品으로 지정된 그 낱낱을 좇는다는 뜻이며, 臣은 ‘눈알’에서 ‘알’의 음을 보조합니다.
즉 ‘알알샅샅이 대하다’는 것에서 배달말의 ‘임하다’가 품고 있는 뜻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臨의 현대중국어 음(音)은 ‘[lín]’인데, 이 소릿값이 배달말로 유입되면서 ‘림/임’으로 변경되었다고는 볼 수 없으며, 배달말의 ‘림/임’이 중국어로 유입되면서 [린]이 된 것입니다.
枉臨(왕림 ; 남이 자기 있는 곳으로 찾아옴을 높여 이르는 말), 降臨(강림 ; 신이 하늘에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옴) 등에서 臨을 ‘내려오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내려다보다’ 등의 뜻이라고 설명하지만, 배달말의 ‘림/임’ 소릿값에 내포되어 있는 뜻으로 ‘자세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다가붙다’의 뜻입니다. 臨撫(임무), 臨事(임사), 君臨(군림) 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臨迫(임박), 臨時(임시) 등에서 臨은 ‘다가붙다[/틈이 없이 서로 가까이 붙다/여지(餘地)없다]’의 뜻이며, 이 ‘다가붙다’ 역시 ‘임하다’가 내포하고 있는 한 뜻입니다. 즉 臨迫은 ‘다가붙듯이 닥치다’의 뜻이며, 臨時는 ‘다가붙은 때’의 뜻입니다. 臨機應變(임기응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賊衆狼狽, 登山臨絶崖, 露刃垂槊如蝟毛, 官軍不得上. 『太祖實錄 總序 61』
적의 무리가 낭패하여 산에 올라 절애(絶崖)에 임하여서는 칼날을 드러내고 창을 고스도치 털처럼 드리우고 있으니, 관군(官軍)이 오를 수 없었다.
상기 태조실록(太祖實錄)에 보이는 臨은 ‘어떤 장소에 바싹 다가붙다’는 정도의 어기로 ‘임하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임하다’는 현대국어에서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어떤 경우에는 ‘상고대에 중국어의 유입이 토착화된 현상’과 같은 식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개념이며, 배달말 고유의 어감에 따른 것입니다.
監 볼 감
알알샅샅이, 낱낱이 보다, 샅샅이 보다, 살피다, 굽어보다
監의 갑골문
監의 금문 監의 전문
見의 갑골문
艮의 갑골문
監의 갑골문 자형 중 (1), (3), (4)번은 艮과 皿의 합자이며, (2)번은 見과 血[①]의 합자입니다. 또한 艮에 보이는 눈의 모양도 (1), (4)번에서는 目[②, ③]인 반면 (2), (3)번에서는 동자가 강조된 형태인 臣[④, ⑤]자입니다.
見이 人과 目의 합자로 관능(官能)으로서의 ‘시각’을 의미한다면, 艮은 臣과 㔾[절도(節度), 절조(節操)]의 합자로 ‘자위가 강조된 눈’의 뜻을 나타내어 보다 분명한 ‘관찰(觀察)’의 뜻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見과 艮은 갑골문에서 통용되었기에 구분하여 사용된 것은 아니며, 監의 근원적인 뜻이 ‘보다’라는 관능적인 기능에 있음을 나타냅니다.
監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축약된 형태의 臨과 血의 합자입니다. 臨이 ‘알알샅샅, 낱낱이’의 어감을 나타내며, 血은 皿 위에 한 점을 더한 것으로 그릇 속을 본다[시각이 위에서 아래를 향함]는 것으로 ‘굽어보다(/높은 위치에서 고개나 허리를 굽혀 아래를 내려다보다), 살피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살피다 (1) 두루두루 주의하여 자세히 보다.
(2) 형편이나 사정 따위를 자세히 알아보다.
(3) 자세히 따지거나 헤아려 보다.
監督(감독)에서 監은 단순하게 살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로서, 관리자로서 담당 분야를 ‘알알낱낱이 보다’, 즉 ‘굽어보다, 살피다, 굽어 살피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監察(감찰), 監視(감시), 監禁(감금) 등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縣監(현감), 別監(별감), 敎育監(교육감) 등에서 監은 사전적으로 ‘우두머리’의 뜻으로 새기지만, 본래는 ‘굽어 살피다’에서 그러한 지위나 직급의 의미로 비유된 것입니다. ‘살피다’의 뜻은 ‘샅샅이 보다’와 같습니다.
民具爾瞻 憂心如惔 不敢戱談 國旣卒斬 何用不監 『詩經·小雅』
백성들은 모두 너에게로 우러러보는데, 우심(憂心)은 속이 타는 듯하여 감히 실없는 말 하지 못한다. 나라가 이미 다하고 끊어졌는데, 어찌하여 굽어보지(/살피지) 않는가?
상기 監은 어떤 풀이에서는 ‘경계하다’의 뜻으로 새기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앞의 瞻(우러러볼 첨)에 대응하여 ‘굽어보다(/살피다)’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覽 볼 람
알알 샅샅이 보다, 훑어보다
覽의 전문
覽의 전문 자형은 監과 見의 합자로 ‘알알 샅샅이[監] 보다[見]’로 ‘살펴보다, 훑어보다(/한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 쭉 보다/위아래로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죽 눈여겨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觀覽(관람), 遊覽(유람), 博覽(박람) 등에서 覽이 ‘훑어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大王覽其說, 而不察其至實. 夫從人朋黨比周, 莫不以從爲可. 『戰國策』
대왕께서는 그 유세(遊說)를 훑어보면서 그 지극한 진실은 들추지 않습니다. 무릇 합종책(合從策)의 사람이 붕당(朋黨)을 이루어 나란히 둘러대면 합종책(合從策)이 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상기 문장의 覽을 기존의 풀이에서는 ‘받다, 받아들이다’로 풀이하기도 하지만, 이는 전체 문맥에 끼워 맞춘 의역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훑어보다’의 뜻입니다. 다음 구절에 나오는 察은 ‘들추다’의 뜻인데, 대왕이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서 들추어내지 못하고, ‘훑어만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目監 볼 감
부리부리
目監의 전문
目監의 전문 자형은 目과 監의 합자입니다. 覽의 見은 目과 특별한 동작의 뜻을 나타내는 儿이 덧붙여 있는 반면 目監에서는 目만 표기하고 있습니다. ‘동작/움직임 없이 가만히 샅샅이 보는 눈’에서 ‘부리부리(/눈망울이 억실억실하게 크고 열기가 있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鑑 거울 감
살펴보는 거울, 비추다, 본보기
鑑의 금문 鑑의 전문
鑑의 금문과 전문은 鏡(거울 경)의 축약인 金과, 監의 합자입니다. 監의 ‘살피다’에서 ‘살펴보는 거울’로 ‘비추다’의 뜻을 나타내며, 이 비추어본다는 것에서 ‘본보기’의 뜻도 유추됩니다.
鑑別(감별), 鑑定(감정), 鑑識(감식), 鑑査(감사) 등에서 鑑이 ‘비추다(/어떤 것과 관련하여 견주어 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龜鑑(귀감)에서 龜(거북 귀)는 ‘남겨진 기록물’을 의미하며, 鑑이 ‘비추다’로, 전고(典故)에 남겨질만한 ‘본보기’가 된다는 비유어로 쓰입니다.
인감(印鑑 ; 당사자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조용으로 미리 행정청 또는 은행, 거래처 등에 제출해 두는 도장의 인영)에서도 鑑이 ‘본보기’의 뜻입니다.
我心匪鑒 不可以茹 『詩境』
내 마음은 비춰지지 않는 것이라, 헤아릴 수가 없다네.
상기 시경(詩經)에 사용된 鑑을 일반적으로 ‘거울’로 풀이하고 있지만, 鑑이 직접 ‘거울’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비춰보다’는 의미인 것에서 ‘거울’로도 의역 풀이가 가능한 것입니다.
檻 우리 함
살펴보기 위한 구조물, 우리
檻의 전문
檻의 전문 자형은 구조물을 의미하는 木과 監의 합자이며, 監의 ‘살피다’에서 ‘살펴보기 위한 구조물’로 ‘우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檻車(함차), 檻羊(함양) 등에서 檻이 ‘우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欄檻(난함 ; 난간)에서는 檻이 ‘딕누리([옛말]난간), 누리(/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서 담 대신에 경계를 지어 막는 물건)’의 뜻을 나타내는데, 이 경우는 監이 ‘알알낱낱’의 어기로 ‘알알낱낱한 구조물’을 의미합니다.
艦(싸움배 함)은 전문 자형에는 없지만, 선박 중에서 함교(艦橋)와 같은 구조물이 설치된 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濫 넘칠 람
얄랑얄랑, 넘실대다, 넘치다
濫의 전문
濫의 전문 자형은 水와 監의 합자이며, 監의 ‘알알낱낱’에서 의태어(擬態語) ‘알랑알랑, 얄랑얄랑(/작고 긴 물건 따위가 요리조리 자꾸 흔들리는 모양)’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알랑알랑한 물, 얄랑얄랑한 물결’이라는 것에서 ‘넘실대다, 넘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람]의 소릿값은 ‘넘치다’에 따른 것입니다.
氾濫(범람), 濫發(남발), 濫用(남용) 등에서 濫이 ‘넘치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冒濫(모람 ; 버릇없이 함부로 행동함)에서는 濫이 ‘넘치다’에서 ‘어떤 기준을 벗어나 지나다’의 비유어로 쓰입니다.
䰐 머리털길 람
올이 길다. 넘실대는 머리털, 찰랑이다
䰐의 전문
䰐의 전문 자형은 髟(늘어질 표)와 監의 합자입니다. 監은 濫의 축약으로 ‘넘실대다’의 뜻을 나타내며, 넘실대는 머릿결에서 ‘찰랑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擥 가질 람
아리도록 쥐다, 감쳐지다
擥의 전문
擥의 전문 자형은 監과 手의 합자이며, 監의 ‘올올낱낱, 알알샅샅’에서 분명하고 뚜렷한 의지의 행위로서 ‘감쳐쥐다(/손아귀에 바싹 감아서 쥐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玄逸籍儒名以進 留邸數月, 超資越序 攬取美爵. 曾不一言上過失. 『숙종실록 15년 10월 13일』
이현일(李玄逸)은 유명(儒名)이 실려 있어 나와 관저(官邸)에 머문 지 수월(數月)인데, 자격과 차례를 넘어 아름다운 벼슬을 감쳐 취하고서는 일찍이 주상(主上)의 과실에 대하여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상기 문장의 ‘攬取’에서 取(취할/가질 취)는 손에 어떤 쪼각[耳]을 단순히 쥔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擥는 잡아채듯이 손에 쥔다는 의미입니다. 아리도록 꽉 쥐는 것에서 ‘감쳐쥐다’를 뜻하며, ‘攬取’는 ‘감쳐서 취하다’로 ‘이현일’이 취하고 있는 벼슬은 당연히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주제 넘겨 부여잡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藍 쪽 람
감쳐쥐는 풀, 쪽
藍의 전문
藍의 전문 자형은 초본식물을 뜻하는 艹와 監의 합자이며, 監이 擥의 축약으로 ‘감쳐 쥐다’로 ‘쪽’에서 염료를 취하는 방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藍色(남색), 靑出於藍(청출어람) 등에서 藍은 ‘쪽빛’을 의미하는데, 본래부터 색명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쪽에서 얻어진 빛깔에서 비유한 것입니다. 본래부터 색명을 나타낼 경우에는 ‘물들이다’의 뜻을 나타내는 糸가 쓰입니다.
灆 물맑을 람
쪽빛 물, 쪽물
灆의 전문
灆의 전문 자형은 물결을 의미하는 水와 藍의 합자이며, 藍의 ‘쪽빛’으로 쓰여, ‘쪽빛의 물’이라는 것에서 ‘쪽물’의 뜻을 나타냅니다.
籃 대바구니 람
살핀 바구니, 대바구니
籃의 전문
籃의 전문 자형은 竹과 監의 합자이며, 監의 ‘살피다’가 ‘짜거나 엮은 것이 거칠고 성기다’의 뜻으로 쓰여, ‘살핀 바구니’에서 밀짚이나 갈대 따위로 만든 바구니에 비하여 거칠고 성긴 ‘대바구니’의 뜻을 나타냅니다.
搖籃(요람 ; 젖먹이를 태우고 흔들어 놀게 하거나 잠재우는 물건), 籃輿(남여 ; 의자와 비슷하고 뚜껑이 없는 작은 가마), 魚籃(어람 ; 물고기를 담는 데 쓰는 바구니) 등에서 籃이 ‘대바구니’의 뜻을 나타냅니다.
襤 헌누더기 람
올이 드러난 옷, 누더기
襤의 전문
襤의 전문 자형은 衣와 監의 합자입니다. 監이 ‘알알낱낱’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것에서 헤어진 옷의 올이 낱낱이 드러난 상태로 ‘누더기’의 뜻을 나타냅니다.
襤褸(남루), 襤衣(남의) 등에서 襤이 ‘누더기’의 뜻을 나타냅니다.
巾監 단없는옷 람
살핀 천, 자루
巾監의 전문
巾監의 전문 자형은 巾과, 襤의 축약인 監의 합자이며, 監의 ‘살피다(/짜거나 엮은 것이 거칠고 성기다)’에서 누더기로 기워 만든 옷이나 자루(/속에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헝겊 따위로 길고 크게 만든 주머니)의 뜻을 나타냅니다.
㜮 그릇할 람
알알거리는 태도, 알랑알랑, 얄랑얄랑
㜮의 전문
㜮의 전문 자형은 姿(모양 자)의 축약인 女와 濫의 축약인 監의 합자이며, ‘넘치는 듯한 태도’로 ‘알랑알랑(/남의 비위를 맞추거나 환심을 사려고 다랍게 자꾸 아첨을 떠는 모양), 얄랑얄랑(/작고 긴 물건 따위가 요리조리 자꾸 흔들리는 모양)’ 등의 의태어를 나타냅니다.
酉監 막걸리 람
알알하게 익다, 쌉쌀한 술, 막걸리
酉監의 전문
酉監의 전문 자형은 酒의 축약인 酉와, 監의 합자이며, 監의 ‘알알샅샅이’에서 ‘알알하다(/맵거나 독하여 혀끝이 약간 아리고 쏘는 느낌이 있다), 쌉쌀하다(/조금 쓴 맛이 있다)’로 쓰여 ‘막걸리’의 뜻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