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암산 등산 뒤풀이에서 너무 많은 이슬을 마셔 아직도 뒷골이 어지러워 속 풀일이 없나 고민하다, 삼례가는 길 못 미쳐 '춘포'역 부근에 괜찮은 '칼국수'집이 있다는 귀동냥을 밑천으로 속풀러 갑니다. 집에서 나서는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서, 익산 공단 뒤로 돌아 삼례로 가는 국도를 타고 막 가다가 중간 쯤에 '춘포'로 우측으로 빠져 아직도 조용한 자그마한 마을에 도착, 도로가에 있는 허름해 보이는 집 옆으로 들어가 주차를 하였습니다.
오는 길에 좌 우측 논을 보니 봄냄새가 물씬 풍기는, 훈풍에 봄내음도 가슴깊이 담았습니다.
허름해 보이는 칼국수 집 정면 얼굴입니다. 칼국수라고 씌어진 문은 그냥 폼이고요 열리지도 않습니다. 혹시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의심치 마시고 우측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참고로 이 집은 마지막주 '금요일'이 정기휴일 인듯합니다.
칼국수집 이름이 '싱그랭이' 뭔가 신선한 느낌이 팍 오지 않습니까?
순 우리말 같은데 내 컴의 한글 사전의 오류로 검색을 못 했습니다.
어쨌거나 좀 이른 시간이지만 용감하게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적지 않은 신발들이 보이는...
신문벽지, 옛날 생각이 저절로 납니다. 우리 어렸을 때 신문지도 아주 고급 벽지였지요.
예전에는 지역구 국회의원 사진이 한가운데 들어간 12달이 표시된 1장짜리 달력을 벽에 붙이곤 했는데 ....
신문지 벽지도 그런대로 운치를 더해 줍니다.
이집의 중요한 점은 바로 '우리 밀'로 국수와 만두를 만든다 합니다.
메뉴표가 옆으로 누웠는데 가끔은 이렇게 누운 사진도 주의를 끕니다.메뉴와 가격은 보시는 바와 같이 .....
처음에 칼국수 주문시 나오는 모양 입니다. 칼국수가 버섯 칼국수 이기 때문에 이렇게 육수에 약간의 버섯을 샤부샤부로 먹습니다. 국물은 다소 얼큰합니다. 해서 어제의 숙취를 뚝 떼어버리기엔 적당한 메뉴로 판단 됩니다.
버섯을 건저내 찍어 먹을 소스는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옆에 준비된 '초장'을 앞 접시에 덜어 그걸 찍어서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뽀글뽀글 끓어 오르는 버섯들이 익느라 아우성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렇게 해서 버섯을 대충 건저 먹은 후, 배달 된 우리 밀 국수를 추가한 육수와 함께 냄비에 집어 넣어 펄 펄 끓입니다.
우리 밀 국수가 빛깔이 조금 어둡고 면발이 다소 거친것 같아도 씹히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어케 한젓가락 해 보실라우?????????
저는 만두 입니다. 오늘 우리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입맛을 위해 몸을 바칠 각오로 태어낳고요, 대한민국에서 자란 우리 밀로 반죽된 웃을 입고, 우리 농촌에서 쭉쭉자란 야채로 속을 탱글탱글 채웠습니다. 부디 우리의 사명에 어긋남이 없이 저희를 살포시 잡아 옆에 있는 간장으로 살며시 적셔 님의 아름다운 입으로 인도 하시어 주십시오.
우리밀 만두도 작지만, 탱탱한 만두피 그리고 담백하다고 나 할까??
우찌 되었든 맛있습니다.
칼국수 다 묵고 나면 이케 뽁음밥을 해 줍니다.
김가루 넣고 야채 좀 넣고....
뽁음밥은 냄비 바닥이 좀 눌어야 그 누릉지 긁어 먹는 맛이 짱이지요..
양이 적은신 분은 굳이 만두를 시켜 드시지 않아도 배가 많이 나오겠지요.
모든 칼국수 집이 그러하듯이 이집의 밑반찬도 '겉절이, 배추하얀김치'뿐 입니다.
우리가 식사가 끝날 때 즈음이 되니 식당이 넓은데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더 앉아 있으면 눈치 줄 것 같아, 뒷편에 있는 디저트 먹는 곳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주인장이 여기저기 다니며 모아놓은 골동품 비슷한 것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난로도 있고 한쪽에서는 고구마를 구워서 서비스를 해 주고, 보이는 의자들고 반들반들 때가 흠뻑 배었습니다.
이런 시계는 아직 촌에가면 많이 볼 수 있지요.
따뜻한 군불을 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두커피 한잔 내려 받아 손에 들고, 조금은 심술난 것 같은 분위기의 아저씨가 무뚝뚝하게 전해주는 군고구마로 입가심을 하였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개인당 1개가 정량 이랍니다.
이 후식 먹는 공간도 오래 앉아있으면 눈치를 줄 것 같아 조금 서둘러 일어 섰습니다.
메뉴에 있듯이 칼국수 5천원, 만두 4천원 인데 한번쯤 들러봄도 좋을 듯 합니다.
오늘은 춘포역 근처의 '싱그랭이' 칼국수 집을 소개 했는데, 한번쯤 시간내서 댕겨 옵서예.
우리밀 국수한번 맛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