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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발 붙이지 못하게 못을 파고… 연이 자생하며 ‘연화못’ | ||||||||||||||||||||||||
[제주어 전설]<15> 연화못의 전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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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하가리에 강 보민 널른널른고 경치 좋은 연화못이옝 는 못이 신디, 설촌광 얼거진 다음광 은 이약이 전여져마씀. 지금 하가을이 들어산 터는 엿날엔 낭덜이 울창게 우거졍 이서신디, 고려 충렬왕 때에 육지에서 홍통구옝 는 도둑놈이 들어완 그디다 집을 짓엉 살멍 못뒌 짓을 일삼앗젱 여마씀. 민가에 들어강 약탈을 는 건 보통이곡, 질 가는 사름을 심엉 훈두왁멍 물건을 빼앗아십주. 예펜이 그놈덜신디 잽혀간 할망이 뒈도록 궂인 일만 멍 살아신디, 도둑의 행패가 갈수록 심여지고 낫아질 가망이 엇어져가난 이걸 어떵코 고민을 여서마씀. 마침 조선 태종 4년(1404)에 이원황 목사가 부임연 순력을 돌게 뒈여신디, 간이 베 베꼇더레 나온 그 도둑놈덜이 감히 순력 도는 일행을 습격 계획을 세와서마씀. 이건 도저히 못 으켄 멍 뚝할망은 밤이 째기 나완 그 슝계를 관가에 알리난, 관에선 그 도둑놈덜을 토벌게 뒈여십주. 경난 도둑놈덜은 도망가고, 목산 다시 발을 붙이지 못게 그 집덜을 딱 케완 그디다 못을 파부럿뎅 여마씀. 목사가 벵사를 안 완 토벌을 때 도둑놈덜은 완강게 버티멍, 그 실을 알린 뚝할망을 아내연 단칼로 비여십주. 소탕 작전이 끗난 후제 그 오래비가 누님 뚝할망을 아봔 칼맞안 죽언 시난, 그 실을 관가에 알려서마씀. 관가예선 그 뚝할망의 충심을 우쭈완 제주향교에서 제사를 모시게 엿젱 여마씀. 체얌은 그디 른 물을 쉐만 멕여신디, 세종조에 이르런 하가을이 설촌 뒈멍 사름덜을 동원연 뚝을 쌓안 먹을 물광 쉐물 멕이는 딜 구분지와십주. 또시 17세기에 대대적으로 보수연 먹을 물광 싯는 디, 서답는 디, 쉐물 멕이는 디로 누왓고, 연(蓮)이 벌어져가멍 ‘연화못’이옝 불르게 뒈여십주. 이제 강 보민 연화못 가운디 육각정이 이신디, 그거 세울 때 터 골르단 보난 뻘 소곱의서 카당 남은 낭덜이 하영 놔왓젱 여마씀. 순조 32년(1832)에 부임 한응호 목가 이웃을 상가촌에 서학당을 개설멍 연화못을 주 댕겨가신디, 연꼿으로 술을 담앙 먹으멍 을 사름 양씨신디 연을 직도록 엿젱 여마씀. 아명여도 라 가지 연꼿이 이디다 자리를 잡은 건 그때부터가 아닌가 염십주. 그로 후제 일제강점기에 도사(島司)의 멩에 의연 연못에 송어, 초어, 자라, 미꼬라지를 질루도록 여신디, 초어(草魚)는 원래 중국에서 들어온 민물궤기로 수초나 대, 물 우틔 낭섭이나 잡초 은 걸 먹으멍 서너 자 넘게 큰뎅는 거라마씀. 근래에 들엉 1976년에 너미 얼언 연뿔리가 다 죽어부난, 두 해 지난 후제 씨로 발아뒌 종자 서너 페기가 이선 지금장 벌어졋젱 여마씀. 항간에 들어보문 연은 100년에 번썩 시집을 가는디, 2년 동안 엇어진 땐 구좌로 시집 가부러난 게 아닌가 멍 웃엄십주. 연 종잔 3000년 후제도 발아뎅 여마씀.
경디 제라 기록이 읏어부난에 도둑놈의 성이 구가(具家)옝도 고, 기가(奇家)옝도 는디, 어떤 사름은 영도 아마씀. 지금 연화못 자리옌 심이 씬 부제가 이성, 아 늬 성제광 종덜을 하영 거느려둠서 세도 부리멍 살아신디, 그 부젠 집 앞으로 넘어가는 사름덜을 막 궤롭혀서마씀. 쉐나 을 앙가는 사름, 곡석 졍 가는 사름은 물론 쉬틀리문 그냥 지나가는 사름도 건방지덴 트집 잡앙 리곡 재물을 빼앗아서마씀. 경여도 워낙 권세가 좋아 놓으난 어디강 지도 못곡 속으로 끙끙 알르멍도 몰른 척연 살아십주. 어느날 신임목사가 부임게 뒈난 기회를 봔, 동네사름덜이 디 모연 싸와보젠 신임목사신디 알리난, 관에서 벵사덜을 동원연 모둠치기 연 이겨신디, 다신 왕 살지 못게 집을 멜싼 게 케와둰 그디다 아예 못을 파부러십주. 경 후제로 그딘 큰 못이 뒈고 어느제부터산디 연이 자생멍 ‘연화못’이옝 불르게 뒈엿젱 는거라마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훈두왁다 : 야단치다. 혼내다 슝계 : 흉계 케우다 : 불에 태우다 대 : 갈대 제라다 : 품위가 있고 모든 격식이 잘 갖추어지다 쉬틀리다 : 기대하는 대로 되지 않아 어긋나다 모둠치기 :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힘을 합쳐 일을 같이 처리하는 것 멜쓰다 : 본래의 형태를 찌그려 못쓰게 하다 다 : 하나도 남김없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깨끗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