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KBS-2TV의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바 있다.
2010년에도 ‘남자, 그리고 하모니’라는 이름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바 있었었는데 2011년에 두 번째 합창단 미션을 진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미션은 1960년 이전 출생자로 한정하여 단원을 모집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까 최소 52세가 넘어야만 합창단원의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총 40명을 선발했는데, 평균 연령 62세가 말해 줄 정도로 인생의 깊은 연륜을 합창으로 다듬고 있었다. 우선 참가한 면면들의 속내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자신을 걱정하는 자식들을 위해 참가했다는 할아버지로부터 촉망받는 성악가였지만 건강 문제로 꿈을 접었던 귀농인, 호텔 CEO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토리가 감동이요,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거기에다가 지휘자인 김태원이 직접 노랫말을 쓴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곡이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 저 바람에 실려 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 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 그리움이란,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 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 또 다시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어쩌면 인생을 이렇게 아름답고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으랴! 정말 그렇다.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진다. 그것이 인생이다. 끝난 듯 보이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희망이고 그것이 살아가는 묘미 아닐까? 인생은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그 모든 순간에 다 이유가 있었고, 그 모든 시간들이 아름다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차가운 겨울 같은 세월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자리에는 코스코스가 필 수도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인생 아닌가? 실패라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아픔이란 바로 그 자리에 아름다운 꽃이 맺힐 수 있음이 바로 삶이요, 인생이리라. 그러니 인생들이여, 아파도 내일을 바라보며 견뎌내고, 그 아픔을 아름다운 코스모스로 다시 피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는 시간들, 지내 놓고 보면 다 아름다운 세월이었음을, 그렇기에 앞으로 다가오는 세월도 당연히 그러하지 않겠는가?
한 사람이 곧 수많은 역사와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기에 40여명의 합창단원들이 부르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곡은 그래서 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부분에 85세의 노강진 할머니가 나지막한 저음으로 부르는 솔로 부분,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은 인생의 황혼에서도 두려움없이 기쁨으로, 기대감으로, 설레임으로 남은 인생을 담담히 기다리는 바로 그 모습이 연상되면서 가슴 속 깊이 감동으로 다가온 것이다.
참석한 분들이 말한다. “이제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남을 위한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물론 가족을 위한 인생을 살아 온 본들도 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온 몸을 던진 분들도 계시겠지만 안타까운 것은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어쩌면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인생, 자신은 사라지고 가족들로만 점철되어 온 인생들이 넘쳐날지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을 위한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이웃을 향해 모든 것을 준다해도 아픔과 슬픔들이 인생이라는 일기장에 기록될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나의 인생이 행복해야 이웃들의 삶도 즐거워진다. 나의 인생이 없다는 것은 결국 아픔과 회한을 남기는 삶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아야 인생도 당당해진다. 그래야 황혼에 섰을 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이라고 담담하게 미소지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곡을 마스터한 청춘합창단이 이제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와 2NE1의 ‘I don′t care’ 등 아이돌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 도전과 용기가 정말 부럽다. ‘청춘합창단’ 파이팅!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동이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