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4. 22. 일본 오사카 -
“해외여행을 한 번 해본 사람은 또 나가고 싶은 병이 생긴다.” 예전에 국외연수 갔을 때 가이드가 한 말이다. 그 말이 정말인 것 같다. 해외여행을 한 번 해보니 넓은 세계에 나가서 느꼈던 감동을 잊을 수 없고 우리와 다른 문화에 한 번 더 접촉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간절하면 이루어지는 것인가 보다. 나에게 또 다시 해외여행의 기회가 왔다. 경상남도교육청 소속인 나는 2010. 3. 1.자로 한국교원대학교 정책전문대학원에 파견발령이 나서 교육정책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 교육과정 중에 몇 번의 해외연수의 기회가 부여되었다.
첫 번째 기회는 개강 후 바로 찾아 왔다. 2010년 4월 22일부터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오사카 지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그 목적은 통폐합학교 및 교과교실 운영학교를 방문하여 그 사례를 청취하고 우리와 비교하여 좋은 점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한편 지역사회의 도시재건프로젝트에 성공한 2개의 사례를 견학하는 것이다. 필수 코스도 아니고 또 자비로 가는 것이라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이 여행에 나는 기꺼이 동참하였다. (일본연수는 희망자만 하는 전액 자부담 연수임)
연수 첫날인 4월 22일 목요일 대학원 기숙사에서 새벽에 일어나 다른 일행들과 함께 학교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임원들이 준비한 간식과 김밥을 먹으며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하였다. 첫날 학교방문 일정이 있어 나는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정장을 입고 출발하였다.
드디어 약속 시간이 다되어 다시 버스를 타고 하루미소학교로 이동하였다. 대도시의 초등학교인데도 학교가 아담하고 깨끗하였다. 이 학교뿐만 아니라 이번 여행 중 우리가 본 일본은 전반적으로 질서정연하며 소박하고 깨끗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거리엔 경차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버스에서 내려 학교입구에 들어서니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거기에는 그 지역 지자체연합회 회장과 3명의 시교육위원회 위원 등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강당으로 안내한 다음 미리 준비한 브리핑 자료와 빔 프로젝트를 활용하여 학교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 주었다.
우리가 사전에 요청한 것도 아닌데 시교육위원까지 참석하여 그 지역 교육현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보니, 그리고 이후 다른 곳을 방문했을 때도 그렇고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사람들은 정말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림 9) 하루미 소학교 전경
그림 10) 하루미 소학교 관리자들과 기념 촬영
그림 11) 교장으로부터 환영 인사말을 듣는 중
그림 11-2) 현황 설명과 질의 응답을 마치고 학교시설을 둘러보는 중
그림 11-3) 하루미소학교 복도 휴게공간에서 서울시교육청 이선경 장학사와 함께
우리나라는 지금 학령 인구감소로 인해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는데 이번에 방문한 사카이시립 하루미소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소규모로 변한 2개의 초등학교를 성공적으로 통합한 15학급 규모의 학교이다.
이 학교는 오사카 부사카이시마나미구에 있는 공립초등학교로 센보쿠 뉴타운과 그 주변 지구를 교구로 한다. 현재 이 교구에는 330개 마을에 3천명이 살고 있으며, 이 학교는 지역주민, 학교, 행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무리 없이 통합을 추진한 학교이다.
이 학교는 지진이 많은 나라에 알맞게 안정성을 고려하여 2층으로 건축되었는데 공립학교에는 에어콘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난방도 정해진 온도 이하로 추워졌을 때만 가동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과 자전거의 일상화 등을 볼때, 요즘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cho-green 운동」이 이미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운영되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레탄으로 포장한 2개의 소운동장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훌륭하였으며, 수돗가의 미끄럼방지 발판,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지원하는 수업지원실, 장애인을 배려한 화장실, 한번 사용한 물을 재활용한 화장실 변기 물탱크 등 아이디어는 우리도 참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지역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은 초등학생으로 하여금 좀 더 폭 넓은 경험을 가능하게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며 어른에 대한 공경 등 자연스런 인성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우리가 본받을 만한 우수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학교방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우리는 기념품으로 에밀레종 모형을 선물하였다.
그림 12) 수업중인 모습
그림 13) 학교 도서관
그림 14) 우레탄으로 포장한 소운동장
그림 15) 미끄럼 방지 발판을 깔아놓은 수돗가
그림 16) 물 재활용 변기 물탱크
그림 17) 기념품으로 종을 선물함
그림 18) 종을 들고 감사의 인사를 하는 교장
오후 5시경 하루미소학교 방문을 마치고 우리는 1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오사카 시내로 이동하여 그곳에 있는 신사이바시(心斎橋) 상가를 둘러보았다.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과 비슷하지만 거대한 건물과 건물사이를 이어지는 아케이트 사이로 작고 세련된 상점들과 오락시설들이 많이 갖춰져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없는 특이한 물건들도 있겠지만 간판의 상호나 광고판, 포장지 등의 글자가 영어 외에 대부분 일본어로 되어있다는 것 말고는 우리와 다른 신기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더구나 일본 사람도 우리와 같은 동양인이고 서로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과 부딪혀보아도 특별한 감동이나 신비감을 느끼지 못하였다.
상가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 후 오후 7시경에 오사카을 상징하는 식도락의 거리 도톰보리(道頓堀)로 걸어가서 어느 회전초밥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오사카 관광 단골코스인지 이미 다른 한국인 관광객으로 만원이었고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빠져나오는 숫자만큼 차례로 들어가서 초밥으로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베스트웨스턴 조이텔 오사카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우리는 한방에 모여 간단한 맥주파티를 열고 하루 일과를 평가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첫째 날을 보냈다.
그림 19) 행인들로 북적거리는 신사이바시 상가
그림 20) 상가부근 개천
그림 21) 상가 인형가게
그림 22) 도톰보리 거리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