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아이의 사생활 - 평가목표와 학습목표
어떤 아이들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노력한다. 오히려 실패를 맛본 후 더 열심히 그 일에 매달리는 아이들도 있다.
포기하는 아이들과 노력하는 아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평가목표와 학습 목표라는 반대되는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목표와 학습목표는 학교와 같은 성취와 관련된 상황에서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형태의 목표이다.
평가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 얼마나 똑똑한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학습목표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고, 도전을 통해서 완전히 익히려는 것이다.
평가목표와 학습목표는 아이의 행동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
실험- 세 가지 퍼즐을 아이에게 준다
한 퍼즐은 온전한 퍼즐이고 나머지 두 퍼즐은 두 퍼즐을 섞어놓아서 애초부터 퍼즐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퍼즐이다.
한 아이는 맞추지 못한 퍼즐은 어려워서 더 이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쉽게 포기하는 것이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반면에 한 아이는 아까 맞추지 못한 퍼즐을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미처 다 맞추지 못한 퍼즐을 다시 선택한 아이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어렵긴 하지만 이미 맞춘 쉬운 것보다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들의 특징이다.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배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선택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도전적이고 어려운 문제라서 그 안에서 실수하고 실패할지라도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원리를 터득하고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을 배울 수 있는 문제를 선택한다.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실패상황에서 눈에 띄게 자신감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처음에 자신이 퍼즐을 잘한다고 말했던 아이는 두 번의 실패 후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캐롤 드왝 컬럼비아대 교수는
학습목표를 가지면 실패 상황에서도 낙관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패는 자연스러운 배움의 과정이지."
"나는 아직 배우고, 발전하는 중이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잃지 않지만, 반면,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실패는 내가 능력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지 때문에 낙관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 실패를 했을 때, 내가 원인을 어디에 돌리느냐에 따라서 그 다음 차후 행동이 완전히 달라진다. 실패했을 때 가장 큰 원인 두 가지는 내 능력이냐? 내 노력이냐?인데, 만약에 노력에 원인을 돌린다면 "다음에 더 노력을 하겠다"라고 하고, 감정적으로는 후회를 한다. "내가 왜 노력을 안 했을까" 다음엔 더 노력을 해야지."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내 능력에 돌리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나는 어차피 안돼." 라고 하고 그냥 포기해 버리고 만다.
실험-중학교 수영시간, 평소 아이의 기록보다 2초 늦춘 기록을 보여준 뒤
아이는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사한다.
그 뒤에 다시 한 번 기록을 측정한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실패를 능력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용기나 자신감을 잃게 되고, 실제 수행능력도 떨어진다. 학습 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실패는 노력부족이나 방법이 틀려서라고 생각해, 능력이 오히려 향상된다.
물론 누구나 좋은 점수를 받기를 원하고 남 앞에서 똑똑해 보이기를 원한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 평가 목표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을 항상 잘 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살면서 수없이 맞닥뜨릴 실패와 좌절의 상황에서 위기를 딪고 일어서게 만드는 힘, 그것이 학습 목표의 힘이다.
이러한 목표 설정은 스스로 하려고 하는 마음, 동기에도 영향을 미칠까?
실험- 두 개의 상자가 있다. 두 상자 안에는 똑같은 난이도의 문제가 들어있다. 자신이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똑똑한지 보여줄 수 있는 문제와 어렵기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문제이다. 평가목표의 문제를 선택한 아이와 학습목표의 문제를 고른 아이가 문제를 다 푼 뒤, 자신이 푼 문제의 절반만 맞았다고 알려준 뒤
(평가 목표를 가진 아이는 10문제 다 맞았으므로 5문제 맞았다고 알려주고,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는 7문제를 맞춰 3문제 맞았다고 알려주었다.)
다시 풀어보겠냐고 물어본다.
평가 목표를 가진 아이는 주저하긴 했지만 다시 풀어보겠다고 했고,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는 흔쾌히 다시 풀겠다고 했다.
비슷한 난이도의 문제를 주었는데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는 4문제를 풀다가 포기했다.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동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이 실패를 받아들이기 더 힘든 이유는
실패는 자기 자신과 자기의 능력에 대해 중요한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너는 능력이 없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좌절하게 된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평가목표를 더 많이 설정해주고 있었다.
석착, 남과의 비교, 경쟁을 얘기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평가 목표를 전달한다.
점수, 경쟁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평가목표 상화에서는 재미와 도전, 배움의 즐거움은 없다.
평가 목표를 조장하는 환경에서는 누구나 쉽고 안전한 길을 가려고 한다.
부모들이 평가 목표 상황을 만들수록 아이들로부터 학습의 즐거움을 빼앗고 아이 스스로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