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자비손(慈悲手)
공성의 진리를 깨치려는 원(願)과 공성을 깨치기 위해서는
방편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곧 수행입니다.
방편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결과를 이루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방편은 필요합니다.
즉 병을 고치기 위해 약(방편)을 써서 병이 나았으면
그 약을 버려야 합니다.
계속 그 약을 복용하면 도리어 병이 됩니다.
자비손 방편도 이와 같아서 쓰다듬을 대상이 사라지면
자비손이라는 방편을 버립니다.
자비수관에는 두 가지 방편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비손이며,
또 하나는 정념(正念), 즉 알아차림입니다.
알아차림에 의해 사마타와 위빠사나가 결정됩니다.
자비손의 이미지는 사마타이지만
자비손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을 ‘알아차림함’은 곧 위빠사나입니다.
1) 수행방편의 원리와 자비손의 방편을 버림
수식관·관상법·자비수관 등의 모든 수행방편은
각기 모양만 다를 뿐 원리는 같습니다.
즉 환으로써 환을 닦는 이치입니다.
『원각경』「보현보살장」에서 비유하기를
“두 나무를 서로 비벼 생긴 불이
그 불을 만들어낸 나무를 다 태워 그 나무가 재와 연기로 사라지듯,
환(幻)으로써 환을 닦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1)라고 하였습니다.
장작불을 지피던 불쏘시개가 장작이 타면서 그 스스로도 다 타버리듯이
자비손이라는 방편도 몸이라는 환이 사라지면 저절로 사라집니다.2)
환이기 때문입니다.
주객의 환이 모두 사라지면 환이 아닌 것은 곧 깨달음입니다.
환은 형상은 있으나 실체가 없어서 곧 사라지지만,
불이 허공으로 사라져도 허공의 성품은 움직이지 않듯이,3)
자비손과 몸이라는 환이 깨달음인 공으로 사라져도
깨달음의 성품은 그대로 부동(不動)입니다.4)
┨註釋┠─────────────────────────────────────────
1)
“比如鑽火 兩木相因 火出木盡 灰飛煙滅 以幻修幻 亦復如是” ☞ 본문으로...
2)
몸이 사라지면 자비손도 같이 없어지는 것은
몸이 사라짐은 곧 몸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심리들도 같이 없어짐을 뜻합니다.
이러한 심리들은 의식을 장애하는데,
마치 신하들이 왕이 하고자 하는 일에 제동을 걸면
왕이 그 일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의식도 심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심리들이 사라지면 의식은 곧 깨어나고 고요해지므로
자비손인 의식의 움직임이 고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몸이 사라지면 심리가 사라지고 심리가 고요해지므로
자비손도 필요 없게 되는 것입니다. ☞ 본문으로...
3)
『원각경(함허득통 해)』,
“幻從覺生 還從覺滅 如花從空生 還從空滅也 火從空滅 空性 依舊湛然 幻從覺滅
覺性依舊不動 所以云以幻修幻 亦復如是 諸幻雖盡 不入斷滅者也.” ☞ 본문으로...
4)
여기서 깨달음은 몸 깨침입니다.
그러나 마음 깨침도 환으로써 환을 제거하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다만 자비손이라는 방편을 버렸기 때문에 자비손은 더 이상 쓰지 않고
정념[마음]이라는 환[방편]으로 환을 제거합니다.
궁극의 마음이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경지에 이르면
이것이 한마음의 깨달음입니다.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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