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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청와대 홍보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개편 그리고 활성화 방안에 대한 TF팀을 구성하는데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참여정부 출범 이전에도 그랬지만, 청와대 홈페이지란 대통령의 동정과 주요 행사 그리고 정책들이 나열된 딱딱하고 재미없는 그런 공간의 대명사였습니다. 그 공간을 ‘활기 발랄’ 까지는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찾아내는 것이 당시 결성된 팀의 목표였던 셈인데, 이후 약 두 달여간 매주 한 번씩 정례 미팅을 통해 의견을 내고 협의하고 방안을 강구하여 실행에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발제하였던 것이 청와대 블로그를 만들자는 것과 청와대 홈피를 블로그 연동이 쉽도록 설계하는 것, 그리고 청와대 주요 참모들 스스로 홈피나 블로그에 살가운 글을 올려 네티즌들과의 접촉면을 넓히자는 것 등이었는데 그것이 뼈대의 일부가 되어 청와대 홈피 활성화에 기여하였던 것은 매우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백승권. 그는 청와대 홍보실의 행정관으로 외부 전문가들과의 미팅을 진행하는 실무적인 일을 맡았고 매우 성실하고 진지하게 일을 하던 그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던 기억입니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당연히 참여정부 홍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나왔을 그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던 차, 이쁜 동화책 한 권을 손에 쥐고 활짝 웃고 섰네요.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귀여운 딸과 유치원 선생님과의 대화입니다. 그 속엔 열심히 일했던 아빠의 모습과 아빠에 대한 그리움, 사랑 그리고 이제는 ‘방학중인’ 아빠의 모습이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푹 쉬다가 기지개를 켜고 그의 열정을 동화책에 담았습니다. 누가 참여정부 사람 아니랄까봐.. 책 표지도 노오란 색으로 단장을 했네요.^^ 참 이쁜 동화책, 이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cL) 독고탁 아빠가 다시 옛날처럼 나쁜녀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동화책소개]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 백승권 著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09-08-04)
놀아주지 않는 아빠에 대한 딸의 불만이 전편에 흐른다.
실직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아빠의 변한 모습이
딸에게는 오히려 나빴던 아빠의 모습을 찾게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와 딸의 화해에 관한 책.
교보문고 추천도서
글쓴이 : 백승권 / 그린이 : 박재현 / 펴낸곳 : 맹&앵 / 책임편집 : 정맹섭
1판 1쇄 발행 : 2009년 8월 10일
동화책 구입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도서 / 알라딘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뭐가 아이에게 이런 미운 말을 내뱉게 했을까? 대충 짐작이 간다. 아이가 일어나기도 전에 회사 간다고 나간 뒤론 아이가 잠들 때까지 들어올 생각도 않고, 기껏 회사 안 나가는 주말엔 잠 잔다고 놀아줄 생각도 않고. 술이며 담배며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아빠가 아이에게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면 아빠는 빵점이다. 그림책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백승권 글/박재현 그림/맹&앵/9천500원)는 아빠에게 단단히 심통이 난 다래가 들려준 이야기다. 실직으로 어깨 축 쳐진 아빠 '위로' 미루나무 유치원 초록반에서 아빠 얼굴 그리기를 했단다. 자기만 쏙 빼놓고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간 엄마 아빠 때문에 토라진 성연이-근데 그게 성연이가 태어나기 전이란 게 어른들의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지만-와 한쪽 구석에 너무 작게 아빠 얼굴을 그린 다래처럼 아이들에게 비친 아빠의 모습은 기대 이하다. 다래는 풀꽃 시계도 만들고 깨끔발 뛰기 장난도 치면서 아빠와 함께 유치원에 오고 싶지만, 언감생심이다. 재롱잔치 때도 쏙 빠진 아빠가 너무 밉다. 허구한 날 술 마시고 한밤중에 들어와서는 까칠한 턱수염으로 뺨에 마구 비벼대는 아빠가 밉다. 그래서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란 미운 말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와 버렸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심심하다. 무심코 다래가 선생님에게 물어본다. "선생님, 아빠도 방학이 있나요?" 며칠 전부터 밖에도 안 나가고,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인터넷만 하는 아빠. 다래가 잘못해도 야단도 치지 않고, 괜히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면서 한숨만 내쉰다.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짐작하겠지만, 가정을 내팽개치고 야근이다 뭐다 하면서 회사일에 매달렸던 아빠가 더 이상 출근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게다. 맨날 맨날 아빠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을 법도 하지만, 유난히 어깨가 축 쳐진 아빠의 모습이 아이의 눈에도 안쓰럽게 보였던 모양이다. 아빠의 실직이 가져다준 위기상황을 어렴풋하게나마 눈치챈 거다. 다래가 선생님에게 하는 말이 참 짠하다. "근데요 선생님, 제 맘이 이상해요. 저랑 못 놀아줘도 좋으니까, 아빠가 옛날처럼 나쁜 녀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해야 다시 나쁜 녀석이 될 수 있는 거죠?" 나쁜 자식이라며 철없는 말을 내뱉지만 그토록 원하던 아빠와의 시간을 포기하고서라도 이전의 아빠로 돌아갔으면 하는 거다. 철부지지만 속 깊은 다래를 꼭 껴안아 주고 싶다. 유아~초등저학년용. (부산일보) 이상헌 기자 ttong@busan.com" target=_blank>ttong@busan.com |
▶ 아빠의 얼굴이 사라지고 있다 <맹&앵>의 첫 그림책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는 가정과 회사에 소외된 아빠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아이들의 시선에서 소외되고, 실직마저 겪게 되는 우리 사회의 아빠는 너무나 주눅 든 존재입니다.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는 주눅 든 아빠와 철없어 보이지만 어느새 속 깊은 생각도 할 줄 아는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가족 그림책입니다. 얼마 전 삼성생명이 개최한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하루>라는 주제로 진행된 <청소년 미술 작품 공모전>에서 초등생 작품 중에 아빠가 등장한 그림은 10%도 되지 않았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아빠가 등장해도 엄마보다 작게 그려졌다고 합니다. 장사가 안 돼 밤늦게까지 가게를 지키는 아빠, 언제 회사에서 잘릴지 몰라 눈치를 보느라 늦은 밤이 되어서야 퇴근하는 아빠, 일 때문에 마신 술 한 잔 때문에 새벽에서야 집에 들어오는 아빠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점점 멀어지고 어느 새 그림 속에서도 사라진 것입니다. 아빠가 등장한 그림에도 아빠의 모습은 담배를 피우거나 TV를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니, 그동안 도대체 아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진 것일까요?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는 아이들의 눈에 비친 아빠의 얼굴을 꾸밈없이 전달하면서 아이들이 결국 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아빠가 직접 아이들에게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를 읽어 주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아빠와 아이들 사이의 깊은 사랑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휴가 동안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의 맑은 눈에 새로운 아빠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동화를?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는 실제 딸이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은 작가 백승권 님의 글에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와 같은 좋은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의 정신을 맑게 해주는 박재현 화가께서 그림을 그려 주셨습니다. 백승권 님은 지난해 초까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하기도 한, 동화작가로선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청와대 퇴직 이후의 경험이 이번 작품을 쓰는데 주요한 밑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 다래는 왜 아빠를 나쁜 녀석이라고 불렀을까요? <미루나무 유치원> 초록 반에서 아빠 얼굴 그리기를 했어요. 그림 발표 시간에 성연이는 엄마, 아빠만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고 토라지고 은지는 아빠가 방귀 대장이라고 일렀어요. 그런데 다래는 아빠 얼굴을 너무 작게 그렸어요. 그리고 "아빠는 나쁜 녀석이에요."라고 소리쳐요.
다래는 유치원에도 오지 않고, 잘 놀아 주지도 않고, 항상 늦게 늦게 집에 들어오는 아빠에게 화가 났어요. 어떻게 하면 다래 아빠는 '나쁜 녀석'에서 '좋은 아빠'로 변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아빠도 방학이 있나요?" 그런데 다래의 얼굴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져요. 그리곤 선생님께 묻습니다. 선생님, 아빠도 방학이 있나요?다래의 아빠는 며칠 전부터 회사에도 안 나가고, 밖에도 안 나가요.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인터넷만 해요. 다래가 잘못을 해도 야단도 치지 않고, 다래만 보면 괜히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면서 한숨만 쉬는 아빠.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저랑 못 놀아줘도 좋으니까, 글쓴이 백승권 그린이 박재현 |
첫댓글 언뜻 볼때에 가슴부터 아파오니 읽지말까요...? 그래도 읽어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