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道洞)*의 바닷가 적벽
만월은 떠 창해에 찍히고
굴껍데기에 술을 퍼
밤새워 파도를 마신다
* 도동은 울릉도에 있는 한 포구의 이름이다.

길상사 느티나무의 말 / 임보
어제는
거문고 가락이더니
오늘은
웬 목탁 소리인고?
* 성북동 골짝에 <길상사(吉祥寺)>라는 절이 새로 세워졌다.
유명한 요정 <대원각(大元閣)>이 있던 자리다.
그 집의 여주인이 어느 스님에게 바친 것을 절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경내에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즐비히 서 있는데 그들의 몸통엔 몇 십 년 들어온 거문고
가락이 스며 있을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