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에 올 1월에 태어난 숫돼지 한마리를 잡아보았습니다.
일단 무엇보다 사료자급을 통한 흑돼지사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육질에 있어서 공장형축산과의 근본적 질적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서 입니다.
솔직히 우려도 많이 되었습니다.
농가에서 보통 쌀겨만을 급여하여 키운 돼지고지의 맛에 대한 평가는 솔직히 좋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너무 질기다고 그러시더군요.
아마도 쌀겨의 특성상 영양학적으로 아무리 우수하다 하여도 실제적으로 탄수화물량이 너무 적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여기에다 대부분의 농가들이 쌀겨를 발효시켜 급여하지 않기에 소화섭취가 잘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런 우려와 나름의 기대속에 아직은 70kg대의 덜성장한 저희 흑돼지를 도축하여 보았습니다.
일단 내장의 경우 우리 조상님들이 왜 내장탕을 즐겨 드셨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공장형 축산에서 키운 돼지의 경우 내장에서 똥냄새가 아주 극심하게 납니다.
텔레비젼에서 여러차레 나왔듯이 보통 내장을 세척할때 일명 하이타이라는 세제로 세척합니다.
바로 극심한 똥냄새를 지우기 위해서 이지요.
가정집에서나 양심적인 식당에서는 밀가루로 세척합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똥냄새가 상당히 심하게 남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이렇게 위안해 왔습니다. '원래 내장은 똥맛으로 먹는다고? '말입니다.
저는 이번에 이것이 아주 잘못된 착각이며 잘못된 위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큰형님이 돼지고기 관련한 일을 20년동안 해오셨는데 저희 돼지의 소창이 매우 길며 두껍다고 그러시더군요.
공장형돼지의 소창 두께의 세배정도 되며 길이가 매우 길었습니다.
이는 사람의 경우 채식을 주로한 한국인의 내장이 길다는 점과 유사하다 봅니다.
채식으로 성장한 돼지의 내장은 길게 되었으며 거친먹이를 먹고자라는 과정에서 장이 아주 튼튼하고 길게 발달한 것입니다.
소창의 다른 특징은 물로만 세척해도 극심한 똥냄새가 안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형님도 밀가루로 씻어야 하지 않는가? 하셨는데 물로만 세척하고 난후 냄새를 맡아 보시더니 아예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그러시더군요.
형님도 20년동안 이런 특이한? 돼지는 처음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그옛날부터 냄새가 나지 않는 내장탕을 즐겨 드셨으며 이것이 고유한 한국의 식문화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내장 장기들도 매우 깨긋한것이 특징이며 똥냄새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고기의 경우 일단 생고기 맛을 평하자면 목살의 경우 비계가 아주 고소하고 특유의 풍미가 난다는 것입니다.
뒷다리살의 경우는 매우 부드럽고 맛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흔히 공장형돼지고기 특유의 약간의 비릿한 잡내가 없었습니다.
고기를 숯불에 구웠을때 장점이 분명히 나타났습니다.
일단 껍질과 비계가 아주 단백하고 고소합니다. 공장형돼지의 삼겹살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자연축산물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자연의 이치에 역행하지 않는 좋은 먹이를 먹고 자라면 껍질에서 근본적 차이를 보이는것 같습니다.
영양학적으로 껍질에 영양이 집중되고 맛 또한 일품입니다. 마치도 방사한 토종닭의 껍질이 비리지 않는것과 같은 이치라 여겨깁니다.
잡냄새가 전혀 없으며 뒷다리살을 구워도 맛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굳이 삼겹살만을 구이용으로 고집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또한 제육복음의 경우 살고기가 부드럽고 맛이 매우 좋았습니다. 예전에 우리 조상님들이 크게 부위에 상관없이 돼지고기를 드셨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어라 말로 다 표현하기는 어려운것 같습니다.
헌데 또 중요한 것은 이돼지가 암돼지가 아닌 숫돼지 였다는 점입니다.
일명 거세를 해야만 웅취가 없다고 인식이 되어있는데 이돼지는 거세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잡냄새가 없고 오히려 특유의 풍미가 났으며 고기가 전혀 질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돼지는 생후 7개월령으로 오히려 공장형 돼지보다 나이가 많아 원래 고기가 질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모든것이 우리가 미국놈들에 의해 강제로 주입된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들이었습니다.
돼지는 좁은 공간에 갇두어 키워야 빨리크며 운동량이 작아 질기지 않고 거세를 하지 않으면 웅취가 심각하며 또한 견치를 제거해 거친먹이를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일명 현대축산인 공장형축산에서 말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저희 흑돼지들은 견치를 제거하거나 꼬리를 자르지도 않았으며 더욱이 거세를 하지도 않았고 넓은 공간에서 풀이나 볏짚등의 거친 먹이를 먹고 자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미국놈들에게 어떤 문화를 약탈당했는지? 알수 있었습니다.
2년동안의 사료자급을 통한 흑돼지 사육 실험의 성공이 눈앞에 왔습니다.
머지않아 저의 소중한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미국의 공장형 축산에 맞서는 한국적 사료자급축산의 전망을 제시해 보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적동님~
드디어 해내셨군요.
강원도 평창에서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홧띵 !!
감사합니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