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계륵(鷄肋)’의 유래
먹자니 먹을 것이 별로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닭갈비란 뜻으로, 곧 쓸모는 별로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사물의 비유하거나, 닭갈비처럼 몸이 몹시 허약함의 비유합니다.
중국이 삼국 시대로 접어들기 1년 전(219)인 후한(後漢) 말의 일입니다. 위왕(魏王) 조조(曹操)는 대군을 이끌고 한중(漢中)으로 원정을 떠났습니다. 익주[益州 : 사천성(四川省)]을 차지하고 한중으로 진출하여 한중왕을 일컫는 유비(劉備)를 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비의 군사는 제갈량(諸葛亮)의 계책에 따라 정면 대결을 피한 채 시종 보급로 차단에만 주력했으며, 이에 조조의 진영에서는 배가 고파 도망치는 군사가 속출하자 조조는 어느 날, 전군(全軍)에 이런 명령을 내렸습니다.
“계륵(鷄肋)!”
‘계륵?’ 모두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주부(主簿) 벼슬에 있는 양수(楊修)만은 서둘러짐을 꾸리기 시작하기에, 한 장수가 그 이유를 묻자 양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닭갈비는 먹자니 먹을 게 별로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전하께서는 한중 역시 그런 닭갈비 같은 땅으로 생각하고 철군(撤軍)을 결심하신 것이라오.”
과연 조조는 며칠 후 한중으로부터 전군을 철수시키고 말았습니다.
또, 진[晉 : 西晉, 265∼316]나라 초기에 죽림칠현 가운데 유령(劉伶)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유령이 술에 취하여 행인과 말다툼을 벌이게 되었을 때, 상대가 주먹을 치켜들고 달려들자 유령은 점잖게 말했습니다.
“보다시피 ‘닭갈비[鷄肋]’처럼 빈약한 몸이라서 그대의 주먹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소.”
그러자 상대는 엉겁결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우리 속담에도
“쉰 밥 고양이 주기 아깝다.”나
“내가 먹자니 배부르고 남 주자니 아깝다.”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계륵과 통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