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남편의 민방위 훈련소식입니다.
마을 회관에 다들 모였다고......
남편은 깜박 잊었다며 서둘러 나가고
전 못다 잔 잠에 취해 또 잠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다녀와 컴퓨터 앞에 앉는 남편의 인기척에
다시 잠이 깰 때까지 아주 단 잠을 잤습니다.
비가 내리더군요
창 밖에서 이불속으로 들려오는 빗소리......
참 오랜만입니다.
한참 그대로 이불속에서 듣고 있었습니다.
가만히.....조용히......
어느새 정민이, 정현이가 부스럭거리며 눈을 뜹니다.
아이들 아침에 일어나 배시시 웃으며 기지개 켜는 모습.
정말 예쁘죠?
문득 학교에 가야하는 정민이를 생각하니
제가 학창시절에,
비오는 날,
아침에 학교에 가는 일이 얼마나 심난했었는지 떠올려봅니다.
그런날은 따뜻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엎드린 채
만화책을 수북히 쌓아놓고 있으면
밥 안먹어도 배가 부르고 마냥 즐거웠습니다.
방문을 열어놓은 채 마당이 훤히 보이는 자리에서 책을 보다 잠이 들면
어느새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고
하루종일 내리던 비도 그치고......
잠에서 깬 저는 갑자기 모든게 낯설어지고
오늘인지 아님 다음날 아침인지 분간을 못하고 엄마를 부르던 기억들......
이런저런 생각에
벌써 정민인 세수하고 옷 입고 학교갈 준비를 다 했는데
저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있었습니다.
우리 정민이 정말 씩씩하게 집을 나섭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비오는 날 나는 어수선한 꿈을 꾸며 낮잠을 잤어요. 버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데 친구가 전화하는 바람에 깸....이거 개꿈인가?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글을 많이 쓰네요
아름다운 수채화를 본 듯.... 따뜻한 글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