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어린 꼬마 시절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무려 12년간 전국의 하천을 돌며 민물고기를 채집, 정리한 ‘물고기 열하일기’라는 이 책은 어린 학생이 썼다는 사실 앞에 우선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단순한 기행이 아니라 하천마다 서식하는 각종 민물고기를 아주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기록한 것은 물론, 주기별(1-2년 사이)로 비교, 분석한 것은 학술서 이상의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수도권편/충청도편/전라도편/제주도편/강원도편/경상도편/해외편 등 전국의 하천을 돈 것은 물론, 러시아 몽골 등 해외까지 찾아가 우리의 하천에 서식하는 민물고기와 다른 나라의 민물고기를 비교한 것은 실로 ‘다리품을 팔아 기록한 민물고기 생태기행’이라 할 만하다.
‘열하일기’라고 제목을 단 것도 그 옛날 박지원이 중국의 ‘열하’까지 찾아가 기록한 기행문 형식과 이 책이 닮은꼴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로 이 책은 저자 김대민 군(수지고등학교 3학년 재학)과 그 가족이 12년간 계절을 가리지 않고 들로 산으로 떠나 민물고기의 생태와 하천 주변의 자연생태계를 면밀히 관찰한 결과물이다. 12년 간 무려 30만km를 다녔다고 하니, 지구를 여섯 바퀴를 돈 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민물고기 생태기행을 넘어 한 가족의 역사가 숨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그 따뜻한 가족애는 독자들의 가슴을 적시고도 남는다.
⊙또한 이 책은 우리의 하천을 비롯한 자연생태계가 현재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현장에서 고발하고 있다. 다섯 살 때 가족과 같이 수원의 서호를 찾았다가 물고기의 떼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뒤 환경과 생태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현장고발’은 저명한 이론가나 연구자가 하는 것과는 달리, 어린아이의 눈으로,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 현장감을 그 나이에 맞는 시선으로 적고 있어 기성세대들에게 커다란 반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책 곳곳에는 우리의 자연이 파괴되고 있고, 그래서는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배어있다.
⊙어린 학생이 민물고기를 채집, 연구했다는 점에서 전문적 식견이 부족하거나 단순한 관찰일지에 머물 수 있다는 선입감을 이 책은 여지없이 배반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조직적인 관찰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조사한 곳마다 지도를 그리고 채집목록을 상세히 기록한 것은 물론, 다른 전문서에 나와 있는 채집목록의 일부 문제점까지 지적하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저자가 어린시절부터 민물고기에 대한 책을 접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고 공부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저자가 다섯 살 때부터 현재까지 12년간 하천을 돌며 써온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란 점에서 당시의 생생한 현장감과 그때 나이에 어울리는 정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26일(토) 프레스센타 20층 프레스홀에서 가진 출판기념회에는 이를 반영하듯 저명한 생태환경 학자와 관련 운동단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 ‘미래 생태학자’ 김대민 군의 책 출간을 축하해 주었다. 특히 책을 보고 경기도 하천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직접 참석, 조선시대 실학서와 비교하면서 이 책을 현대판 정약전의 ‘자산어보’라 평가했다.
다인아트 (032)431-0268
첫댓글 위 사진 보니깐 지난 겨울 어름 깨고 고기 잡던 일이 생각나네///
회장님 올겨울에 우리도 가야져..텐트 치는 것도 배웠구요..열심히 하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