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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회장님의 종 입니다 딸랑딸랑 (비굴하게 개그맨 김학래버젼) 저는 시민들의 발입니다요 흐뭇-_- (의젖하게 버스기사 김헌중버젼)
'캐미날~ 감니꺼~어' '어디요' '캐미날이요' '네~에!' '캐미널!' '아~아 터미널,네 갑니다' 죽는다고 웃었습니다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웃기게 합니다 남동공단에서 일하시는 아줌마 여닐곱여덟명이 타고계셨는데 난리가 났습니다 - 요절복통 낮선 이방인이 버스의 경유지를 물은 것입니다 아마,인도네시아 분인 거 같았습니다 인도인이 가장 폼이 납니다 - 남동공단에서 일하시는 외국인 중에서 인도는 그래도 부자 나라입니다 과학적으로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나라 그 다음으로 비율빈,필리핀 사람들입니다 태국인,인도네시아인,러시아인,네팔아줌마,조선족, 네팔 아줌마는 남편이 농사를 하는데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고 자신은 한국에 나와서 일을 한답니다 모계사회는 아니지만,네팔은 일할 공장이 많지 않답니다 전에는 잔업도 많고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일이 없어 놀 때가 많답니다 네팔하면 옛날 우리나라 천수답처럼 계단식논이 연상되는 나라입니다 이곳에 집이 있으면 저곳 논까지 일하러 골짜기를 내리락오르락 그곳에서 남편은 농사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자신은 이국땅에 와서 일을 한답니다 제가 이 노선에서 일을 할 때는 마치 세계는 하나라는 착각을 할만큼 외국인들이 많이 탓습니다 까만 밤에 피부가 까만 사람들이 남동공단 큰길에서 버스가 고속으로 달리는데 손을 들면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흰옷을 입었으면 잘 보일텐데 그 사람들 야근을 하기 위해 출근하면서 차를 놓치기 일쑤입니다 기사의 눈은 솔개 독수리처럼 되어야 합니다 왜,이사람들 추운 겨울에 바람이 쌩쌩 부는 벌판에서 벌벌 떨고 있는데 놓치지 말고 모시고 가야지요 대부분 더운 나라에서 오신 분들인데 한국의 겨울이 얼마나 추울까 그래도 그 사람들은 아~아,추워 하지 않습니다 아까 캐미날 했던 사람처럼 한국땅에서 이방인입니다 한국인들이 그렇게 깔깔 웃어도 멋적은 미소 하나 띄지 않고 묵묵부답 일단은 내가 가고자 하는 행선지에 버스가 가니까 그만입니다 추운 겨울에 차도에까지 뛰쳐나와 까만 손을 내저은 이사람, 버스에 올라탔으니 그만입니다 특히 어린 아가씨들이 그래요 겨울에 멋내다 얼어 죽을려고 짦은 치마 입고 얇은 옷 입고 다니면서 버스에 올라오면서는 이제는 안도의 숨을 쉬는 것인지 아이 추워 합니다 속으로 아가씨 나는 하나도 안 추운데 추워 '아가씨 추워요' '네' 맨날 히터 에어컨 바람 속에서 사니까 추운지 더운지를 모릅니다 겨울 복장이나 여름 복장이 같습니다 - 버스기사인 저의 복장 요즘은 새벽에 출근할 때 잠바만 걸치면 됩니다 아,기억나는 분, 케냐에서 오신 흑인 아기씨 수녀님입니다 가끔씩 자주 어디를 다니는데 서울 서강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수녀님,오늘은 어데~ 가세요' '네,서울,서강대요' 이름도 물었었는데 처음부터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시민들의 발노릇을 하면서 쁘뜻하고 보람을 느낄 때는 승객으로부터 뭘 얻어먹었을 때입니다 물론 가시고자 하는 행선지에 안전하게 모셔드리는 건 기본이고요 동작이 느린 통통한 할머니들 오르내리는 거 묵묵히 바라보는 것도 일품입니다 어떤 할머니가 오전 시간이었는데 주안에서 연수구 옥련동 쪽으로 가시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버스기사를 시작했을 무렵입니다 스치로플에 포장된 돼지족발을 주십니다 아직 출출할 시간도 아닌데 기사양반 먹으라고 자식 같아서 먹을 시간이 없었고 간단하게 먹을 수 없는 것이어서 배차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그래도 여유 있는 선배기사들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어린 남학생이 '아저씨 이거 제가 아침에 먹을려고 샀는데 드세요' 파리바게트빵 같은데 코코아빛이 나는,벌써 딱딱해져 있습니다 원래 딱딱한 것인지 오후에 받았거든요 먹지 않고 차에 가지고 다니다 며칠이 지나서 버렸습니다 처음엔 그랬지요 '그래 고맙다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먹을께' 어떤 아저씨는 퇴근하시면서 그 뭐야 땅콩 모양을 한 호도과자 같은 거 출출하니까 사 드시나 봐요 버스 기다리면서 드시다가 버스에 올라오면 기사를 줍니다 두번 받아 먹었습니다 배가 고프니까,원래 그게 또 맛있어요 손자들 데리고 다니면서 손자들 먹는 밀감 과자 주시는 분, 시장에서 뭘 사가다가 밀감 꺼내주시는 분, 사탕 가지고 다니시는 분들 사탕, 사탕은 숱하게 받아 먹었습니다 그래도 기억이 남는 건 연안부두 어시장 부근에서 차 배달하시는 아줌마 사탕, 사탕은 주로 아줌마 아저씨들이 주십니다
왠,버스기사가 먹거리 타령이냐고요 우리 사람에게 먹거리처럼 중요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은 여자들이 경제력을 가지니까 남자들을 거느리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여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남자와 결혼도 하지 않았습니까 무슨 케케묵은 옛날 얘기 하느냐고요 그게 아니고요 저는 지금 창조질서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담의 이마에 땀이 흘려야 먹고 살리라고 창조주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남자만 일하느냐고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고요 남자가 바지 걷어붙이고 논물에 발 담그고 일하면 여자는 호미 들고 밭 맵니다 같이 합니다 그렇지만 아담의 이마에 땀이 흘려야,뼈빠지게 일해야 먹는다고 써 있습니다 여자에게 주어진 선물은 아이 낳은 산고입니다 - 이 정도면 됐지요 그만큼 먹거리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먹어야 사는 그런 존재입니다 영과 육,육은 식물,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이제 진짜 먹거리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지껄이는 이야기들이 말하자면 지금 현장에서 쓰는 회고록입니다 나중에 쓰면 김이 빠집니다 여유롭게 쓰는 회고록은 현장감이 없습니다 원래 대통령들의 회고록에는 그 당시에 국가 기밀도 포함이 됩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다음에는 그 당시의 기밀도 더 이상은 기밀이 아니어서 공개하고 그러지 않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통치자들의 회고록이 나중에 쓰여지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그러나 국민들이 그토록 간절히 진실을 밝여주기를 갈망하는데 그 진실이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아 다니고 있는데 속시원하게 이건 이렇고 그건 그랬다고 밝혀주면 좋을 텐데 무슨 꿍꿍이 속이 있는지 끙끙 앓고만 있습니다 최근에 저 세상으로 가신 최규하전대통령,우리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그분을 하사관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사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비아냥으로) 전두환전대통령께서 그분이 대통령인데 그분에게 '최상사!' 이렇게 불렀다고 현역시절에 조롱하고 그랬습니다 그분 생전에 그 진실을 밝히지 않았고,뭐가 두려워서,무슨 미련이 남아서, 그분 뒤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그 메모 쪽지들을 공개하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지금,그 메모 쪽지들이 그분 생전의 서제에 있을 거라는 말만 매스컴에다가 흘릴 뿐 김영삼전대통령 청문회에서 난리 치고 그랬는데 역사에 맡기자고 했습니다 김대중직전대통령,자신의 과오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때,털어놓으실런지 밀실에서 우물쭈물하는 부끄럽고 치졸한 통치자들
노무현대통령,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했습니다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는 최초의 통치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시셋말로 쪽팔리는 말씀까지 해가면서 고군군투하고 있습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그 신념 하나로 예의바르고 박력있는 경상도 사나이입니다 '여러분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도와주어야 합니다 적어도 진실하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저에게 지금 진실은 현실입니다 지금 제가 근무하는 노선은 아까 캐미날 물었던 사람,그때 다녔던 길목이 아닙니다 회사도 다른 회사입니다 그래도 부평역은 지나갑니다 인천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입니다 그리고 부평역 앞쪽,인천에서 가장 무질서한 곳,진선미예식장 길목을 삼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 입사할 때 상무님께서 신입사원 면담하실 때 그럽니다 인간의 기본권이 의식주 그리고 또 하나 교통이랍니다 이동의 자유 권리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답니다 짜증이 날 때는 짜증도 내지만 상무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며 버스를 운행합니다 대중교통,그야말로 대중교통입니다 대중교통에 대한 저의 지론은 생략하겠습니다
어제는 그랬습니다 택시,같은 대중교통이지만,어렵습니다 전에 있던 노선은 출퇴근시간에는 정신이 없습니다 항상 시간에 쫏깁니다 그러다 보니 무정차통과를 고의로 할 때가 있었습니다 눈으로 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을 확인하지 못해서 실수도 하지만 고의로 할 때가 불가피하게 있습니다 이게 습관처럼 되다 보니 아까 말한 남동공단 벌판에서 야간에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버스를 놓치기 일쑤입니다 그 사람들은 민원을 넣을 줄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사람들을 더 챙겨주었습니다 지금은 느림보 통통한 할머니들 사랑의 눈으로 그저 바라만 봅니다
애기엄마들은 압니다 버스기사들이 자기들을 얼마나 배려해 주는지 애기엄마들은 애기만 붙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되는 줄 알아요 아이 하나 업고 아이 하나 손잡고 걸리고 낑낑거리고 탑니다 올라오면서 알고 내리면서 압니다 내리면서 기사님 고맙습니다 하고 내립니다 쁘뜻-_-
근데 그 바쁜 노선에 있으면서는 고의로 무정차통과를 했습니다 시청 구청에 민원 들어가면 과태료 물어야 합니다 지금도 어제 과오가 없었는지 회사에서 출두하라는 전화가 없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고 있습니다 어제는 아니지만,제가 알고 있는 과오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전화 오지 않았어요 휴~,잘 넘어갔구나 회사에서 알면서도 그냥 넘어갔겠지요 그래도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할 만큼 일한 성실한 사람인데 잘 하겠지 불려가서 시말서 쓴 적도 있거든요 무단결근,정규노선을 정해진 시간에 운행하는 사람이 무단결근하면 어쩌라는 겁니까 그래도 고의로 무정차통과 했습니다 간도 크지만,무디어져서 무감각 대도시 중 인천이 아직 시내버스 공영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은데 공영제 실시하는 지역에서는 이런 일 없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이유인 즉,불쌍한 택시를 배려해 준다고 무정차통과 말입니다 알지요 기다리는 사람들 아가씨들입니다 늦게 놀다가 다니는 아가씨들 돈도 있지요 아가씨들 학생들보다는 민원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야,택시 너 손님 없는데 이 사람들 태우고 가라 그 늦은 시간에 막차 놓치면 어떡합니까 택시 타야죠 저는 장난처럼 했지만, 제가 생각해도 악랄합니다 지금 있는 노선에서는 그런 일 없습니다 손님을 팽개치고 고개를 살짝 돌려버리고 시선 마주치지 않고 무정차통과 감행하지 않을 만큼 한가합니다 회사한테는 미안하지만,슬렁슬렁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이제는 12월 1일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전쟁입니다 어제의 친구 동료가 경쟁노선이 됐습니다 그래도 손님들한테는 친절하고 성실할 겁니다 그래야 살아 남고요
어제는 그 양심의 가책때문인지,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에 대한 배려인지 계양구청이 지나가는 종점인데,거기에서 저의 운행이 종료됩니다 그러니까 막차가 밤 11시 5분에 이미 떠버린 후입니다 그것도 한참이 지난 시간에,그분이 타신 시간이 나중에 카드체크기에서 확인하니 11시 23분입니다 제가 계양구청에서 운행을 종료하는 두번째 차입니다 저는 그냥 지나가면 될걸, 손님이 다 내리고 텅빈 버스 문을 앞뒤로 활짝 열었습니다 그래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분들에게 알려는 주어야죠 이제 운행 끝이다 불끄고 튀자 근데 웬걸 여자분이 버스에 다가옵니다 예상했던 일이지요 운행을 종료했는데도 버스 탈려고 하는 사람들 가끔 있어요 그 사람들 심정 알지요 그래도 그냥 갑니다 규정이 그러니까요 어디까지 가시냐고 물으니까 산곡동 삼보아파트까지 간답니다 가좌동이라면 쉽게 태워 줄 수도 있는데 꼭은 아니지만 규정에는 태우지 못합니다 여름날 비오는 날 운행종료 후에 딸 같아서 삼보아파트까지 태워준 여학생 생각이 났습니다 '타세요'
처음에는 애기엄마인줄 알았어요 처다볼수록 아가씨 같기도 하고 제가 원래 말을 잘 하지만,말을 아꼈습니다 늦은 시간에 여자분이 부담을 가지실까봐,괜히 생색 내는 거 같아서 그래도 말씀을 잘 하시데요 그 여자분 자리에 앉자마자 버스가 채 계양경찰서 앞을 지나 좌회전 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앞쪽으로 나옵니다 아,이 여자 기사님 적적할까봐 말동무 해줄려고 그러나 했는데 우린 손님이 앞쪽으로 나오면 직감적으로 알지요 뭘 물어본다거나 아니면 기사에게 뭔가 먹거리를 줄려고 그런 겁니다 차머리 부분 선반 같은 곳에 맛있게 드세요 과자예요 하고 뭔가를 놓는 겁니다 비닐인데 나중에 보니까 그랜드마트에서 산 인조쌀강정입니다 부피도 꽤 돼요 인조쌀강정 - 허가번호:인천 계양 제 179호 가격 3520원 어떤 할머니께 받은 돼지족발 다음 가는 부담스런 물건입니다 나체비닐 봉지에 들었는데 이거 우리 애들 갔다 줄 생각을 하니 거지 심봉사가 심청이 줄려고 잔치집에서 음식 싸들고 가는 형상일 거 같습니다 이거 나중에 그랬다는 겁니다
아무튼 주시니까 '고맙습니다' 하고 계양경찰서 앞에서 좌회전 신호대기 하면서 그분의 성의를 존중해야 하니까 선반 같은 곳에서 운전석 옆 제 소지품 있는 곳으로 그 북데기 큰 물건을 옮겼습니다 '우리 버스를 처음 이용하세요 막차 시간 모르세요' '낮에는 자주 타는데요 이 시간에는 처음이에요' '운행 끝나면 손님 태우면 안 돼요 여름에 학생 태워준 생각이 나서 타시라고 했어요' '제가 고속도로로 해서 휭 가버려야 하거든요 손님 내려드릴려고 시내 지름길로 해서 가야 돼겠습니다' 가좌동이 차고지이고 그곳에다가 차를 내일 근무자가 올때까지 잠시 재워야 하거든요 차고지 근처라면 쉽게 태워줄 수도 있지요 그 손님 태워가지고 저한테 좋을 거 하나 없습니다 오히려 회사에서 안다면 핀잔 받을지도 몰라요 근데 저는 그런 핀잔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노련하고 성실했고 간도 크고 그렇습니다 저의 바로 앞에서 운행을 종료하고 차고지에 도착한 친구가 왜 이제 오느냐고 합니다 손님이 한분 계셔서 모시고 왔다고 하니까 손가락질을 합니다 저도 동료들이 좀 엉뚱하다 싶은 짓을 하면 손가락질을 합니다 장난이죠 그 동료 친구 왜,쓸데없는 짓 하느냐 이거죠 다른 동료들한테 얘기하면 잘했어 이말보다 핀잔을 듣습니다 야,네가 그러면 우리도 그래야 돼잖아 자기들도 경우에 따라 그렇게 하면서도 남이 하면 핀잔을 줍니다 저도 그럴 겁니다 잘 했어 보다는 왜,그랬어 말이 있잖아요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런 거 이런 이유로 그 손님이 주신 과자를 동료들 일 마치고 출출한데 나눠먹을까 했다가 에이 우리 애들 갔다 주자 했습니다 괜히 머쓱해지지 말고 거지 심봉사가 딸 심청이 거두어 먹이듯이 우리 애들 갔다 주자 그래서 차고지에 가지고 들어가면 안 돼니까 길거리 주차선에 주차되어 있는 저의 승용차에다가 밀어넣었습니다 이미 차고지에 차를 주차해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별짓 다 합니다
그 여자분이 과자를 주실 때 고맙지요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그래 이 늦은 시간에 거기까지 갈려면 택시 타야 하고 택시비가 만원은 넘는다 받아서는 안 되지만 택시비라고 생각하셔 속으로 웃었습니다 생각해 봅니다 이 늦은 시간에 혼자 과자 사들고 가서 먹을 만큼 살찐 여자는 아니고 아이들 줄려고 사가는 것이었을까 애기엄마 같지는 않고 그럼 나이 드신 부모님 드릴려고 우와 내가 그걸 받아 먹어버리다니 기분이 무지 흐뭇하다 그런 정성으로 사가는 과자라면 아무나 줄 수 없는 것인데 그걸 내가 먹어버리다니 사람은 정리인거 같다 오고가는 정 그 젊은 여자 산곡동에 와서 내리면서 하는 말 그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가 아니고 '편안하게 잘 왔습니다' 말도 잘 하네 정말 나는 말을 많이 아꼈다
여러분들이 긴글 읽으시느라 지루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 더 있습니다 어제 있었던 연결된 이야기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이야기는 오후 세시쯤에 있었던 이야기인데 저의 버스를 자주 타시는 아줌마입니다 이 아줌마를 처음 본 지가 한 일년은 넘을 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 여자 좀 도도한 여자 아닌가 했는데 지금 보니 그렇지 않다 타면서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내리면서 '수고하세요' 한다 그 인사를 빠뜨리지를 않는다 그렇지만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도도한 여자 같다 산부인과에 부속되어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영양사로 일하시는 분이다 이분을 통해 알았는데 산후조리원이 산부인과 바로 옆에 있어야 하는 이유때문에 같이 있지만 솥단지는 다르다고 합니다 가끔 그런 일이 있는데 어제도 출근하시면서 제 차를 타시고 퇴근하시면서도 제 차를 탔습니다 '어 또 제 차 타시네' 부평고 입구 정류장이 집이고 천대고가 정류장이 이분의 직장이다 타신 시간을 보니까 오후 세시가 조금 못 된 시간이다 천대고가를 막 들어섰는데 이 아줌마가 앞쪽으로 나온다 직감적으로 알아차립니다 이 아줌마가 뭘 주실려고 그러나,물어 볼 일이 없습니다 그분이 뭘 주신 건 어제가 처음 이었습니다 미소 띠며 다가와서 '이거 하나 드셔보세요' 초콜릿이었다 가나초콜릿 - 제가 가나초콜릿 선전하는 거 아닙니다 지금도 저의 잠바 안주머니에 조금 남아 있습니다 어제서야 초콜릿 포장지에 영양성분이 표기되어 있는 걸 보았습니다 뭐 별거 다 있네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나트륨 - 우와 새로운 사실 인사는 잘 하고 생글거리지만 새침한 분 같은데 기사에게 초콜릿까지 주시다니 버스에 올라오면서 기사가 '어서오세요' 하면 '네,안녕하세요'하지만 내리면서까지 '수고하세요' 인사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아줌마는 내리면서도 꼭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지금은 버스를 타시기 전에 저하고 차 앞 윈도우를 통해 눈을 마추고 미소로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버스에 올라오시면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버스 운전석 옆에 이런 스티카가 붙어 있습니다 '기사님이 웃으시면 승객이 웃습니다' - 전국버스공제조합인천지부 (지금 이 버스를 타고 여러분의 자녀가 학교에 가며 부모님이 타고 계시며 누군가가 약속장소를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사가 흐뭇하게 웃고 있습니다 흐뭇 -_- 인천은 참 재밌는 곳입니다 간판들도 재밌어요 분식집 간판이 '학생이돈이어딨니?' 이런 정도입니다 그 초콜릿이 얼마나 맛이 있고 감칠맛이 있던지 초콜릿 감칠맛 맛볼려고 그분 성의에 화답할려고 바로 먹었습니다 마침 목도 타고 점심을 일찍 먹어 출출한데 안성마춤
왜,우리는 이렇게 먹거리로 정이 더 깊게 오고가지요? 먹거리는 중요합니다 여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남자와 결혼하는 시대도 있었습니다 저는 버스기사로서 승객들을 안전하게 친절하게 이동시켜 드릴 책임이 있습니다 그 작은 저의 의무에 감사하는 승객들의 감사표시가 그날 하루를 온통 ............ 저는요 시민의 발입니다 회고록 나중에 다 김빠진 다음에 여유 있을 때 쓰면 안 됩니다 지금 현장에 있을 때.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을 때,생생하게 진솔하게 쓰고 싶은 생각이 이 생각이 간절하여 견딜 수가 없어서 여러분들께 소개했습니다 아,이런 인사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내리시면서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여러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서로 관심을 가지십시다 서로 관심을 갖는 거 이거 사랑입니다 서로 사랑하십시다 저의 인생의 끊이지 않는 주제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말로 하지 않고 실천입니다 그 사랑때문에 번민하고 들뜨고 잠 못 자고 더욱 냉철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지혜를 발휘하는 사람이 될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내 인생을 다 마감할 때까지
여러분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여러분 영혼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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