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분 |
시 상 금 |
특전 및 부상 |
대 상 1명 |
1,000,000 |
상장 및 부상 시낭송가 증서 |
금 상 2명 |
각 500,000 |
상장 및 부상 시낭송가 증서 |
은 상 3명 |
각 300,000 |
상장 및 부상 시낭송가 증서 |
동 상 5명 |
각 100,000 |
상장 및 부상 |
장 려 상 9명 |
상장 및 부상 |
상장 및 부상 |
13. 본선 대회는 축제 형식으로 여러 공연 예술도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14. 문의처 TEL: 010.3554.2978, 010.3555.4250
※ 옹기축제 전국 시낭송 경연 대회 참가비는 없습니다.
★대회요강 및 참가원서
태화강시낭송문학협회‘홈페이지 http://cafe.daum.net/taehwagang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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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원서>
제1회 ‘울산 옹기축제’ 전국 시낭송 경연대회
-울산, 詩로 비상의 날개를 달자
[ 참 가 원 서 ] 접수NO.
참 가 부 문 |
성인부 |
성별 |
남 / 여 | |||
성 명 |
(한글) |
거주지역 |
시(도) | |||
생 년 월 일 |
년 월 일 (만 세) |
직업 |
| |||
주소 |
정확한 우편번호 필히 기재바람 □□□□□
주소 : |
|
| |||
연락처 |
(집) |
(휴대폰) | ||||
자유시 |
낭송시 제목 *시 원문 및 녹음 파일 필히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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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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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시 |
낭송시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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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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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된 경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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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월 일
『 2017년‘울산 옹기축제’제 1회 전국 시낭송 경연대회』사무국 귀중
*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참가 및 시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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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시 목록>
2017년
‘울산 옹기축제’ 제1회 전국 시낭송 경연대회
-울산, 詩에 비상의 날개를 달자
1. 간절곶 일출/정일근
2. 흙/문정희
3. 겨울 가지산/서상연
4. 장생포아리랑/허진년
5. 울기등대 소묘/추창호
6. 울산 바다 고래 봐라!/김종경
7. 태화강에 흐르는 시/ 문송산
8. 정자 바다/최종두
9. 소금의 노래/권주열
10. 꿈꾸는 장생포/권영해
11. 방어진 송림/이사빈
12. 항아리 소리/김영천
13. 다빈치처럼/박정옥
14. 태화루여 날개를 펴라/조남훈
15. 항아리/한종남
16. 간절곶 / 신필주
- 박제상 부인의 돌조각 앞에서
17. 암각화를 위하여/이건청
18.장생포 장인(匠人) /최병해
19. 음이탈音離脫/이자영
-태화강 대숲에서
20. 치술령/조홍제
21. 대운산/구광열
22. 망해사에서 부르는 처용가/김태수
23. 영남알프스 바람신 가라사대/배성동
1.
간절곶 일출
정일근
신단수 아래의 쓸쓸했던 남자 환웅
쑥 한줌과 마늘 스무개의 외로웠던 여자 웅녀
그들이 만난, 뜨거웠던 첫날밤이 저러헀으랴
우리나라 동쪽 바다를 금침으로 깔고
그들이 만나 한 몸이 된 것을 알리듯
해는 신성한 첫날밤의 흔적처럼 바다를 붉게 적신다
그대, 아직 살아있는 이 땅의 신화를 만나려거든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 바다에 서라
연오랑과 세오녀 만파식적 만만파파식적
처용량이 태어난 북위36도 아래의 바다
그 바다를 한 평 한 홉 남기지 않고 쩔쩔 끓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해가 뜨는 간절곶에 서라
아직 미명 속에 잠긴 대륙과 산맥이
새벽 등불처럼 바라보는 그리운 동쪽이 바로 이곳이려니
지난밤 처음 남자의 여자로 여자의 남자로 돌아온
환웅과 웅녀가 만든 붉은 생명 붉은 신화가
수평선 위로 솟아 오른다
간절곶 일출로 비로소 아시아의 아침이 오고
유라시아 대륙의 또 하루가 기록 될 것이니
그들의 밤을 지킨 반도 호랑이 한 마리 운다
아주 크게 운다
2.
흙
문정희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눈물 냄새가 차오르고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흙은 생명의 태반이며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는 것을 본 일이 있다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철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흙의 일이므로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면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하늘이 우물을 파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3.
겨울 가지산 / 서상연
밀양 가는 길
눈 쌓인 산으로 터널이 있고
거기서 내려다보면 울산이
언양이 발아래 보이는 곳
커피 끓이는 아주머니의 손이
삶의 고샅길을 오르내리는 이야기로 얼었고
쉬어가는 차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산 아래 눈바람으로 날려 보내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차들은 또 떠나고 있다
멀리서 보는 가지산은
그 옛날부터 그랬던 것처럼
눈으로 덮였는데
산 아래 마을은 봄으로 오는가
햇볕들이 모여 속삭인다
가파른 눈길을 오르면서
가슴을 틔우고
살바위 쪽으로 난 길이 지렁이 자국처럼
보이는 능선위로
겨울은 눈 덮고 쉬는지
헐벗은 잡목들이
눈꽃을 달고 있는 가지산
골짜기로 흐르는 물소리 아득한데
등성이에 쌓인 무덤 하나
문득 바람 되어
백운산 자락으로 떠난다
4. 장생포아리랑
허진년
새벽은 별을 열고 일출로 솟는다
파도는 붉은 목청으로 노래 부르고
동백은 달빛 더듬어 희망을 꿈꾼다
동해는 푸른 산맥이고 항구는 높은 산이다
고래는 턱 괴고 뭍으로 오르고
귀신고래 숨 쉬는 고샅으로 비밀지도 만든다
장생포는 아침마다 몸 풀어 내는 작업을 잊지 않는데
거대한 등뼈 펼치며 자기 자리 기억하는 울산대교가
태화강으로 바다를 밀어 올리는 숱한 기억으로
고향 찾아오는 연어를 위로 한다
동해는 울산을 만들고 화물선이 해안을 바느질하면
풍문에 부풀어진 활력으로 가슴 뛰게 한다
누구이든 사랑하고 무엇이든 사랑하자
장대함의 울산이여
은빛 찬란한 장생포여
태화강 젖줄 따라 함월산에 희망 채우고
십리대밭 정기 받아 문수산 어깨를 부축하여
솟구치는 핏줄의 역동을 모아 가지산을 오른다
방파제 돌아오는 해류가 푸른 혈관을 열고
햇살에 일어서는 동해는 웅장하다
대왕암 방어진항이여
꽃바위 화암추등대로 솟아라
개운포 처용아비 절규여
장생포 고래마당에서 희망을 노래하자
장생포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아라리요
5.
울기등대 소묘
추창호
솔향기 풀어내는 묵필로 그린 반도
퍼덕이는 물비늘로 동해 바다 달려와서
밤새워 잠재운 원구를 끌어올려 놓는다
이끼 낀 대왕암엔 용의 전설 묻어 있고
아득한 수평선은 눈썹 달 인양 휘어 있다
동백꽃 눈이 시리게 피를 뿜어 웃는다
때로는 사람 속 같은 험난한 뱃길 위로
물안개 앞을 가려 더더욱 암울한 날
파도는 짐승이 되어 암벽을 베어 문다
큰기침 한 소리로 우뚝 솟은 기암괴석
일 만평 너른 둥지 마음으로 안아보면
천 년 전 피리소리에 뱃길 여는 울기등대
6.
울산 바다 고래봐라!
김종경
간절함이 끝자락에 닿으면 소망한 걸 이룰 수 있으랴
그리움이 절정에 타오르면 바라던 걸 만날 수 있으랴
어찌 그걸 모르는 걸까
요즘 사람들
종일 망통에 올라 고래를 찾지만
눈은 늘 비어 있을 뿐이다.
고래는 다 어디로 갔나?
망망대해 사무침의 숲 너머 고래는 산다.
망망대해 애절함의 숲 너머 고래는 산다.
홀연
황홀경이다.
젖은 몸을 뒤집으며 수천의 고래떼 솟구친다.
난리판이다.
불쑥
그래 저 고래떼 봐라!
봄 그믐 밤 알싸한 밤꽃 피어나
육욕에 불 지피게 하듯
종횡무진, 무한질주, 야단법석, 온통 난장을 이루었다.
그리움이 절정에 타올라 오늘 고래떼 봤다.
간절함이 끝자락에 닿아 오늘 고래떼 봤다.
그래 울산 앞바다 저 고래떼 봐라!
7.
태화강에 흐르는 시
문송산
태화강 십리 대밭 이슬을 먹고
바람에 아침 안개를 걷어 올리면
강물 출렁이는 하늘이 열린다
강바닥 깊숙이 들어앉은 하늘 자락에
시인들이 풀어놓은 은빛 언어들이 뛰어놀면
사람들은
시가 흐르는 태화강에 모여든다
눈이 예쁜 사람은 사랑의 시를
가슴이 뜨거운 사람은 정열의 시를
마음이 여린 사람은 이별의 시를
저마다의 빛깔과
저마다의 모양새로 노래한다
줄줄이 시가 흐르는 강가에서
오순도순 낚싯대 드리운 사람들은
인내와
사랑과
꿈을 낚아 올린다
시가 흐르고
인생이 흐르는 태화강
참
가슴 벅찬 풍경이다
8.
정자바다
최종두
사모치는 그리움을 삭이고 싶으면
정자로 오라
정자바닷가의 끼룩대는 물새를
만나서 어인 정으로 그리 긴
입맞춤을 해야 하는지
나지막히 그 연유를 물어보라
어떤 이는 바다를 바라보면
그리움만 더 쌓인다고 하지만
푸덕이며 내려앉는 물새는 말하리니
사람도 짐승도 그리워하긴 매 한가지
정자바다는 그리움을 함께 나눌
우리가 있다고 하리니
사랑이여
누룩처럼 부글거리는 열정을 재우며
눌러도 눌러도 한사코 흐르는
그리움을 어쩔까
우리의 가슴으로 혹은 연인들의 황홀한 가슴으로
소리없이 흐르는 그리움을 어쩔까
정자로 오라
정자바닷가에서 사모치는 그리움을
싣고 떠나는
불 밝힌 밤배를 바라보라.
9.
소금의 노래
권주열
바짝 마른 바다
북어 같은 바다
강동상회 한 구석, 라면 박스 사이에서 바다를 찾는다
봉지마다 쓰인
가는 바다
굵은 바다
붉게 구운 바다
퇴근길에 바다 한 봉지 사서 집에 온다. 내 어린 날 키를 뒤집어쓰고 옆집 진술이네 집에 한 사발 얻어 왔던 바다. 바다 사이소, 바다 사이소, 큰형수 머리 위에 됫박으로 넘실대던 바다. 그 바다에 삶은 계란을 찍어 먹는다.
목이 마르다. 울대까지 모래가 서걱대는 바다. 자다 말고 일어나 냉수 한 컵, 바다를 희석시킨다. 일생 방파제 저 너머를 기웃댈 뿐, 한 번도 해변을 벗지 못하는 저 바다, 바다를 열면 혈맥 속으로 무수한 바다가 떠 내려와 관절 곳곳에 파고든다.
증발되고 남은 것이 너다. 다 퍼 주고 남은 게 너다. 바다가,
파도가, 바람이, 그리움이, 슬픔이 염병할 온갖 꿈이 다 증발하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안구건조증이라 했다. 의사는 5ml의 바다를 처방했다. 달의 분화구처럼 바짝 마른 동공, 약이 떨어지자 다시 건조한 바람이 불고, 사막이 몰려온다. 발이 푹푹 빠지는 지평선 저 너머 어디에도 낙타는 없다. 아픈 눈을 감으면, 쩍쩍 갈라진 혓바닥 위로 마침내 허옇게 드러나는.
내 살아온 40년의 바다
어느 새 염전(鹽田)이 되어있다
10.
꿈꾸는 장생포
권영해
꿈이 없으면 잠들지 않네
장생포의 밤
낡은 닻줄은 어둠 속에 잠기고
갑판 위에서 출렁이는
발톱이 푸른 새떼
우리들의 낭만은 아직도
이곳에서 서성이는데
언제 다시 몸을 일으켜 세파를 헤쳐 보나
언제 목쉰 고동을 울리며 돛을 띄워 보나
잠들었으므로 꿈꿀 수 있네
장생포의 밤
오늘도 별은 떠서 가라앉고
좌초된 세월은 뱃머리를 눌러도
파도더미 위에 펄럭이던
싱싱한 과녁이여
아버지의 팔뚝을 솟구치게 할
포경의 꿈은 접을 수 없네
녹슨 방아쇠 당길 때
작살보다 먼저 날아오를
우리들의 희망을 버릴 수는 없네
11.
방어진 송림
이사빈
방어진 송림 아름다운 이곳에 오면 수천 년 전해오는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나니
폭풍우 쏟아지는 깊은 밤 어두움 한가운데서 비와 바람이 서로를 뜨겁게 부둥켜안고
바다 속으로 투신하는 눈부시게 황홀한 광경 뉘라서 이토록 절절한 사랑할 수 있으랴
사랑은 스스로를 버려 그에게로 다가가 새롭게 변화될 때 이루어지는 고결한 선물
보라 밤새도록 끝없이 쏟아지던 폭풍우가 아침햇살 반짝이는 은빛바다로 동화되어
지난일은 까맣게 잊고 오늘을 맞는 모습 마치 예정된 오랜 약속을 지키는 것 같구나
사랑이 그리운 이여 사랑이 간절한 이여 사랑을 잃어버린 이여 방어진 송림으로 오라
이곳에 와서 수천 년 전해오는 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라
설령 아픔이 몰려와 가슴을 두드릴지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영원한 사랑을 꿈꾸어라
방어진 송림 아름다운 이곳에 오면 수천 년 전해오는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나니
사랑이 그리운 이여 사랑이 간절한 이여 사랑을 잃어버린 이여 빈 가슴일지라도 오라
이곳에 와서 수천 년 전해오는 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라
12.
항아리의 소리
김영천
쓰지 않고 가만 두어도 방전되어 소모되는 밧데리처럼 내가 입을 꾹 다물고 한 마디의 시를 쓰지 않아도 나는 마침내 고갈되고 말 것입니다
하늘을 향해 아구리를 벌리고 앉아서 누구는 향기 없는 꽃이라도 한 다발 꺾어서 꼽아두자 하고 누구는 물이라도 가득 채워두자 하나
나는 텅 빈 채 차마 다 하지 못한 말 몇 마디를 애써 기억해내는 것입니다
웬만한 바람에도 웅웅웅웅, 깊은 속울음처럼 마침내 내가 나를 울려 나오면 시방 당신은 귀를 기울이십시오 참 진득하게 들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과 무슨 상관입니까
13.
다빈치처럼
박정옥
반구대 암각화에 가면
돌아서다 자주 발길을 멈추게 된다
으스스 허물어지는 얇은 벽을 붙들고
바위 속에서 자꾸 누가 부른다
돌 속에 갇힌 아득한 소리
돌의 시간을 꺼내고 싶어
우리에 갇힌 아우성을 방류하고 싶어
애초 이것들은 누군가의 설계도이며
우리에게 던진 게임의 도전장이다
그는 기호학자이고 우리들은 독자이며
음각의 기호가 죽어 있는 마을
코끼리 게임으로 동심원을 돌면
헐거운 시간의 나사가 조여지고
모든 소리를 걸어 잠근
선명한 기호의 입구가 드러날 거야
바위엔 어떤 복선이 깔려있을지 몰라
아니 메로빙거 왕조의 반전이 똬리 틀고 있을 거야
방심은 뒤통수를 후려친다지
거대한 고래가 부뚜막에 꽂히고
카누가 울타리를 빗질하고
멧돼지의 식도가 태양을 향해 웃는다
뾰족 턱을 가진 네안데르탈인
비탈길 내려오던 벌거벗은 남자
아랫도리 더욱 부풀어 환해지며
바위에 박힌 화살촉을 뽑자 대곡천
생몰연대의 시간이 콸콸 쏟아졌다
저 소리 물속에서도 목이 타겠다
14.
태화루여 날개를 펴라
조남훈
향기로운 물빛 살결에 미끄러지는
햇살의 사태로 아침은 오고
태화루 휘돌아 흐르는 강물은 깊고 푸르다
새들은 숨가쁘게 햇살을 베어물고 날아올라
은빛 꽃가루 천지에 뿌려댄다
아! 반구대 그 암각화에서 만난 고래도
물대포를 쏘아올리며 달려올 것 같은 아침이다
누군가가 올듯한 기다림으로
벚꽃은 강변을 돌며 흐드러지게 피워놓아
강물은 꽃빛으로 울렁거리며 흐르고
맑게 갠 하늘로 일순 날아오를 듯,
한 떼의 학이듯 활짝 날개를 편
품새가 한 천년을 거뜬히 날 것 같다
강물이 동여매고 흐르려해도
눈썹하나 까딱않는 태화루의 위용을 보라
이 나라 선비의 지조가 저러했으리
묵객의 부채살 위로 일렁였을
강물 위로 나는 새는 더 아름답다
저녁이면 푸른 하늘 날던 철새들이 떼지어
깊은 노을 속을 저어 건너와
성채처럼 빛나는 십리대밭에 날개를 접는다
우리들의 채워지지 않는 희망의 빈 자리
우뚝 선 태화루는 우리들의 희망, 꿈의 날개다
태화루는 울산 팔경 중의 하나다
하늘의 별이여 총총히 빛나라
15.
항아리
한종남
어머니의 은밀한 영토 금남禁男의 영토에는 바람도 숨을 죽이고 햇살도 까치발 들고 지나갔지 해질녘 부서진 햇살이 금분처럼 쏟아지던 날 인고의 세월을 간직한 어머니는 맨드라미, 채송화의 꽃잎 위에 앉아있었지
미루나무 잎 사이 하늘을 바라보며 정한수 한 사발에 복을 빌고 눈시울 적시며 토해낸 비밀 소금 절인 한숨 마를 날 없었던 작은 가슴은 검게 물들어있었지
노란 개나리 지천인 봄날 가슴을 열어 하늘을 담으면 흐르던 구름이 비밀을 엿듣다가 눈물 한 사발 쏟아놓고 가버리면 투박한 몸뚱이 두드리는 빗소리 모아 오롯하게 곰 삭이던 행복
어머니의 성소는 사라지고 항아리 안에서 곰삭던 고추장 된장은 냉장고 안에서 동상에 걸려 떨고 있다
16.
간절곶 / 신필주
- 박제상 부인의 돌조각 앞에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만 돌이 되었어요
망망대해 아무리 불러봐도
흰 파도만 무심히 밀려올 뿐 당신 소식 알 수 없군요
먼 나라로 떠날 때
흰 옷 한 벌 입혀보내고 나서
이내 돌아오신다 하여 갯가에 나가선 날이 백날도 넘었어요
하냐 파도가 행여 당신인가 하여도
아니고 말아 그 자리에 쓰러질 것 같아요
오늘은 간절곶 이 바다에
두 딸을 데리고 나와 아버지 기다리고 서 있어요
돌아오고 돌아오소 이 나라가 기다리고 있어요
지아비 잃은 지어머가 어디 저뿐이오만
당신은 너무 오래 돌아오지 않는군요
오늘 아침 정화수 떠놓고 빌면서
죽는 날까지 당신을 기다리기로 했어요
파도가 높으면 행여 못 오실까 조바심 내고
배가 없으면 또 못 오실까 빌고
더욱이 매정한 그 나라가 보내주지 않을까 염려하며
간절히 간절히 빌고 빕니다
간절곶 이 바닷가에 천 년도 좋이 서 있겠사오니
돌아만 오세요 당신의 조국에
하얀 파도처럼, 하얀 돛단배처럼
반가운 소식으로 돌아오소, 제발 돌아만 오소.
17.
암각화를 위하여
이건청
여기 와서 시력을 찾는다
여기 와서 청력을 회복한다
잘 보인다 아주 잘 들린다.
고추잠자리까지, 풀메뚜기까지
다 보인다. 아주 잘 보인다.
풍문이 아니라, 설화가 아니라
만져진다, 손끝에 닿는다.
6천여 년 전, 포경선을 타고
바다로 나아간 사람들,
작살을 던져 거경(巨鯨)을 사냥한,
방책을 만들어 가축을 기른,
종교의례를 이끈,
이 땅의 사람들이 살아 있는 숨결로
온다, 와서 손을 잡는다.
피가 도는 손으로 손을 덥석 잡는다.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서 오라고, 반갑다고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한반도 역사의 처음이
선연한 햇살 속에 열린다.
여기가 처음부터 복판이었다고,
가슴 펴고 세계로 가는 출발지였다고,
반구대 암각화가 일러주고 있다.
신령스런 벼랑이 일러주고 있다.
눈이 밝아진다.
귀가 맑아진다.
잘 보인다. 아주 잘 들린다.
18.
장생포 장인(匠人)
최 병 해
반구대 절벽을
가르던
물길이 바다로 갔다
선바위 토닥토닥
다듬던
물살이 바다로 갔다
태화루 자갈돌 자르르 자르르
사포질하던
물결도 갔다, 바다로
자갈돌이 모래로 다시 찰진 흙가루
외고산 옹기가 어이 붉은가
이마에 맺힌 물방울의 대를 이은 마감질
돌흙을 다스리던 이 솜씨 다 품은 장생포 바다
장날처럼 소란터니 또 그믐처럼 잔잔하더니
마침내 파도 같은 맥박도 실어
질박한 오지항아리 귀신고래
찰랑창랑 넘치는 호리병 밍크고래
한 잔 도오 내미는 막사발 보리고래
미끈한 새색시 맵시 청자로구나 참돌고래
한 점 두 점 빚어낸
장생포 바다,
토기장이들 거나하게 한판 벌인 제멋 전시회……
19.
음이탈音離脫
-태화강 대숲에서
이자영
새소리 푸른 대숲에선
바람도 음계를 무너뜨립니다
한 번도 스스로 만들지 못했던 과거는
언제나 저음이었습니다
파격과 파괴 사이에서
고음으로 지체했던 앨버트로스,
이제 평면으로 노래하는 청정숲에서
소리의 결박을 벗어납니다
속 빈 관절로 대숲이 울어댑니다
진실한 울음 앞에서
목 아픈 날들은 고백합니다
논리보다는 생리로 세상을 받아들이겠다고
위선적 삶보다는 죄 짓는 삶을 택하겠다고
태화강 물살에 떠내려 온
발목 잘린 희망들
대나무 마디를 만들어 가며
상처 입은 살을 발라내고 있습니다
20.
치술령
조홍제
치술령 올라서면
아스라이 달려오는 동해가
흰 수건을 흔든다.
버들개를 떠난
박제상의 넋이
흰 파도됨인가?
신라의 넋이
검푸른 바다됨인가?
지어미 이 재에 올라 망부석(望夫石) 되었는데
어미 따른 두 달도 망부석(望夫石)되었다니
가상도 해라.
그 추신에 그 열녀 그 효녀로구나!
옛날엔 신모사(神母祠)로
그 넋 섬겼다지만
오늘은 은을암(隱乙岩)에
이끼만 무성하네.
치술령에 올라서면
나란히 선 모녀암(母女岩) 앞에
동해가 달려오며
흰 수건을 흔든다.
21.
대운산
구광렬
그대 슬픈가. 대운산에 오라
우리 몸의 반은
주욱 짜면 흘러내릴 슬픔,
그냥 물 따라 흐르게 되느니.
그래도 슬픔이 남을 땐,
계곡에서 탁발(托鉢)하는
부처 속살 같은
바위들을 보라.
세월은 얼마나 세상을
어루만져 주는지.
계곡에는 물
하늘에는 구름
가끔 땅 위엔 사람도 흐르지만
시간은 이끼 되어
애기소(沼)에 머무나니,
그대 지난 세월 아쉬우면
대운산에 오라.
헤어졌던 시간들을
다시 만날 것이니.
22.
망해사에서 부르는 처용가
김태수
망해사에서는 오늘 바다를 볼 수 없어요
이따금 바람 몇 바다 쪽에서 와서는
잠시 머물다 옹아리 한 타래 풀어놓고는
대웅전을 한 바퀴 돌다 무심코
푸른 솔바람과 몸 섞고 바다로 갑니다
아직도 동해 바다를 희망이라고 하는가요
적조와 기름 뒤엉켜 누운 바다는
검붉게 시든 돌미역과 저 바다풀 이름은 무엇인가
아직도 닦아내고 있을 늙은 어부여
굵은 눈주름을 타고 눈물이 흐릅니다
옛날 안개와 구름은 어디로 갔을까요
처용의 땅은 공장 굴뚝만 무성하고
매운 연기 지천에 가득하다 병든 들판은
저녁답 소슬바람에도 흔들리며
붉은 잡초더미 위로 황혼이 내립니다
서울 밝은 달에 밤새도록 노닐다가
돌아와 잠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인데 다른 둘은 뉘 것인가
빼앗긴 것을 어찌할거나 내 것인걸
망해사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습니다.
23
영남알프스 바람신 가라사대
배성동
바람신 만나려면 영남알프스에 오시라
하늘 냄새에 가슴 벅찰 터이니 울음주머니 채워 오고
밥물 넘치는 억새평원
동풍이면 간월재 남풍이면 신불재 서풍이면 고헌재
눈썹마저 빼놓고 왔다면 바람 헤집고 다니는 사자평에 날려 보내시라
팔랑개비 인생이여
억센 바람 부는 날이면 가지산 눈발로 흩날리고
발로 지도를 그려 보았다면 운문산 표범으로 쏘다니시라
홀딱새 부르는 날이면 세상사 초연한 알몸으로 오고
단풍 물 끓는 학심이골에는 빨치산으로 뛰어들고
뜬구름 잡으려면 일흔아홉 고갯길 오두매기를 넘어보시라
가파르게 살고 싶은가
공룡능선에 올라 축지법을 써보시라
시시때때로 비뚤어지는 입을 날 세운 칼바위가 벨 것이다
달짝지근한 배내구곡에는 내 몸이 봄날이 되면 오고
고사리분교에는 평생 나물만 캔 화전민의 자식으로만 오시라
파래소 폭포에는 속까지 말간 투명인간으로 오고
걷기만 해도 수행이 되는 영축산 고개에는 묵언(黙言)으로 걸으시라
세상 모든 것과 만나고 싶은가
발목이 덜렁거려도 걸어야 하는 인생이라면 홀로 걷는 달이 되시라
그러나 걷다가 죽어도 좋다면 영남알프스 어디든지 끌리는 데로 오시라
그래도 바람신 못 만나는 불청객이라면 걷다가 죽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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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울산 시낭송가 남미숙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년하세요 울산 남미숙입니다 시낭송인 여러분들 많은 참석 협조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울산 남미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