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지으신 만물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거룩하게 묵상하기를 바라실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우리는 모든 피조물들 속에서 마치 거울을 보듯이 그의 지혜와 공의와 선하심과 권능의 그 광대한 풍성한 것들을 바라볼 때에, 그것들을 그저 호기심으로, 혹은 말하자면, 그저 한 번 슬쩍 보고 지나치는 그런 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것들을 거듭거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저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그렇게 아름답게 위치시키고 정리 정돈하셔서 그보다 아름다운 것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놓으신- 그 중에 어떤 별들은 그 위치에 고정시키셔서 움직이지 않도록 해 놓으셨고, 또 다른 별들은 자유로이 움직이게 하셨으나 그 지정된 경로를 떠나 이리저리 방황하지 않도록 하셨으며, 낮과 밤, 달과 해와 계절들의 모든 움직임들을 지정하셔서 일정하게 하셨고, 항상 보는 바와 같이 낮의 길이가 균등하게 차이가 나도록 하셔서 혼란이 없도록 해 놓으신- 그 조물주의 위대하심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하나님께 모든 일을 우리의 유익과 구원을 위하여 정해 놓으셨음을 깨닫는 것이요, 동시에 우리 자신에게서는 물론 그가 우리에게 베푸신 큰 자비하신 일들에게서 그의 권능과 은혜를 느끼고, 그리하여 스스로 각성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에게 간구하고, 그를 찬송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창조의 질서를 통해서 그가 만물을 사람을 위하여 창조하셨음을 보여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에 속한 그 모든 세세한 일들을 그렇게 점차적으로 이루시지 않고 그 모든 일을 단 한 순간에 완성하실 수도 있으셨지만, 그는 그 일을 엿새로 나누어 진행하셨는데, 이는 결코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하신 것은 사람을 지으시기 전에 먼저 사람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모든 것들을 미리 아시고 예비해 놓으심으로써,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아버지다우신 배려를 드러내 보이시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천지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부를 때마다 항상 그가 지으신 모든 만물을 운영하는 일이 그의 손과 권능에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또한 우리가 과연 하나님께서 그의 신실하신 보호하심 속으로 받아들이사 양육하시고 가르치시는 그의 자녀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좋은 것들의 충만함을 오직 하나님에게서만 기대하고, 우리의 구원에 필요한 것을 그가 결코 부족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임을 완전하게 신뢰하며, 그리하여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께만 우리의 소망을 두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바라든 하나님께 간구하여야 하며, 또한 우리의 몫으로 주어지는 유익한 것들을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축복으로 인식하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그 크신 자비하심과 선하심에 이끌려서, 온 마음으로 그를 사랑하고 섬기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 존 칼빈, 『기독교 강요』(크리스챤다이제스트사), 상권, pp 218-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