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3일(목)
문득 걸려온 전화 한 통, 받아보니 새마을금고에 근무하시는 신영이 아버님이셔요.
새마을금고에 건의해 배움터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주시고 싶으시대요.
모르는 분, 아이와 관계없는 분의 돈이라면 고마운 일이긴 하나
베풀어주겠다는 뜻으로 동네 아이들을 불쌍하게 만드는 것 같아 조심스러운데
'신영이 아버님'이 계신 새마을금고에서
아이들의 이웃이자 신영이 아버지가 주시는 거라 편안합니다.
곧장 제가 결정하기보다 아이들과 이를 두고 이야기했더라면 더 좋았겠으나
의무교육 가던 도중에 전화를 받아 더욱이 그러지 못했습니다.
대신 신영이 어머니께 전화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 "배움터에서 회계처리 복잡하지 않도록 처리해달라"고 신신당부 하셨답니다.
그 말씀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신영이가 이 일을 아는지 여쭈었더니 모를거라 하기에
아버지께서 동네 아이들을 위해 건의하신 일이니
이는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라고,
저도 제 나름대로 신영이 만나면 이야기하겠으나
신영이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신영이에게 설명했으면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보태, 신영이 어머니, 아버지께 전화드려
제 선에서 우선 결정하고 아동 대표와 상의하지 않은 사안이니
새마을금고 이사장님께 인사드리러 갈 때 만큼이라도
아동 대표와 함께 가고 싶다 했습니다.
"전달식 같이, 그렇게 거창하게 안 하셔도 되는데..." 신영이 아버님 말씀이세요.
당신 자녀가 좋아하는 곳이요, 동네 아이들 위해 있는 곳이니
특별히 주는 사람이 도드라질 필요는 없다 여기시겠지요.
소박하고 드러나지 않는 마음으로 주고 싶어하는 뜻이 고맙습니다.
# 2월 24(금)
배움터에 온 숙영, 신영이와 이 일을 두고 자세히 설명한 후, 상의했습니다.
숙영이가 자기 생각을 말합니다.
"지난 번에 모르는 사람이 주겠다 한 것도 아니고, 신영이 아버지시잖아요. 괜찮아요."
"대신 인사드리러 가야죠."
새마을금고에 함께 찾아갔습니다.
신영이 아버지 안내를 받아 이사장님 집무실에 들어갔습니다.
저와 숙영, 신영이에게 음료수 대접해주셨어요.
제가 먼저 최영규 이사장님께 명함을 드리며 인사드렸습니다.
뒤이어 신영, 숙영이가 이름, 진학 예정인 학년과 학교를 말씀드렸습니다.
새마을금고 상무님께서 신영이 아버지가 건의한 부장님이시라고 소개하니
"아~ 네가 이렇게 벌써 컸어?" 하세요.
최영규 이사장님께 숙영, 신영이가 배움터 오는 아이들을 대표해 왔다고
신영이와 숙영이 잘하는 점, 좋은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새마을금고 나서면서 창구에 계신 신영이 아버지 직장 동료분들께도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숙영, 신영이가 인사 잘 드렸어요.
"나는 조그맣게 '안녕히 계세요' 하는데 신영이는 '안녕히 계세요!' 또박또박 인사하던데요."
숙영이가 말합니다.
이사장님 뵙는 건 처음이라 쑥스러웠겠지만
공손히 인사 잘 드리고 온 숙영이와 신영이에게 고맙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상무님과 신영이 아버님, 최영규 이사장님께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