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약속
이효녕
너의 눈빛 내 안 깊숙이 젖어들어
밤이 깊어져 눈을 감아도
꿈처럼 아득하게 들리는 숨소리
너는 맑은 영혼을 던져
어느 날 사랑으로 다가와
가난한 시인의 아내 되었지
예식장에서 값진 예물대신
내 아내가 되는 것이 감사하다며
감사패만 달랑 주어
내 감정의 조각들이 반짝일 때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행복한 웃음
내 기쁨이 아마도 내 곁에 있었지
시집을 내 놓아도 팔리지 않아
햅쌀은 조금도 마련하지 못했지만
하늘에 뜬 달과 별 바라보며
향이 좋은 마음으로 저녁 지어주고
시 쓰는 밤 고구마 쪄 밤참 주면
내 상념은 꿈으로 날아든 행복에 겨워
시어의 조각을 하나씩 모아
밤이면 따듯한 사랑의 구들장을 데우지
커피를 끓이는 손이 언제나
요정의 손길 같아서
식탁에 앉아 커피를 같이 마시는 동안
너는 항상 싱그러운 웃음에 쌓여 있어
너 하나를 위하여 살아야 하는 마음
가슴과 가슴 만나 사랑 불태우지
인생의 천둥 번개가 아무리 쳐도
언제나 사랑하면서
포근하게 감싸 주려는 내 마음
어쩌면 너는 내 가슴에 놓인 하나의 약속
일 년 전 결혼사진 앞에 놓고
너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다시 말하고 싶어
꿈속에 대화처럼 이 밤 속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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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의집 문학세상
시
사랑의 약속
오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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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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