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미술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e Wright: 1869-1959)가 미국의 구리왕 구겐하임(Gugg-enheim)의 의뢰를 받아 뉴욕 5번가에 세운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티타늄은 건물의 외벽에 마치 생선의 비늘처럼 디자인되어 건물 전체가 기하학적 물고기 형태 를 띄게 한다. 그러나 혹자는 ‘배’모양을 띄고 있다고도 한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e Wright: 1869-1959)가 미국의 구리왕 구겐하임(Gugg-enheim)의 의뢰를 받아 뉴욕 5번가에 세운 구겐하임 미술관은 주위의 환경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형태의 건물이었다.
마치 달팽이 모양의 건물이 “나선형에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가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라이트는 말하고 있지만 뉴욕에 진출한 라이트의 첫 작품치고는 주변 환경에 철저히 반항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신이 면면히 흘러내려 전통이 되었음인지 빌바오(Bilbao)에 세워진 구겐하임 미술관도 50여년 전의 상황처럼 주변의 건물형태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래서 독보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구겐하임 미술관 재단은 해마다 증가하는 작품을 소장하기 위하여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分館) 및 증관(增館)의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기로 하였다.
그 첫 번째 분관이 이탈리아 베니스의 페기 구겐하임 콜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1975)이고 두 번째로 개관한 것이 소호 구겐하임 미술관(Soho Guggenheim Museum:1992-Arata Isozak설계)이다. 세 번째인 베니스의 페기 미술관은 1995년에 증축이 이루어졌고 또 하나의 분관인 베를린의 독일 구겐하임 미술관은 옛 은행을 개조하여 만든 것이다.
빌바오는 스페인에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도시로 스페인의 북쪽지역에 자리 잡고 있고 정치적으로 여러 번 어려운 고비를 넘겨왔던 곳이다. 빌바오에서 40분 거리에는 게르니카라는 마을이 있는데 피카소의 대작 ‘게르니카’는 1937년 4월 26일 이곳에서 실지로 있었던 사건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빌바오는 바스크 지방정부의 수도로서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부유한 편이다.
풍부한 강우량에 수풀이 우거지고 자연경관도 뛰어날 뿐 아니라 지하자원도 풍부하여 각종 산업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빌바오 지방정부는 문화적인 발전이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빌바오의 발전을 위하여 새로운 계획들을 수립하였다. 때마침 1991년에 마드리드에서 구겐하임 소장품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이 시기를 기회로 잡은 빌바오 지방정부는 적극적으로 유치운동을 벌이며 구겐하임 미술관 재단 측을 설득했다. 바스크 지방은 스페인 내전 등 여러 번에 걸친 파괴 등 혼란을 겪었지만 기민하게 상황변화에 대응하며 적응력을 발휘하여, 위기를 발전의 계기로 삼았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강조했다. 이 같은 스페인 정부의 아낌없는 측면지원과 빌바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유치운동은 구겐하임 미술관 재단 측에 받아들여졌고 그 다음 해인 1992년에는 드디어 양측이 공식 서명을 하기에 이른다. 구겐하임 미술관 재단과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재단은 공동으로 국제 지명 공모 설계전을 실시하여 3명의 저명건축가-아라타 이소자키(Arata Isozaki), 쿱 힘멜브라우(Coop Himm-elbrau),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초대되었고 주최자 심사위원들은 게리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빌바오 도심 사이를 흐르고 있는 네르비온(Nervion) 강변의 컨테이너 야적장과 조선소가 모여있는 공업지역에 위치한 독특한 조형미를 갖춘 미술관, 그리고 이 미술관의 메인 홀을 기점으로 각 실들이 연계되는 공간 배치기법, 빌바오시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독립타워의 도입 등은 마치 만개한 꽃의 형상을 상징하는 조각품 같다고나 할까.
프랭크 게리는 어떤 다른 현대의 건축가들보다 작업을 위한 기본 바탕으로 역사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피해왔으며 미적인 것 그 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작품을 시작했다. 프랭크 게리의 건축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주 언급되는 것이 조각이다. 그는 공간을 조각하듯이 다루고 그 공간을 합판이나 금속재 재료로 표면 처리하는 3차원 꼴라쥬 화가와 같이
작품을 대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CATIA (우주항공산업 분야에서 개발된 컴퓨터 모델링 시스템)를 건축설계에 선구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디자인 도입과정과 실시설계과정에서도 CATIA를 적극 응용하여 시공 가능성에 회의를 가졌던 모든 사람들로부터 찬탄을 받았다. 프랭크 게리는 자기의 목소리를 발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의 초기훈련
과정은 디자인적인 안목을 중시하기 보다는 팔기 위한 물건을 계획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던 빅터 구렌의 사무소에서 시작하였다. 그러나 끝내 그는 해체와 재결합을 통한 추상입체와 즉흥성, 익살성, 다양한 재질의 실험 및 획기적인 변화를 통한 컴퓨터 테크놀로지의 건축 도입 등으로 자기의 목소리를 발견하였다. 프랭크 게리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
하기 전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Vitra Design Mus-eum:1987-1989)을 통해 현대건축의 새로운 조형미를 이미 실험하였으며 공간개념의 확대를 통한 예술적 공감을 중요시 하였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전면 입구에는 개관기념으로 제프 쿤스(Jeff Koons)의 설치조각 ‘Puppy’가 4m높이로 상징적으로 서 있고, 이 조각을 지나 광장 안쪽으로 계단을 따라 한층
을 내려가면 입구가 나온다. 입구를 지나 메인홀에 들어서면 높이 50m의 아트리움 공간이 펼쳐진다. 이 메인홀은 흰색의 기둥이 활처럼 휘어져 뻗어있고 정면 유리는 외부의 빛을 전면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정면 유리에는 날개처럼 뻗은, 각실을 연결해 주는 다리가 걸쳐져 있고, 엘리베이터가 유리막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으며 철골구조와 유리곡면 그리고 직
사각면, 투명과 불투명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전시공간은 세가지로 구분된다.
1. 상설 전시 공간 : 2, 3층에 걸쳐 연속된 3개의 구형전시실로서 이 미술관에서는 가장 고전적이며 자연광을 위주로 설계된 곳이다.
2. 초대 작가 전시 공간 : 일곱 개의 전시공간으로 전시공간에 따라 크기와 놀이가 6-15m로 차이가 있고 자연광도 각 전시공간의 특징에 유입되며 부분조명을 사용하였다.
3. 기획 전시 공간 : 메인홀 오른쪽에 위치한 기획전시공간은 ‘boat’라고 불리우는 대형 튜브 공간(길이:130m, 폭:80m, 높이:10∼30m)으로 2층 발코니에서도 내려다 보인다.
이 건물의 외장 재료는 스페인 그라나다산 석회석과 새로운 소재인 티타늄을 사용하였다. 특히 티타늄은 건물의 외벽에 마치 생선의 비늘처럼 디자인되어 건물 전체가 기하학적 물고기 형태를 띄게 한다. 그러나 혹자는 ‘배’모양을 띄고 있다고도 하고 다른 이는 해군의 ‘모자’ 같다고 한다.
옛 조선소와 공업지역에 세워진 구겐하임 미술관은 네르비온 강변에 환상적이고도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강물에 대칭되고 있고 이 모습은 20세기의 마지막 걸작으로 건축사에 길이 남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