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여니 우유가 두 병이나
밀려 있다.
이틀간 오전수업이 없어서 서둘러 우유 마실일 없고
(몇달전부터 몸생각?한다고 몇년 끊었던 우유를 아침에 한 잔씩 먹기 시작했는데,
워낙 오랫동안 아침에 아무것도 안 먹는 습관이 들어 수업없으면 잊어 버린다.)
또
어제는 보강수업받으러 서울 다녀와서...
우유 마실 새가 없었지.
우유가 많이 밀리면 나는 곧잘 타락죽을 끓인다.
駝酪粥은 쌀에 우유를 넣고 끓이는 우유죽인데 고려시대부터 궁중에서 먹었다.
나는 25년 전 말차를 마신 뒤로는
말차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어머니가 농사지어보낸 단호박을 쪄서 넣어도 색과 맛이 기막혔었다.
암튼
지금부터 낮에 끓여 먹은 말차 타락죽을 올려본다.
(혼자 사진 찍느라ㅎㅎㅎ 막상 내가 먹은 죽은 다 식어버렸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4인분: 불린 쌀1컵,물3컵,우유3컵,말차5g, 소금 꿀 약간씩
웃기용으로 송화가루,잣, 찻잎두어장

종이깔고 다진 잣에 송화가루를 버무려둔다.(차꽃부리용)

다완을 예열한 후 차선으로 격불擊拂하여 말차를 풀어 둔다.

불린 쌀 한 컵에 물한컵을 넣어 믹서기에 갈아서 체로 거른 후
물 두 컵을 붓고 센불위에 얹어 밑바닥까지 잘 저어준다.

부글 부글 끓어 오르면 우유를 붓고 젓다가 중불로 서서히 끓여준다.
죽이 다 끓었으면 소금넣어 저어서 한 그릇 떠놓고
말차를 풀어 고루 섞어준다.

말차를 넣은 죽은 꿀을 조금만 넣으면 차성분의 흡수에 유익하고
누구든 잘 먹을 수 있다.

먼저 떠 낸 죽은, 말차 저은 차선끝으로 살짝 눌러 장식을 하고~
이대로 먹는 죽은 고소한 맛과 우유의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다.

이 백자그릇 좋아서
여름에 소안 도자기에서 보고 바로 샀다.(뚜껑꼭지 붉은색하고 한 벌로)
그때 내 머릿속에 그려진 그림을 이제사 그려본다.

우유죽 한수저로 다섯장의 흰 차꽃잎을, 송화가루로는 꽃술을 표현한다.
마당에 차나무 잎도 따서 얹어 보고~


이 그릇은 백산 권영배님 작인데 설예원에 50 개가 있다.
차회열 때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찻자리가 길어질 때면 타락죽을 끓여낸다.
꿀을 조금넣어서 茶醉도 없앨겸 맛도 좋다.

흰죽은 차꽃빛으로 생각하고, 가운데 송화를 뿌려 꽃술을 표현하고 찻잎도 살짝~
어느 땐 말차를 뿌리기도 하고, 차꽃이 필 때는 차꽃송이를 올려낸다.
(무심히 죽 그릇 뚜껑을 열어보고 놀라던 손님들의 즐거운 칭찬이 떠오른다.)

(이 녹유 죽그릇은 작년여름 통도사갔을 때 혜광요에서 성전암스님이 사주신거다.
하나씩 고르라고 했을 때, 우리 회원들이 주로 다기를 택했고
나는 타락죽 담아먹겠다며 이 그릇을 집어들었다...그리고 스님 전주 오시면 죽끓여 드리겠노라 너스레도 떨면서...)
첫댓글 이 정도 경지에 오르려면 몇년이나 공부를 해야지요?
보기만해도 감탄입니다.그리고...어느정도 귀빈이 돼야 얻어 마실수 있는 지요.
아~먹고 싶어요. 불러 주세요~~~~~~~~~
사진찍느라 식은 죽 드시었고


저는 그림 감상하느라 죽이 식는줄도 모르겠어요.. 
예뻐서 감상하느라 어디 먹겠어요
^^ 이 정도면 
맛이 없어도 용서가 될 것 같은데...울 원장님 성격에 맛이 없으면 내놓질 않으실것이고,,...언제 먹여주실거죠

바쁘실텐데 이렇게 말차 타락죽을 끓여서 눈을 즐겁게 해 주신 원장님 고맙습니다. 맛은 어떨지 정말 궁금하네요
미음인데 우유맛이 나서 좀 부드럽구요. 말차를 넣은 것은 차향이 향기롭죠. 언제든 일주일전 예약 받겠습니다.
쌤



예약한분들이 모여질때 저도 불러주심 머리카락 휘날리며 뛰어갈라고욤^^
맛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