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서울 서라벌, 저자 거리에 나타난 땡땡이 중 ,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잔뜩 술 취한 걸음새로 비틀거리며 술주정하듯 소리를 지릅니다.
“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내게 빌리겠는가. 나는 하늘 떠받칠 기둥을 찍으리.”
* 한국인이 우뚝 서 있습니다.
여기 대초원 넓은 풀 밭 위에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두 개의 기둥이 하늘을 받치며 서 있습니다.
두 개의 기둥 사이에 세 개의 작고 붉은 토막들이 위쪽에 겹쳐져 포개 있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조각가 수비라치의 <하늘기둥>이라는 작품입니다. 높이는 15M. * ( 5.5 X 3.5 X 15.0 m)
" 내 작품 '하늘기둥' 은 철근 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다음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 태극기의 '음양'에서 힌트를 얻은 수직적 부분.
- 한국 전통에 따라 하늘을 상징하는 세 개의 직선. 이는 태극기에도 있다. 이 세 직선은 위의 수직적 부분에 의해 지탱된다.
나는 이 두 요소를 구별하기 위해 프레임 부분에 각각 다른 색채와 질감을 사용했다.
이 작품에서 나는 고향인 스페인적인 요소와, 수천년 역사의 한국적 전통을 융화시키려 했음을 밝혀둔다. "
술 취한 땡땡이 중, 원효대사가 요석공주를 맞아 신라(新羅)라고 불리는 하늘을 떠받드는 기둥인 설총을 낳았다면,
그로부터 1300년이 훨씬 지난 1987년, 스페인 사람 수비라치는 대한민국의 서울에 이 <하늘기둥>을 세웠습니다.
= * 태극기 = 하늘기둥
우뚝 서 있는 두 개의 기둥은 태극기의 푸른 색 음(陰) 과, 붉은 색 양(陽)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기둥 사이에 겹쳐 있는 세 개의 작은 토막들은 태극기의 사방에 있는 4괘, 즉 ' 건 이 감 곤'의 세 줄을 나타냅니다.
수비라치의 눈에는 '음양'의 태극은 아버지와 어머니, 네 귀의 '건이감곤'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으로 여겨졌나 싶습니다
" 세 직선( 3토막)은 위의 수직적 부분(2 기둥)에 의해 지탱된다."는 작품 설명과 연결이 잘 됩니다.
그러고 보니 하얀 바탕은 영토, 음양의 태극은 국민, 건이감곤의 사괘는 정부를 나타낸다는 태극기의 의미를 ,
스페인 사람 수비라치는 미리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늘기둥을 한자로 천주(天柱)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옛 선조들은 지리산 천왕봉을 하늘을 떠 받치는 기둥이라하여 정상에 '천주(天柱)라고 새겼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 우왕 때,
하늘을 뒤덮으며 몰려온 시커먼 기운이 마침내 해를 가리고, 대궐 안까지 노루가 뛰어드는 변고가 일어나자,
사람들은 ‘정치를 잘못한 왕에 대한 하늘의 노여움’이라 여겨 마침내 고려는 멸망하고,
이성계가 천제의 천명을 받아 하늘기둥이 되어 조선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하늘기둥 별자리'가 된 건국의 정당성을 뒷받침해 줍니다.
중국의 창조신화의 주인공 여왜는 공공신 (神 )이 하늘을 받치던 기둥을 쳐서 부러뜨리자,
동해 큰 거북의 다리를 잘라 하늘을 받치도록 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국인이야말로 신이 계신 하늘과, 만물이 태어나는 땅을 이어주는 위대한 존재, '하늘기둥'이라는 것을 슬며시 내비칩니다.
*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손잡고
1988년 9월 17일, 세계인의 시선은 대한민국 서울에 나타난 '기적'에 쏠려 있었습니다.
30여년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 서울에 전세계 160개국 1만 3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
이념과 인종의 차별을 뛰어넘은 '사상 최대의 세계인의 축제' 24회 올림픽대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두 차례 모두 반조각 올림픽으로 '실패'한 대회라면,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160개국 중 한국과 수교 없이 북한과 단독수교를 맺고 있던 국가가 25개국,
한국은 물론 북한과도 미수교 상태에 있던 국가가 2개국.
대부분이 공산국가인 이들 미수교국이 대거 서울올림픽에 출전해서 한국 및 한국민과의 우의를 두텁게 하고 상호교환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한국의 국제적 지위 향상은 물론, 세계평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을 세계인들이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하늘 향해 팔 벌려
고요한 아침 밝혀주는 평화 누리자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손잡고
서울올림픽 공식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Hand In Hand)"입니다.
수비라치는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대한민국'이 이 순간부터 '하늘기둥'의 자리에 올라,
서로 손잡고 사랑하며 세계평화를 떠받칠 위대한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영원한 대한민국 !!!
조각작품 <하늘기둥>은 태극기의 문양에서 영감을 얻은 모티브가 되었지만,
바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표상이며, 세계인 앞에 우뚝 선 위대한 한국인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