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 호반 무
거칠다, 걸다, 거칠다
武의 갑골문 武의 금문 武의 전문
武의 갑골문, 금문 및 전문 자형은 모두 戈와 止의 합자이며, 戈는 크고 분명한 동작상의 어기를 나타내며, 止가‘걷다, 걸음’인 것에서 비슷한 소릿값을 가지는‘걸다(/많고 진하다)’로 사용되고, 다시‘걸치다(/행동이나 성격이 사납고 공격적인 면이 있다), 걸치다(/일정한 횟수나 시간, 공간을 거쳐 이어지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武力(무력 ; 군사상의 힘/때리거나 부수는 따위의 육체를 사용한 힘), 武術(무술 ; 무기 쓰기, 주먹질, 발길질, 말달리기 따위의 무도에 관한 기술), 武器(무기 ; 전쟁에 사용되는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 등에서 武가‘거칠다’의 뜻입니다.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老子』
군사(軍事)를 잘 하려면 거칠지 않아야 하며, 싸움을 잘 하려면 노여워 않는다.
상기 예문의 武는 어떤 사전에서는‘자랑하다’로, 또 어떤 경우에는 글자 그대로‘무용(武勇)’의 뜻으로 풀이하는데, 실제로는‘거칠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武의 가장 일반적인 뜻인‘굳세다’로 새길 경우, 전체 문맥이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武士(무사)는‘굳센 군사’라고 해도 무방하나, 실제로는‘거친 사내’가 가장 적합한 풀이입니다.
下武維周 世有哲王. …, …, 成王之孚 下土之式. …, …, 昭茲來許 繩其祖武. 『詩經·大雅』
아래로 주(周)나라에 걸치도록, 세세(世世)로 철왕(哲王)이 있네. …, …, 임금의 미쁨을 이루어, 아래로 땅의(/에) 걸친다. …, …, 이에 밝아옴이야, 그렇게 할아버지의 거쳐 옴을 계승함이다.
상기 구절의 첫 번째 武는 일반적으로‘발자취, 계승하다’등의 뜻으로 새기고, 두 번째는‘잇다, 계승하다’로 새기며, 세 번째는‘자취, 유업’등으로 새기는데, 실제로는 모두 ‘걸치다(/일정한 횟수나 시간, 공간을 거쳐 이어지다)의 소릿값을 나타냄을 알 수 있습니다.
賦 구실 부
거두다, 거티다
賦의 금문 賦의 전문
賦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재물과 재화의 뜻을 나타내는 貝와, 武의 합자이며, 武의 ‘거칠다, 거치다’에서 ‘거두다(/여러 사람에게서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아들이다), 걷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거두다’의 옛말은 ‘거티다’이며, 이 ‘거티다’와 ‘거치다’는 거의 유사한 소릿값을 가집니다.
賦稅(부세 ; 세금을 매겨서 부과하는 일), 賦課(부과 ; 세금이나 부담금 따위를 매기어 부담하게 함), 割賦(할부 ; 돈을 여러 번에 나누어 냄) 등의 성어에서 賦가‘거두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天賦(천부)는 현재의 국어 사전적으로는‘하늘이 주었다는 뜻으로, 타고날 때부터 지님’라는 식으로 일반적으로 정의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뜻이라면 賦가 아닌‘附(붙일 부)’가 쓰여야 합니다. 天賦의 실제 뜻은‘하늘로부터 거두어들이다’로, 인위적인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자연그대로, 본래그대로 생겨나 있는 덕(德)을 말하는 것입니다. ‘천부(天賦)의 자연, 천부(天賦)의 경관, 천부적(天賦的) 재능’등의 예들과 견주어 보면 더욱 분명해 집니다.
附與(부여 ; 사람에게 권리ㆍ명예ㆍ임무 따위를 지니도록 해 주거나, 사물이나 일에 가치ㆍ의의 따위를 붙여 줌)는‘붙여 주다’의 뜻인 반면, 賦與(부여 ; 나누어 줌)는‘거두어 주다’로, 여기저기서 조금씩 할당받아 모아서 준다는 뜻이 됩니다.
賦役(부역 ; 국가나 공공 단체가 특정한 공익사업을 위하여 보수 없이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책임을 지우는 노역)도‘역(役)을 거두다(/여러 사람에게서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아들이다)’의 뜻입니다.
賦(부) (1) ≪시경(詩經)≫에서 이르는 시의 육의(六義) 가운데 하나. 사물이나 그에 대한 감상을, 비유를 쓰지 아니하고 직접 서술하는 작법이다.
(2) 한문체에서, 글귀 끝에 운을 달고 흔히 대(對)를 맞추어 짓는 글.
(3) 과문(科文)에서, 여섯 글자로 한 글귀를 만들어 짓는 글.
악곡의 한 형식으로‘賦’자가 한(漢)나라 이전에서부터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시경에서‘비유를 쓰지 아니하고 직접 서술하는 작법’은‘걸다(/말씨나 솜씨가 거리낌이 없고 푸지다)’에 견줄 수 있습니다. 즉‘걸걸하게’뿜어져 나오는 진솔한 감정의 표현 방식을 賦라고 한 것입니다.
虣 사나울 포
호랑이처럼 거칠다, 사납다
虣의 전문
虣의 전문 자형은 虎와 武의 합자이며, 虎가 비유의 대상물을 나타내며, 武의 ‘거칠다’에서 ‘호랑이처럼 거칠다’에서 ‘사납다’의 뜻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