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선보던 날, 어머니는 탁자 밑에 손을 감췄다 옆자리에 앉았던 아버지의 눈길을 피한 체 지꾸만 내려다 보면서 손을 만지작 거리셨다 어머니 오른 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에 파란 하늘이 내려 앉았고 닳아 없어진 손톱 밑에는 까만 그림자가 졌다 "고구마순을 만졌드만 요모양이다. 사돈 될 사람 보기 민망하다야."
고구마순을 벗기면서 가만히 내 손가락을 들여다 본다 어머니 손가락에 내려 앉았던 파란 하늘이 있고 누이의 손톱을 물들였던 봉숭아 이파리가 머물렀다 벗기면 하나씩 드러나는 속 살 같은 유년과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어머니 푸른 손톱이 이곳에도 있다.
첫댓글 요리도 직접허시는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