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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치 월급 모아 불우이웃 도와
전국 초미니시인 계룡시 금암동사무소에 지난달 14일 군복을 입은 낯선 방문객이 찾아왔다. 공군본부 소속 백승준 병장(26·사진 왼쪽)이었다. 그는 “어려운 노인이나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동사무소 직원에게 밝혔고 이 내용은 곧바로 시청에 보고됐다. 같은달 31일 백 병장은 시에서 추천한 독거노인, 청소년 등 4명에게 50만원씩 200만원을 전달했다.
사실 200만원은 백 병장의 군생활 전부나 마찬가지다. 이 돈은 2007년 입대한 백 병장이 이병-일병-상병-병장을 거치면서 받은 25개월치 급여이기 때문이다. 사병 월급체계는 이병 6만8000원, 일병 7만2000원, 상병 8만원, 병장 9만원으로 평균치 8만원을 25개월 모아야 200만원이 된다.
백 병장은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받은 돈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일에 쓰고 싶었다”며 “나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돼 너무 기쁘다”고 쑥스러워했다.
경기 용인 수지고를 거쳐 건국대 응용생명과학부에 진학한 백 병장은 입대 전에도 2주에 한번씩 장애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장애시설을 찾아 아이들을 씻기고 화장실 청소를 도왔다”며 “작은 도움에도 활짝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끼곤 했다”고 말했다. 백 병장은 입대 직후 신문에서 불우이웃을 돕는 사람들의 기사를 접하고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최근 백 병장의 선행을 접한 이계훈 공군참모총장(오른쪽)은 “백 병장이 공군 병사인 것이 자랑스럽다. 백 병장의 선행은 우리 장병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직접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을 교수라고 밝힌 백 병장은 오는 27일 제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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