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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앞바다 다이어몬드제도를 아시나요?
남도여행대가 전기철의 섬산행 - 자은도 두봉산
두봉산 정상 삼거리에서 바라본 자은도 동남쪽 조망.
바로 앞으로 암태도 승봉산이 손에 잡힐듯 보인다.
자은도(慈恩島)는 목포에서 서북쪽 해상 41.3km 지점에 있다. 면적 52.18㎢, 해안선 길이 56.8km, 인구 2,444명, 가구수 1,307(2014년)이며 우리나라 3천여 섬 중 13번째로 큰 섬이다.
동쪽으로는 증도면과 동남쪽으로는 은암대교로 암태면과 연결되고, 서남쪽으로는 비금면과 접해있다. 섬이지만 어업보다 농업이 활발해 쌀 대파 땅콩 천일염 함초 등이 유명하다.
자은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은암대교
건설 중인 새천년대교.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한다.
특히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4개 섬은 연도교로 이어져 하나의 지역으로 묶어져 있어 차량을 이용하면 네 섬을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새천년대교가 2018년 완공될 경우 자은면 팔금면 안좌면 암태면이 육지인 목포시와 연결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비금면 도초면 하의면 신의면 장산면 등 신안군 주요 모든 섬들이 이 다리를 통해 육지로 연결된다. 신안군 자은면 등 9개면 ‘다이아몬드 제도’를 연결하는 최단거리 육상교통망이다.
다이아몬드 제도는 신안군 비금•도초•안좌도 등 섬들이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펼쳐진 데서 이름을 따왔다. 새천년대교가 완공되면 천사(1004)의 섬 신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수산물의 수송비 절감은 물론 관광지 접근성이 개선돼 신안의 관광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서남해안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다.
자은도의 섬이름은 조선 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선조의 요청에 따라 왜군을 물리치기 위하여 온 당나라 장수 이여송을 따라 참전했던 병사 두사춘(斗四春)이 남의 나라에 와서 싸우다가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탈영하여 피신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전전하다가 자은도에 도착하여 보니 지형지세가 모난 데도 없고 평탄할 뿐만 아니라 인심이 좋고 난세에도 생명을 보전하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베풀어 준 뜨거운 사랑(慈)과 은혜(惠)를 못 잊어 그렇게 칭했다고 한다.
지금도 두봉산 동쪽 중턱에 두사춘이 숨어살던 굴 천혜방(天惠房)이 있다. 두사춘이 탈영해 숨어 있던 곳에서 원정군이 회군하자 그도 떠나면서 무사히 은신하게 된 것을 감사히 여겨 “이 굴이 내 생명을 구해준 굴이다. 하늘이 나를 구해준 굴이니 굴의 이름을 천혜방(天惠房)이라 하였다”고 전하여 온다.
두봉상 정상에 오른 산악인 하태경(56세, 자영업)씨
아름드리 팽나무숲도 보인다.
자은도 진산인 두봉산(斗峰山•363.8m)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교통로에 위치하였다. 자은도와 북쪽 증도 사이의 해협은 한반도 남쪽과 중부를 잇는 매우 중요한 항로였다. 다이아몬드 제도에서 높은 산인 두봉산 정상에 오르면 서남해를 침입하는 왜적들의 동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두봉산은 우선 인근의 섬산들이 100~300m에 불과한 데 비해 높고 정상부가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어 뱃사람들의 눈에 잘 띄어 항해할 때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하였을 것이다.
고려 우왕 3년(1377년)부터 조선 세종 23년(1441년)까지 이곳에 수군영이 위치했고,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해로를 확보하기 위해 섬 북쪽에 많은 일본인들이 자은도민을 강제로 동원해 땅굴진지를 만든 흔적이 남아 있다.
면소재지인 구영리(舊營里)는 조선시대 수군영(水軍營)이 있던 자리다. 기록에 따르면 종사품 관리가 수군 400여 명을 거느렸다. 막사는 두봉산 북서쪽의 성재봉(225m, 일명 두모산) 아래에 있다. 성재봉이란 성을 오르는 재가 있어서 그렇게 불렀을 것이다. 현재 자은초교가 있는 곳이 병사들의 훈련장이라고 전해온다.
성재봉 부근에는 돈대 규모의 성터가 남아 있고, 도자기 조각들이 많이 발견된다. 자은도의 면소재지 구영리 뒷산 성재봉에 구영봉화대(舊營烽火臺)가 위치한 것도 다이아몬드 제도에서 두봉산의 조망이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산행 들머리는 구영저수지 옆으로 나있다.
두봉산 산행은 면소재지인 구영리의 구영저수지에서 시작된다. 면사무소 앞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00m쯤 가면 구영저수지 왼쪽으로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이 안내도 바로 옆으로 곧바로 두봉산으로 진입하는 임도가 나있다.
시멘트도로가 끝나면 묵은 임도가 시작된다. 무선기지국을 통해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곧바로 임도를 오르면 능선의 헬기장에 닿는다. 무선기지국을 지나 자그마한 암릉을 오르고, 칙칙한 숲속을 10여 분 접어들면 구영저수지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만난다.
마의 계단이라 할 정도로 힘들게 올라가는 성재봉 등산로.
삼거리에서 성재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철도 폐목으로 만든 상당히 가파른 계단길이다. 숨을 헐떡거리며 오르는 등산로는 20여 분 이어진다.
허물어진 봉화대 산성 축대를 오르면 꽤 넓은 봉화대 성터(구영봉화대 산성터)가 나타난다. 숲이 없던 시절 전망은 최고로 좋았던 봉우리였다. 구영봉화대 산성터는 봉화대를 지키기 위하여 축성한 산성터로 추정된다.
봉화대 산성터 동북쪽 끝 조망 좋은 곳에 두봉정(斗峰亭)이 세워져 있다. 잠시 숨을 돌리기 좋은 정자다. 정자 위에 올라서면 자은도 북쪽 해안의 아름다운 둔장 해변이 내려다보인다. 멀리 임자도 증도 지도도 보인다.
대율재 사거리에서 지도판을 보는 관광객.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와서 능선으로 내려간다. 성재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주능선은 한껏 고도를 낮춘다. 이정표가 없다면 하산로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내리막이 길다.
우거진 서어나무숲과 조릿대숲이 시작된다. 20여 분 어두침침한 편편한 능선길을 기분좋게 따라 오르면 벤치가 설치된 널찍한 안부 대율재에 도착한다. 대율리에서 면사무소가 있는 구영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면사무소에서 두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지름길이다. 이곳에서 서쪽 하산길을 따르면 자은초교 밑 저수지 방면으로 내려설 수 있다.
다시 능선을 따라 오른다. 10여 분 고도를 높여가면 순간 앞이 확 트이며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착각하는 고인돌 쉼터가 나타난다. 멀리 자은도 동북 해변이 한눈에 보이고, 두봉산의 웅장한 암릉이 바로 앞으로 우뚝 솟아 있다.
도명사에서 두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등산로가 험하여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멀리 암태도 승봉산과 천사의 섬 다도해가 조망된다.
이 자연쉼터에서 시작되는 약 1km 구간이 두봉산 산행의 백미다. 암반 위로 이어지는 능선길 어디서나 조망이 뛰어나다. 안전을 돕기 위하여 설치된 철봉을 부여잡고 암릉으로 오르면 자은도의 북 서 남해안의 다도해가 수려하게 펼쳐진다.
40분간의 산행이 시종일관 좌우로 펼쳐지는 신안 다도해의 주옥 같은 섬들이 조망된다. 조그마한 암봉으로 오르면 어디서나 조망이 뛰어나다.
오른쪽으로 해남반도 진도 장산도 하의도 팔금도 안좌도 암태도 도초도 우이도 비금도 흑산도 홍도 다물도 대둔도 송도가 보인다. 맑은 날에는 제주도도 보인다고 한다.
왼쪽으로는 임자도 사옥도 지도 증도 해제반도 병풍도 대기점도 선도 매화도 등이 보인다. 멀리 영광 불갑산과 구수산도 보인다.
정상으로 오르기 전 전망 좋은 암릉에 오르면 두봉산 서쪽 암릉 너머로 자은도 서쪽 해안이 내려다보인다. 산불감시카메라와 정상 표지석이 설치된 지점은 조망이 좋지 않다.
안전시설물을 잡고 내려가는 산악인.
제1조망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는 산악인.
정상에서 터진목을 따라 내려가면 동쪽 유천리 일대의 염전과 개간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건너 암태도의 아기자기한 산자락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동쪽으로 영광 불갑산 구수산, 무안 승달산, 목포 유달산, 해남 흑석산 두륜산 달마산, 장흥 제암산 천관산이 도열해 있다. 맑은 날에는 순천 조계산과 광양 백운산까지도 보인다. 한동안 머무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두봉산 최고의 조망처다.
정상 삼거리에서 두사춘이 머물렀다는 굴 천혜방을 거쳐 유천리로 하산하는 코스와 도명사로 내려가는 두 코스가 있는데, 급경사 바위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도명사 방면이 무난하다. 산길이 다소 험하기는 해도 면소재지가 있는 구영리로 가려면 이 코스가 제일 편하다.
초반부터 절벽이 앞을 막는다. 난간과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도 머리가 쭈뼛해질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암릉 경험이 있는 등산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군대 유격훈련 정도는 아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뾰족한 암봉에 올라서서 뒤쪽을 바라보면 넉넉한 모습의 바위로 둘러쳐진 바위산 두봉산이 솟아 있다.
산행 날머리 도명사.
20분 정도 바위 지대를 내려서면 산길은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도명사 방면 산길이 나타난다. 습지대를 지나고 쉬엄쉬엄 걸어가면 산행 날머리 도명사다.
산행길잡이
성재봉에서 두봉산 정상까지는 전형적인 능선길로 조망이 좋은 곳이 많다. 중간에 대율리나 구영리로 내려서는 갈래길이 있는데, 대율리쪽은 교통이 불편해 이용객이 많지 않다. 정상에서 유천리 코스는 중간에 천혜방 바위굴을 경유하는 코스다. 하산시 약 40분, 오르는 데는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어떤 코스를 택하든 두봉산 산행시간은 3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 구영리 마을회관~도명사~정상~대율재~구영저수지~구영리 마을회관 원점회귀코스는 약 2시간30분 소요된다. 구영리 면사무소~무선기지국~성재봉~대율재~암릉지대~두봉산 정상~암릉~도명사 약 3시간30분 소요.
교통
승용차로는 서해안 고속도로로 목포시로 들어서서 압해대교를 건너 압해도 송공항으로 간다(서울서 4시간20분 소요). 광주에서는 무안고속도로~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한 다음 압해대교를 건너 송공항으로 간다(1시간40분 소요).
KTX(서울 용산역→목포역)가 2시간 간격으로 1일 12회 운행한다. 3시간20분 소요.
서울→목포 고속버스가 1일 10회 운행. 4시간 소요. 광주에서 목포행 직통버스가 수시 운행. 광천동 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소요.
목포 버스터미널에서 150번 시내버스, 목포역 보해상가 앞에서 130번 시내버스를 타면 송공항으로 간다. 약 1시간10분 소요. 요금 3,200원.
압해도 송공항에서 암태도 오도 선착장까지 첫배 07:00, 막배 19;00, 1일 1시간 간격 7회 운행, 30분 소요. 요금 3,300원.
암태도 오도 선착장에 닿으면 배 시각에 맞춰 자은도 구영리행 군내버스와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암태도와 자은도는 은암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버스는 유천리 도명사 방면으로 가지 않고 구영리로 곧바로 들어가므로 선착장서부터 택시를 이용하거나 버스 이용 후 구영리에서 도보로 고개 하나 넘어 1.3km 떨어진 도명사로 걸어서 접근한다.
자은도를 여행할 경우 연도교로 연결된 인근의 암태도 안좌도 팔금도의 명소를 찾는 것은 덤이다. 자은 개인택시(010-2020-9246) 1시간당 30,000원.
숙소 & 맛집
구영리 솔식당 백반.
신안군이 자은면 백산리 양산 해수욕장에 자은도 자연휴양림(33.2ha)을 개설했다. 객실 10실과 세미나실(100㎡)로 구성된 산림문화휴양관과 해변 산책로(5km), 취사장, 샤워장, 주차장 등을 갖췄다. 부근에 길이 2km 너비 300m의 양산 해수욕장이 있어 산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자연휴양림이다. 군에서 직접 관리. 예약 문의 061-240-8454.
둔장 해변 어촌체험마을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돔텐트가 30동이 설치되어 있으며, 연중 무휴로 개장한다. 1일 이용요금 50,000원. 전기사용이 가능하며, 돗자리와 침구류가 구비되어 있고, 부대시설로는 파라솔 테이블(4인용), 바비큐 그릴, 샤워장, 화장실 등이 있다. 둔장어촌체험마을 관리사무소 061-271-8476.
이밖에도 구영민박(010-2433-5373), 해송가든(061-271-8857), 대성모텔(061-271-3488), 나무늘보펜션(010-9132-5459), 은실민박(061-271-8070), 자은바다펜션((070-7799-5455), 백길민박(061-262-0644), 정월민박(061-275-7220), 정숙펜션형민박(061-275-0234) 등 많다. 면소재지가 있는 구영리의 솔식당은 자은도에서 나오는 농수산물을 주재료로 조리하는데 맛깔스러운 백반으로 산악인들에게 유명하다. 1인분 7,000원. 단체로 80명을 수용할 수 있다(061-271-6200, 8087).
자은자연휴양림.
명소
백길 해변.
• 백길 해변
일명 치유의 섬, 힐링의 섬으로 불리는 자은도는 50여 해변과 10여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섬이다.
광활한 해안선을 따라 고은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백길 해변은 여기가 과연 우리나라인가 싶을 정도로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진다.
송림이 울창해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으며, 주변에서는 갯바위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둔장 해변.
• 둔장 해변
일몰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둔장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만도 3km에 달한다.
고운 백사장과 완만한 수심은 해수욕장으로서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어촌체험장도 마련돼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분계 해변.
• 분계 해변
깨끗한 모래사장과 해안을 따라 펼쳐진 울창한 아름드리 송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어른 팔로 감싸기 어려울 정도로 굵은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시원한 그늘 아래 여름 피서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지도
5만분의 1 도초
출처 : 월간 사람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