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 가는 길 1
김주완
봄비 오는 날
나무는 비를 맞으며 생기가 돈다
오래 기다린 자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자를 맞는 설렘 때문이다
들풀도 땅도 조금씩 깨어난다
이런 날은 돌밭도 살아나고 있을 것이다
미끌미끌한 생명의 물기가 돌 것이다
질퍽거리는 황톳길을 가는 사람들
까실쑥부쟁이 여린 잎이 가슴으로 움트고
돌 껍질을 비집고 나오는
한 점 눈물이 날개돋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봄비 오는 날, 돌밭 가는 길 위에서
사람들은 어렴풋이
길의 끝은 언제나 허망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자욱이 웃음 터뜨리는 산딸나무 하얀 꽃을 생각하거나
푸릇푸릇 생명이 일어서는 청보리 밭을 그리는 것이다
첫댓글 우리들이 자란 천박한 돌밭 세상을 선배님 시심에서 옛 생각에 잠시 머물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