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간단합니다.
안하다, 못하다처럼 붙여쓴다면 이는 한 단어입니다.
'안 하다, 못 하다'는 두 단어이겠고요.
우선 '안'과 '못'이 부정부사일 경우는 띄어써야 합니다.
안02
「부」'아니01〔1〕'의 준말. ¶안 벌고 안 쓰다/안 춥다./비가 안 온다./이제 다시는 그 사람을 안 만나겠다./안 먹고는 살 수가 없다./행아는 마치 석고상 모양으로 앉아서 꼼짝을 안 했다. ≪선우휘, 깃발 없는 기수≫§
못04
[
몯ː]
「부」(주로 동사 앞에 쓰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 ¶시청 못 미쳐 있는 다방/못 미덥다/술을 못 마시다/초등학교도 못 마치다/잠을 통 못 자다/그는 아무도 못 말린다./금구에서 전주까지는 사십 리가 좀 못 되었다.≪유현종, 들불≫ §[<몯<용가>]
예문을 더 들어 보겠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니?
공부 안 할래? 안 해.
면허가 없어서 운전을 못 합니다.
못 하는 거지 안 하는 거니?
위 예문들에서 '안'은 전부 부정부사지요. 부사편에 나옵니다. 좀 더 의미를 따지면 '안'은 부정을 '못'은 '불능'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그럼 안하다?
'안하다'라는 단어는 없습니다.(사전에 나오지 않습니다.) 고로 '안 하다'는 언제나 띄어써야 합니다. 한 단어가 아니니 붙여쓰면 안 되지요.
이제 문제가 되는 것은 '못하다'입니다.
못-하다
[
모ː타-]「I」「동」【…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 ¶술을 못하다/노래를 못하다/물음에 답을 못하다.§「II」「형」「1」【…보다】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건강이 젊은 시절만 못하다. §「2」('못해도' 꼴로 쓰여) 아무리 적게 잡아도. ¶잡은 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되겠지./아무리 못해도 스무 명은 족히 넘을 것이다. §「Ⅲ」「동」「보」(동사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에 대하여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것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다/바빠서 동창회에 가지 못하다/배가 아파 밥을 먹지 못하다/성우는 어지럼증 때문에 자신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 머리를 끄덕였다. ≪이원규, 훈장과 굴레≫§「Ⅳ」「형」 「1」 (형용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상태에 미치지 아니함을 나타내는 말. ¶편안하지 못하다/아름답지 못하다/음식 맛이 좋지 못하다./그런 태도는 옳지 못하다§「2」(주로 '-다(가) 못하여'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가 극에 달해 그것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말. ¶희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치아/먹다 못해 음식을 남기다/보다 못해 간섭을 하다/기다리다 못하여 돌아갔다./배가 고프다 못하여 아프다./흥선에게 술을 따르고 있던 나인이 참다 못하여 얼굴을 새빨갛게 하여 픽 웃었다. ≪김동인, 운현궁의 봄≫§[<못다<용가>←몯+-]
하나씩 보겠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본동사의 쓰임인데, '못하다'가 불능으로 쓰이지 않았을 때.
ㄱ.술을 못하다, 노래를 못하다.
ㄴ.술맛이 예전만 못하다.
ㄷ.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될 거야.
술을 마시긴 하는데, 노래를 하긴 하는데 술에 약하거나 음치거나 한다는 뜻입니다. ㄴ의 못하다도 부정이나 불능이 아니죠? ㄷ도 마찬가지고요.
다음은 보조용언의 쓰임인데 '-지 못하다' '-다 못해'의 구조는 무조건 붙여쓴다고 보면 됩니다.
ㅁ.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이 일은 옳지 못했다.
ㅂ.하다 못해 말이라도 붙여 봐야지. 먹다 못해 남겼다.
종합해 볼까요?
철수:우리 밥도 먹었으니 노래방 어때?
영희:난 노래 못해. 알면서... 술이나 한 잔 더 하자.
철수:술? 나 술 못하잖아. 한 잔만 마셔도 취하잖아.
미진:난 어제 이빨 뽑아서 노래 못 해. 술도 못 해. 병원에서 일주일은 마시지 마랬어.
영희와 철수의 '못해'는 부족이고 미진의 '못 해'는 불능입니다. 이제 아시겠죠?
마찬가지로 '안 되다'와 '안되다'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스터디 때 물어보겠습니다.
첫댓글 선배님~* 그러니까.. <안하다> 라는 단어는 없고 < 안 하다 >라고 써야하며 뜻은 "부정"이고, <못하다>의 경우에는 <못하다>와 <못 하다>가 있는데 <못하다>는 "부족"의 의미고, <못 하다>는 "불능"의 의미라는 말씀이신거 맞나요..? ^^;;
넵. 맞아. 결국 못하다는 불능의 뜻이 없을 때만 붙여 쓸 수 있다는 것. '못'의 본래 의미는 불능이잖소. 그러니까 '못'을 띄어 쓰면 본래 의미를 강하게 가져서 부정문을 만드는데 '못하다'가 되면 부정(불능)의 의미가 없어지고 부족의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
헤헤~! 이제 알았다..!! *^^* 띄어쓰기 중요한거 알고는 있었지만.. <못하다>의 경우 띄여쓰기에 따라 뜻이 많이 달아지니까 더 중요하겠네요~ 선배님은 선생님같아요..^^&^^ (모자란 저에겐 더더욱~*)
붙여쓰고 띄어쓰고에 따라 의미가 바뀌게 되는데 이것으로 복합어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지요. 1.(키가) 큰 아버지, 2.큰아버지, 앞의 '큰'은 키나 덩치가 큰 본래의 의미이고 뒤의 '큰'은 아버지보다 서열이 높음을 의미하지요. 붙여쓰게 되면 즉 두 단어이던 것이 한 단어가 되면 그만큼 뜻이 바뀌죠. 그건 추상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하고 다양한 변화가 있습니다. '못 하다'와 '못하다'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어요.
음... 막 헷갈리는... 두 단어이던 것이 한 단어가 되면 추상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하고...? 예를 들어 주셨는데도 그게 어떤 관점인지 이해가 또 안되는.. ㅠㅠ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바뀌게 되는게 아니라는 것은 이해했어요~* 앞의 글 쓰고 50분후에.. ^^;;)
항상 헷갈렸는데 오늘 확실하게 알고 가네요.^^ 이런 것들을 잘 알아 둬야할 것 같아요. 띄어쓰기도 근본을 알면 잘 할 수 있는데..제가 띄어쓰기가 많이 약하잖아요. '정화는 띄어쓰기를 못한다.', '정화는 띄어쓰기를 못 한다.' 엄청? 큰 차이가 있군요.^^
'못한다'로 붙어쓰면 띄어쓰기가 자신 없거나 서툰 거고 '못 한다'로 띄어쓰면 100%틀린다는 말인데 그건 불가능하죠. 적절한 비윱니다.ㅎㅎ
갈수록 알수록 어려워집니다...^^
거친 피부 잠시 팩하는 시간에 공부하고 갑니다. 항상 얻을 것이 있는 울 카페..정말 좋아요. ^^
여러분들 덕분에 저 많이 배웁니다. 전 지난 1월 말경 이 카페에 가입했는데 여긴 안 열어보고 뭘 했나 몰라요. 아마도 스터디하는 분들만.. 이런 생각에.. 그제부터 읽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도 <깔끔하게 끝내기> 한 권 살까봐요. 함께 공부하게...... ^^
그리고 이거 퍼갑니다. 복사해서 스터디 모임할 때 쓰게요. ^^ 감사합니다.
아...감사합니다. 안 잊어버려야 할 텐데...ㅎㅎ 못 한다고 겁내지 말고 못해도 세 번은 들여다 봐야 기억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