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론 (1) 장차 이 품을 간략히 설명하던 삼문(三門)의 분별을 하리니 첫째는 품의 뜻을 해석함이요, 둘째는 품의 명목(名目)을 해석함이요, 셋째는 글을 따라 그 뜻을 해석함이라. 앞의 뜻에서 현세(現世)에서 비로자나불과(毘盧遮那佛果)를 들었으나 신(信 : 믿음)을 이루지 못할까 두려워함이니 어찌 그러한가. 옛적의 뜻을 이끌어서 지금 증명하여 도가 그릇되지 않음을 밝힘이 된 연고이며, 도 고금제불이 삼세법(三世法)이 같은 연고로 그 믿음을 이루는 자로 의심치 않게 함을 밝힘이라. (2) 비로자나품이란 고불(古佛)을 이끌어서 이제 믿음을 밝힘일새 불호(佛號)로써 인하여 품의 이름을 삼으니라. 비(毘)는 종종(種種)을 이름이요, 자나(遮那)는 광명을 이름이니 법신의 지혜와 자비로 갖가지 교행의 빛을 시설(施設)하여 중생의 업장을 깨뜨리어(破) 말한 연고이니라. (3) 글을 따라 해석한 것은 십오단(十五段) 가운데 사불(四佛)이 이 세상에 나오심은 비로자나 부처님의 한 이름이 각각 세간의 근기를 따라서 이름이 다름이요, 이 부처님이 다름이 아님을 밝힘이니라. 이 경의 아래에 낱낱 부처님의 이름이 법계와 중생계와 같은 수연(隨緣 : 인연을 따라서 0의 이름을 갖춤은 세간의 일체 명호가 모두 이 제불(諸佛)의 명호이니 여래의 광명이 일체 법에 두루 함이니라. 마치 허공이 모든 법을 다 함유하여 두루함과 같음이니 맑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음이니라.
1. 과거의 인연을 밝히다 2. 갖가지로 장엄을 이룬 성(成)
☞ 해설 이 성의 동쪽과 서쪽과 남쪽과 북쪽 모두에 한량없는 부처님의 나라가 있으니 이 곳의 동쪽에 염광명(焰光明)의 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염광명의 성 안에는 인간왕이 사는데, 백만 억 나유타 성이 있다고 하였으니 나유타란 무수한 숫자를 말하는 것으로서 유식종에서 Nayuta라고 하고 또는 Ayuta라고도 합니다. 일, 십, 백, 천 이렇게 10수 다음에 그 10수의 10배 한 것을 아유타라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10의 자승한 수의 숫자입니다. 그리고 아유타의 숫자 이상의 수는 102개를 들어서 그 이상의 숫자도 있다고 합니다.
3. 백만 억의 성과 함께하다 4. 첫 번째 부처님이 오시다 5. 연꽃 속에서 부처님이 출현하시다 6. 부처님이 놓으신 광명
☞ 해설 일체 대연화(大蓮華) 가운데에서 부처님이 홀연히 출현하시니 몸은 비추니 못하는 곳이 없으십니다. 보주(普周)한 모든 불찰(佛刹)에서 일시에 부처님은 출생하신다 되어 있고, 합론에서 정(正)히현(顯)함이라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무변 묘색신이 구족청정(具足淸淨)하여 일체 세간을 능히 색광(色光)한다 한 것은 빛으로 비춘다 함입니다(★ : 미간 백호광명을 낸다 한 것은 부처님의 선근 공덕이라 하였다.). 선근에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복(福)을 쌓음이니 복은 시(施), 인(忍), 지(智)로서 즉 베풂과 참음과 지혜입니다. 둘째는 고(苦)를 멸(滅)할진대 믿음으로 근본이 된다 하신 것입니다. 셋째 무상혜(無上慧)로서 구할진대 게으르지 아니함으로 근본을 삼는다 하였습니다. 열반경에 이르기를, "다 자비한 마음으로 찬탄하여 구함은 선근 공덕이 됨이라 하였으며, 방일하지 아니하며 항상 시혜(施惠)하는 마음이 보살의 뿌리"라 하였습니다. 이어 무진근(無瞋根)을 이루는 것과 무탐근(無貪根)이 이것입니다.
‡종달새 어느 봄날 하늘 높이 종달이가 날고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멀리에서는 종소리도 들려 왔습니다. 봄처녀가 나물을 캐다가 물끄러미 먼 하늘을 바라보다 날고 있는 종달새를 쳐다 보며 듣기가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종달이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그 소리가 섞여서(그러니까 먼저 나은 소리와 나중에 나온 소리가 뒤섞인다면) 소리들이 하늘에 맴돈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요?. 그렇게 되면 아무 소리도 분간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사람의 말소리도, 새의 지저귐도 분간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소리는 어떠한 과정으로 앞과 뒤가 순일하게 차례로, 앞의 소리는 감추고 뒤의 소리가 다시 이어져 나오게 하는 어떤 신통함이 있을까요.
‡집을 잘 지으면 비가 새지 아니 한다. 제나라 임금인 정곽군(靖郭君)이 자기 영토 변방에 성을 쌓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군졸들을 풀어서 매일 그들로 하여금 채찍을 쓰게 하여 성을 쌓는 일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성을 쌓는 일에 반대도 하고 비웃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정곽군은 "식객(食客) 가운데 내가 성을 쌓는 일에 대해 세 마디 이상의 말을 하는 자가 있으면 그들을 죽일 것이다." 하면서 부하에게 어떠한 사람이 찾아 오더라도 안내하지 말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사람이 찾아와서 말하기를, "임금님이 세 이상 하는 사람은 죽인다 하니 내가 세 마디만 해야 하겠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안내를 맡은 사람이 정곽군에게 말하기를,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세 마디 말만을 하겠다고 합니다. 어찌 할까요. "하였더니 이리로 데리고 오라 하였습니다. 그는 낙자춘(洛子春)이라는 사나이인데 임금을 만나자 마자 '대해어(大海魚)' 하고는 달아나는 것이었습니다. 임금이 그를 붙들어 오게 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도망을 치느냐" 하니 "죽고 싶은 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였습니다. 임금이 누가 죽인다고 하더냐 물으니, "임금님은 사람을 죽이는 일을 쉽게 생각하신다는 말을 사람마다 입에 담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임금이 "도대체 '대해어(大海魚)'가 무슨 말이더냐?" 하니, "임금님께서는 큰 물고기에 대하여 알고 있습니까?" "모르고 있느니라." 낙자춘(洛子春)이 말하기를, "대해에 큰 물고기가 있었습니다. 그 물고기는 물 속에 있을 때는 힘이 얼마나 센지 아무 물고기도 그를 당해 내질 못합니다. 몸집은 마치 황소와 같아서 크고 힘이 세며, 이빨은 날카롭기가 톱과 같습니다. 그래서 물 속의 물고기들이 그만 보면 모두 고개를 숙이고 무서워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큰 물고기도 뭍에 나오면 작은 개미나 땅강아지보다도 못합니다. 지금 임금님의 나라 제나라는 바다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임금님이 오래도록 제나라의 정권을 쥐고 계시면 바다에 있는 큰 물고기처럼 모든 물고기를 제압할 수 잇습니다. 그러나 제나라를 잃어버리면 나라 땅에다가 성을 쌓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설사 임금님이 성을 하늘에 닿도록 쌓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아니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임금은 성 쌓는 일을 중지하고 낙자춘(洛子春)을 재상에 앉혔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땅을 세우지 않고 우리들이 닦는 복이라는 것은 마치 개미성과 같은 것입니다. 부처님의 청정공덕해의 바다에서 우리들이 살아야 합니다. 사상누각을 아무리 높이 쌓아 올린다고 하여도 그것은 비만 한번 오면 와르르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7. 대위광 보살이 가지가지 힘으로 중생을 교화하다 8. 두 번째 부처님 출현하시다
⊙ 합론 명(明) 위광이 설송(說頌)할 때 즉시 광명을 얻었다고 하니 광명이란 청정공덕을 쌓았으므로 이룬 것이니라. 마니로써 장엄을 하고 엄식(嚴飾)함일새 모든 보살 대중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기만 하면 모두 광명을 얻는다. 광명이란 부처님의 위광(威光)이니라. 모두가 다 지혜광명을 얻었다 하니 지혜는 광명이라 한다.
☞ 해설 지혜는 왜 광명인가 하면 지혜가 없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말한다. 광명이라는 것이 부처님이 전깃불 같은 것을 가지고 오셔서 내방을 비춰 주는 것이 아니다. 광명이란, 내가 모르는 것을 얻는 것은 모두 광명이다.
9.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다 10. 10(十部) 여러 왕들도 부처님께 나아가다
⊙ 합론 일체공덕수미승운여래불은 숙세에 모든 공덕을 지었으므로 법회광명을 얻어서 이른바 일체공덕의 법취평등삼매를 얻었다. 일체법이 다 지혜광명에 들어가서 법을 얻으니 이것은 최초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보리심중에 들어가기 때문이니라. 다시 말하건대 망혹(妄惑)이 본래 공함일새 고로 이르되 청정이요, 명견(明見)을 안(眼)이라 말하니 견성한 육안이 곧 불안(佛眼)이라.
11. 부처님이 대위광 보살을 위하여 설하시다 12. 세 번째 부처님이 출현하시다
⊙ 경론 소 적조(寂照)하여 비추지 못함 없음이 보광명이다. 복과 복 아님은 두 가지가 있으니, 일(一)은 곧 선(善)이요, 비복(非福, 비복이라 함은 복이 되지 않는 것들)은 죄며, 이(二)는 복이 곧 상(相)이요, 비복은 곧 성(性)이니 쌍(雙)으로 성상(性相)을 요달할새 고로 경에 이르되 복덕이 곧 복덕상이 아니라 하니 이는 곧 심(深)함이요, 일체를 요지하는 것은 광이니 고로 해(海)라 한다. 또 복덕상을 말할 때 진복은 복으로써 복을 삼지 아니함이니 복이 된다. 법화에 이르되, 모든 법의 적멸한 상은 가히 말로써 선양하지 못함이거늘 방편력을 쓴 까닭으로 5비구를 위해 설했다 함이 바로 이것이다.
‡두 가지 성질의 화살 어떤 사람이 열심히 화살을 숫돌에 갈고 있었습니다. 그 화살은 이제 전쟁터에서 많은 전과를 이룰 것입니다. 비록 화살이 역할을 하였지만 공은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또 화살은 어떤 때는 자신이 갈아서 만든 것이 적의 활시위에서 나에게 돌아올 때도 있습니다. 화살은 주인을 모릅니다. 적의 장수를 쓰러뜨릴 수도 있고 아무런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화사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는 조종하는 대로 움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조 때 시공(矢工)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화살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 최고의 품질로 만들었기에 항상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임진난이 일어났습니다. 하루는 그가 열심히 화살을 만들고 있는데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누가 주문을 하였는가" 하자,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왜 그러면 그렇게 화살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가" 하고 묻자, 그가 답하기를, "왜 꼭 주문이 있어야 하느냐, 나는 항상 주문이 올 것을 미리 예측하고 이렇게 화살을 만든다. 머지 않아서 화살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의 전갈이 왔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드는 장인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을 따라다니면서 화살을 만드는 일을 평생 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하였답니다. 왜냐하면 나라를 구하는 일에 종사하였다는 자부심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나는 나라를 구하는 화살이요, 하나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가 됩니다. 사람이 하는 일도 때에 따라서는 그것이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합니다.
‡육신이 나인가, 영혼이 나인가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 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 非相 卽見如來), 금강경의 사구 게송입니다. "무릇 모양이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양을 보되 모양이 없는 것임을 알면 곧 부처를 볼 수 있다."라는 부처님의 설법입니다. 어떻게 모양을 보면서 모양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우리들을 분명히 사람을 보면 사람이라고 알 수 있고 돌을 보면 돌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돌을 보면서 돌이 아니라고 하고 사람을 보면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이 돌아가셨습니다. 영단 위에 있는 그분의 젊었을 때 사진이 참 그분인지, 아니면 고운 얼굴은 사라지고 늙고 쭈글쭈글한 얼굴을 가진 그분이 참 그분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노보살님은 불러봐도 대답을 하지 못하니 참 그 노보살님은 어디를 갔을까요. 노보살님이 기억하고 말하고 웃고 하던 그분을 도저히 만나보려고 해도 만날 수가 없습니다. 만약 그 노보살님의 진신(眞身)을 볼 수 있다면 여래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언젠가 고향엘 갔습니다. 우리 노모께서 구순을 맞이하셨는데 아들인 제가 가서 축수도 하여 드리고 모처럼 형제들도 만나서 그간 지나간 얘기들도 자연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옛날의 어릴 때 그 친구들은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세어가고 있었습니다. 옛날의 그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를 곰곰이 생각하여 보았으나 그 옛날의 어릴 때의 모습은 영영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러면 그가 누구인가. 앳되고 곱던 옛날의 그와 지금의 그가 무엇이 다른 것일까. 모두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나도 옛날의 내 모습은 없어졌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나인가. 상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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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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