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반 고흐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어디에서 본 듯한 이 작품,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뉴욕 근대미술관에 걸려 있다. 복제본으로 무수히 떠돌아 다니는 덕분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미지가 되어버렸지만, 막상 이 작품이 가진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새삼스럽게도 궁금해진다. 왜 우리는 반 고흐의 그림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가만히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밤’의 운행이 있다. 드문드문 위치한 조그만 마을의 집들에 불이 꺼지면 원래부터 이 세계에 존재했으나 그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았던 수많은 존재들이 조용히 그러나 매우 강력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칠흑 같은 하늘은 풍부하고 강렬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을 머금고 달과 별을 끌어안는다. 별들은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지금 우리의 눈 앞에 우주의 비밀을 폭로한다. 하늘 아래 검은 산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우주적 운행에 참여한다. 전면에는 반 고흐가 좋아했던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반 고흐 자신의 인용인 “오래된 숲의 선들처럼 비틀린 선”처럼 하늘을 향해 불타오르며 ‘깊은 시간’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에 비하면 아주 왜소해 보이는 마을 교회의 첨탑이, 그나마 하늘과의 교신을 위한 인간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듯, 높다랗게 솟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