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동해 포항 사장] “우승 못했지만 최선 다했다” [스포츠투데이 2002-03-20 11:51] “우승을 못해 아쉽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3년이었다.” 프로축구단 사장들 중 가장 의욕적으로 일해왔던 차동해 포항 스틸러스 사장(53)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99년 3월 ㈜포스콘 사장에서 포항구단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차사장은 21일 포항제철 주주총회를 통해 포항축구단 상임고문으로 발령받는다. 지난 3년간 한국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온갖 궂은일에 앞장섰던 차사장은 “지난해 FA컵에서 우승했더라면 조금은 덜 아쉬웠을텐데…”라면서도 “보람도 많았던 3년이었다”며 작별을 고했다. 차사장의 추진력은 타 구단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국내 최초로 유소년 해외유학에 앞장선 점이나 선수들을 위해 번듯한 클럽하우스를 지어준 일 등은 K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업적들이다. 99년 취임 첫 해에 중학 3년생 중 유망주를 선발해 유소년 해외유학을 적극 추진했고 브라질 지코축구학교 및 CIEI(브라질의 일반축구학교)와 유소년 육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1차로 유학생 15명을 지코스쿨에 유학 보냈으며 2차 유학생도 현재 브라질에서 연수 중이다. 장기적인 축구발전을 위해 80여억원을 들여 최신식 클럽하우스와 야간조명시설을 갖춘 전천후 인조잔디구장 1면을 조성해 완벽한 인프라를 구성하는데도 앞장섰다. 이는 K리그에 새로운 투자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차사장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FA컵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 차사장은 “3년간 우승을 못했으니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다음에 오는 사장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또 “나름대로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서 타 구단도 따라와주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하며 “우승에 급급해 특급 용병을 데려오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만 명문구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 99년 3월 사장으로 부임했던 차사장은 21일 ㈜포항프로축구 주주총회에서 1년 임기의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사장은 지난 3년간 성적을 내기 위해 비싼 선수를 영입하기보다는 인프라 구축과 장기적 선수 육성에 온힘을 쏟았다. 차사장은 운동장 4면을 갖춘 클럽하우스(100억원)와 컬러전광판(32억원)을 세웠고, A보드 로링광고와 인센티브 유니폼 광고를 최초로 실시했다. 또한 부임 첫해부터 어린 유망주를 브라질로 유학보내는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단을 운영했다.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지난해 FA컵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책임자로서 3년간 정상에 오르지 못했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본다면.
▲초기 2년은 인프라 구축에, 지난해는 선수영입에 전력을 다했다. 프로구단은 인프라 구축과 수익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다른 구단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기적인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프로구단은 인프라 구축과 유소년 육성에 적극으로 투자해야 하며, 또 독립법인으로 갈 수 있을 만큼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고 본다.
―후임사장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일단 인프라가 갖춰졌으니 이제는 실력으로 포항 구단을 명가로 재건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