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규모가 커지면서 화재예방을 위해 소방서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읍시내에 자리잡았던 정읍소방서도 조직과 규모의 확대를 위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지금의 호남고속도로 정읍 나들목 근처의 외곽지역으로 이전되었다. 하지만 정읍시내에 있는 소방서 건물은 아직도 정읍 사람들에겐 여전히 랜드마크로서 구실을 하고 있으며, 정읍 시민들에게는 여러가지 추억의 단상을 제공해주는 꺼리가 되고 있다.
정읍소방서 건물 외관중에 눈에 띄는 부분은 오른쪽에 설치된 화재감시용 망루이다. 그 옛날 정읍 시내에 단층 건물의 한옥이나 초가집이 대부분이었을 때, 2층 건물의 소방서 건물에 설치된 철구조물의 망루에서 바라보면 웬만한 화재는 감시망에 잡혔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리고 이곳에선 낮 12시 시보를 알려주는 이른바 '오포'라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서 시민들은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시계가 귀한 시절이어 이런 '소리 서비스'가 시민들에겐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은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지만 지금도 이곳을 지날 때마다 옛 시절이 떠오른다. 이곳을 지나 충렬사, 거룩한 얼, 성황산 약수터 등으로 뛰어다니며 아이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병정놀이하던 어린 시절까지도 .....
이곳의 지리적 특징을 살펴보면 소방서 건물을 기점으로 동쪽으로는 장명동이라는 조선시대의 중심지가 위치하며, 서쪽으로는 수성동이라는 일제시대 이후의 상가 지역(본정통)이 발달해 있다. 과거 정읍시내에서 화재예방을 위한 센터였던 곳이 지금은 출장소나 파출소처럼 한산한 모습의 의용소방대로 간판을 달고 있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시내에서 2층 소방서 건물의 망루는 초라하기만 하다. 더이상 화재 예방을 위한 도구는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같은 올드보이들에겐 타임머신의 역할을 제공하기 충분한 물건인 것 같다.
지금은 정읍의용소방대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오른쪽에 화재감시를 위한 망루가 설치되어 있다. 이 건물도 노후화되어 곧 철거되어 사라질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