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머리재 새인봉 갈림길...
중머리재를 오르면서 새인봉쪽을 바라보니
능선굴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바위산이 눈에 아른거린다.
백설이라 불리우는 하얀눈~~~
숲속 길에 들어서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느껴보는 산에 대한 그 감정과
이렇게 베당을 메고 땀을 쏟으며
산을 찾아 나를 찾아 숲을 걷는 느낌은 다르다
그것은 시간적인 제약이나 경제적 부담 때문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다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함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그리울 때 찾아가는 산
그 산은 나의 모든것을 포용해 준다.
선두를 보니 봉학씨, 순애씨, 연옥씨...
어디서 그렇게 강한 체력이 나오는지 물어보았더니
엄여사 왈~
어제저녁에 오늘 산행 체력보강을 위해
삽겹살에 상추삼을 그렇게 맛있게...
그것도 혼자서 가게에 앉아 얌얌했다나.......
그러면서 오늘은 힘이 철철 넘친다나..
순애씨 왈~~
요새 왠놈의 눈치없는 두 영감이 저녁마다 찾아와서
몸 보신을 시켜 주고 간다나...
봉학씨는 젊은 총각들의 기를 받아서 그렇고...
ᄏᄏᄏᄏᄏ
밤무대 아줌씨들 용타 용해.....
어쨌거나 하얀 눈과 어우러셔 발그레하게 변한
그 얼굴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예쁘게 보입니다. 그려....
믿거나 말거나
잡목숲과 거목 활엽수대를 지나..
약간의 계단을 딛고 올라서니
억새지대에 이어 중머리재에 다달았다.
억새만 무성하게 자라서 멀리서 보면
중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중머리재하 불리운단다.
저멀리 보이는 것이 중봉이고,
그 옆으로 아스라이 보이는 것이
무등산 정상부와 입석대,서석대라 한다
정상쪽으로는 군더기 없이 매끄럽고 광활한 산 사면이
속시원히 펼쳐져 있었다.

산은
이렇게 모진 눈보라와 풍파를 격으며
많은 것을 보고 듣어서 다 알면서도
말없이 묵묵히 그 수많은 비밀들을 묻어 두고 모른척 한다.
밤새껏 투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처럼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무겁다고 불평하지 아니하고,
늦게 온다고 꾸중하지 하니하며,
몇달 몇년씩 걸러서 왔다고 탓하지 아니하는
넓은 도량과 숭고하고도 늠름한 자태는
항상 우리들에게 경건한 마음으로
산을 오르게 하고 예의와 지혜를 일깨워 주며,
심오한 진리를 깨우쳐 준다
앞서 오르던 세 분 아줌씨들
서서히 힘들어 하기 시작한다
엊저녁에 먹은 보약들이 12시간 짜리 보약이라고 말하는 수동씨말에
엄씨 아줌씨는 그래도 자기는 3박4일짜리 약효란다
내가보기에는 1시간 짜리 약효도 안될 것 같은데..

장불재
입석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장불재...
무등산에서 중머리재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고산초원이다.
통신탑을 세워 놓은 모습이 마치 우주 정거장같은 모습이다
먼저 온 사람들끼리 기념 촬영이 있고...
후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무등산 등반에서 여기를 안보고 가면 의미가 없다는
엄포섞인 사무국장님을 말씀을 쫓아
무등산의 절경이라는 입석대와 서석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입석대~~
단석 위에 20 m 가량의 입석이 마치 석공의 다듬질을 받은 것처럼 서 있는데
자연은 신비한 그모습을 보고
모두들 감탄하며 기념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바쁜 와중에도 발간바지 홍윤근님의 사진값 계산이 이어진다
사업가 다우신 모습이다.
빨간 바지님 앞으로 돈 많이 벌면 우리 마음산악회를 좀 도와 주세요...
입석대 옆으로 조금 오르니 수정병풍이라고도 하는 돌무더기 서석대가 있고
밑으로는 눈에 부실정도로 햐얗고 깨끗한 눈꽃벌판이
시야에 펼쳐지는데 그 경관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멋지다는 감탄사만 나온다
찬바람과 무등산 정상을 뒤로 하고.
다시 장불재로 내려오니
어디선가 귀에익은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서회장님이 나무를 하다가
잘못하여 그시기를 잘랐네
그시기가 연못에 빠졌네
산신령이 나타나셨네..
금그시가 네 그시기냐 ...
난 외 미남회장님이 힘이 없는줄 물랐는데
그시기가 그시기해서 그렇구나.....
푸하하하하하하
회장님 부회장님...... 시근좀 드이소
배고프니 점심을 먹고 가자는 회원님들의 말씀은
눈덮인 하얀 산등성이 속으로 뭍혀 버리고
규봉암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혹, 지천명의 사랑에 있어서
몸으로 마시는 건 술이요.
가슴으로 마시는 건 사랑이라 했고.
스스로를 다스릴수 있는 마음가짐과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너그러운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했다
하루라도 안보면
못살 것 같은 날들 흘러가고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방황할 때
그래도 언제나 한결같이 웃으며
나를 반겨주는 이는 산 바로 그 산 뿐이였다,
그리고 규봉암에서 흘러나오는 저 염불소리......
언제 어디서 들어도 가슴속 깊이 깊이 파고 드는 저 소리...
후미 4명을 제외한 29명의 회원님들은 목탁소리를 가슴으로 느끼며
눈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저를 들었다
너거만 묵고 나는 안주나
줘봐라 못먹나 줘봐라 못먹나
안줘서 못먹지 안줘서 못먹지
내 귀에는 염불소리가 이렇게 들리는 것 같았다
부처님 저희들만 먹어서 죄송하네요...
후미분들의 도착과 함께 하산길은 재촉되고
터널같은 숲속길에서 보이는 것은 눈뿐이다
마냥 유치원생같이 꾸밈없는 마음으로
터널같은 눈길을 걸으면서
웃고 장난하며 할 것 다하면서 즐거워하는
수동씨, 경애씨,....그 마음 언제나 젊게 젊게 사세요
내려오는길은 평탄한 길이였지만
오랫동안 눈길을 겉다보니 조금은 지겨운 생각도
들었지만 갈대가 우거진 길을 걸을 때는
또다른 길을 겉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후식 준비를 위해 후미에서 선두로 나섰다
꼬막재를 지나면서 빠른걸음으로 내려와
산행의 추위를 녹이기 위한
어묵탕 준비를 위해 가스버느에 불을 붙였다...
한잔이 소주를 생각하면서....
오늘하루도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 수고해주신
회장님 이하 집행부 여러분들게 감사드립니다.
2. 20 일 산사랑 드림;산사랑 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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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산행후기 감동깊게잘 읽었네요.듣기만해도 가슴 설레이는 무등산의 아름다움 두고 두고 가 보고픈 산~함께하지 못해서운하네요 힘들면서도 즐겁게 올라가는 길에 하얀 눈들의향연이 펼쳐진 풍경 죽이지요 힘든만큼 아름다운 추억으로 고이고이 가슴에 담겨질것이라 믿습니다 늘사람냄새 폴폴나는 마음산 화이팅
언제나 실감나는 산사랑님의 산행일기는 생동감이 나네요 함께하지못해 아쉽지만 산행일기를보며 즐거워 해야 겠습니다 함께한 마음산 모두들 수고 하셨고 건강하세요 산사랑님산행일기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속을 들여다보는것처럼 속속들이 엮어놓은 산행기 꼭 함께한것같네요 .즐거운 산행 되셨다니 기쁘고 눈꽃이 만발한 무등산 함께하지 못했지만 산행기로 만족하며 다음산행 꼭 함께하기를 바랄뿐입니다 .^0^
잠시 생각을 떠올려만 봐도 눈덮인 산야는 몸서리치게 감동을 주는데 산행기에 더 감동이네요~~같이 못한것이 아쉬움인데 어찌 이토록 살살 놓여주는 눈꽃하며 행복함을 요렇게 솔솔 기억하게 해주시니 산행기 보는 즐거움에 푹 빠지고 갑니다....산사랑님 산행일기 고맙습니다.건강하세요~~
우와!!.정말 멋있다!..이번 겨울 마지막 눈꽃산행 정말 멋있었군요..다시 생각해도 아쉽기만합니다..멋진 산행기로 그때의 장면장면들을 상상해 봅니다..잘 읽었습니다.
우째 내사진은 하나도 업는 교 아자씨 여회원 사진만 찍나요 그라지마소 신격질 나요,,,,
그래도 말로만 듣던 무등산을 그것도 눈속을 다녀왔다는게 참으로 멋졌던 산행이였습니다. 역시나 산행은 늘 사람의 마음을 포근히 해주나 봅니다..오랜만에 산행기 적으신것 같으세요.. 다시금 무등산의 황홀함과 입석대와 정상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