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권씨 집성촌 저곡리 탐구

[벽초]

 예천 용문 맛질 (제곡리) 안동권씨 입향조이신 야옹선생(권 의)의 아들 권심언(權審言)은 아버지

를 위하여 야옹정(野翁亭)을 작은맛질에 세우고 후진 교육에 힘쓰기도 하였다

안동권씨(安東權氏) 예천군(醴泉郡) 용문면(龍門面) 저곡리(渚谷里, 작은맛질) 마을-경북 예천군(醴泉郡) 용문면(龍門面) 저곡리(渚谷里, 작은맛질)

저곡리(渚谷里)는 용문면(龍門面) 소재지에서 직선상 동북쪽으로 3㎞ 정도 떨어져 있다. 용문면 소재지가 있는 ‘금당실’에서 14번 군도를 따라 동북쪽으로 4.5㎞ 정도를 가면 춘우재(春雨齋) 고택이 위치한 저곡리 ‘맛질-작은맛질’이 나온다.

용문면은 예천군의 1읍 11면 중의 하나로 군의 서북쪽 끝에 위치한다. 저곡리(渚谷里)는 용문면의 동쪽에 위치하며, 사방 경계는 동으로는 대저리와 하학리, 서로는 능천리, 남으로는 상금곡리와 예천읍 생천리, 북으로는 하리면 율곡리와 접한다. 저곡리는 ‘맛질’이라고도 하는데, 저곡이라는 한자어를 훈차(訓次)한 것이다. 맛질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한천을 경계로 동쪽의 ‘큰맛질’, 서쪽의 ‘작은맛질’로 나뉘며 현재 행정구역상으로는 큰맛질은 대저리, 작은맛질은 저곡리다. 큰맛질은 마을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문계천을 경계로 위쪽의 저상, 아래쪽의 저하 마을로 나뉜다.

예천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맛질’은 ‘금당실’과 함께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예천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오는 말로 “금당실, 맛질은 반(半) 서울”이라는 알음에서도 짐작을 할 수가 있다. 이는 산골 마을인 금당실과 맛질에 대하여 ‘서울과 비교해도 크게 모자랄 것이 없다’는 예천 사람들의 자긍심이 담긴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두 마을이 예천의 대표적인 명문가의 세거지로 예천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두루 배출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말의 의미는 두 마을을 합치면 ‘서울의 절반 정도는 된다’는 뜻이 되는데 번화함, 권세, 규모, 짜임새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곡리는 예천군 지역으로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소저동과 백학동 일부를 병합하여 용문면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 저곡리의 순우리말 이름이 ‘맛질’ 또는 ‘맏일’인데, ‘맛질’이란 지명은 이곳에서 마(藷, 산약)가 대량 생산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또 미도(味道)라는 한자에서 유래하여 맛길(味道)이 되었는데 경상도 지역의 사투리로 ‘길’을 ‘질’이라고 하기 때문에 ‘맛질’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작은 맛질 저곡리에 전하는 말에 따르면, 1545년 안동 서후면 도촌리 출신으로 작은 맛질에 정착한 권의(權檥)가 4형제 중 맏이였기 때문에 맏길(맛질)이라 하였으며, 또한 높은 산이 사방으로 에워싼 가운데 큰 들이 펼쳐져 있어 맏일이라 불렀다고 한다. 맛질은 상금곡리 ‘금당실’과 함께 예천을 대표하는 양반마을인 동시에 인재의 보고였다. 문경송씨가 터전을 개척한 이후, 밀양손씨 사위에게 물려주었고, 밀양손씨가 후사가 없어 안동권씨 권의에게 물려주었다. 이후 금당실·맛질 지역은 이들 성씨들과의 혼인 관계로 얽히고 설킨 인척관계를 맺어 왔다. 그래서 이들 지역은 지금까지 함양박씨, 원주변씨, 안동권씨, 그리고 예천권씨, 의성김씨 등이 각기 집성촌을 이루며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또한 ‘금당실·맛질’을 함께 묶어 얘기한 것은 두 마을을 한 마을처럼 인식한 결과이기 때문일 것이다. 두 마을은 4㎞ 정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그러나 금당실 앞에 펼쳐진 ‘배날들’과 맛질 앞의 ‘저곡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사실상 이웃하고 있는 마을이라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 작은맛질 마을은 안동권씨 복야공파 후손들이 세거해온 집성촌이다. 복야공파는 시조로부터 10세 때에 상서좌복야상장군(尙書左僕射上將軍)을 지낸 권수홍(權守洪)을 파조(派祖)로 하며, 권수홍의 증손 권한공(權漢功)이 고려 충숙왕(忠肅王) 때 시중(侍中)을 지냈고, 그의 아들 권중화(權仲和)는 조선 태종 때 영의정(領議政)을 지냈다. 이 문중에서 크게 받드는 선조는 복야공 외에도 권수홍의 둘째 손자 권윤평(權允平)의 증손으로 고려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하여 예의판서(禮儀判書)를 지낸 권인(權靭), 권인의 아들 중랑장(中郞將) 권후(權厚), 손자 횡성(橫城) 현감 권계경(權啓經) 등이었다. 우찬성(右贊成)을 지낸 벌(橃), 공조판서 응수(應銖) 등도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 복야공파는 안동의 도촌(道村), 가일(佳日), 솟밤(松夜), 송사(松仕), 요촌(蓼村), 법곡(法谷), 봉화 닭실(酉谷), 예천 맛질 등 여러 처에 퍼져 살고 있다.

권계경의 아들 권개(權玠)는 벼슬이 수의부위(修義副尉)이고, 권개의 맏아들 권숙형(權叔衡)은 별시위사맹(別侍衛司猛)이고 『영가지(永嘉誌)』를 편찬한 권기(權紀)는 권숙형의 현손이다.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문인으로 문명이 높은 권호문(權好文, 1532∼1557)은 권개의 둘째 아들 권숙균(權叔均)의 손자이다. 권개의 동생 권곤(權琨)의 맏아들 권사영(權士英)은 아들 3형제를 두었는데 위로 권곤의 둘째 아들 권사빈(權士彬, 1449∼1535)은 송파에서 북후면 도촌리로 옮겨서 정착하였는데 권사빈의 차자 권벌(權橃, 1478∼1548)은 봉화 유곡리(酉谷里,닭실)로, 삼자 권려와 사자 권장(權檣)은 예천 저곡리로 이거하여 나가고 도촌리에는 맏아들 권의(權檥)의 장자 권심기(權審己)와 6자 권심행(權審行)의 후손이 세거하게 되었으나 권심행의 후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안동권씨 예천군 용문면 저곡리, 맛질 입향조인 권의(權檥, 1475∼1558)는 자는 백구(伯懼), 호는 야옹(野翁), 본관은 안동이다. 권사빈(權士彬)의 맏아들로 권벌(權橃)의 형이며, 정암 조광조의 문인이다. 1507년(중종 2) 진사시에 합격하고, 1509년(중종 4)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成均館典籍)을 거쳐 의흥(義興) 등 두 고을의 현감을 역임하면서 업적을 남겼다. 스승 조광조와 더불어 향약(鄕約) 시행에 대하여 깊이 상의하였고, 의흥현감 때는 향약을 군민에게 권장하여 태평성대를 누리기도 하였다. 안동 도촌에서 작은 맛질로 옮겨 살면서 후손들이 일가를 이루었다. 아들 권심언(權審言)은 아버지를 위하여 야옹정(野翁亭)을 작은맛질에 세우고 후진 교육에 힘쓰기도 하였다.

맛질의 야옹정(野翁亭)은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야옹 권의(1475∼1558) 선생이 벼슬을 그만 두고 고향에 내려와 향약을 제정하고 사회교화에 힘쓴 덕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아들 권심언이 명종 21년(1566)에 지은 정자이다. 앞면 4칸·옆면 3칸이며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되어있다. 왼쪽에 6칸 대청마루가 있고, 오른쪽에는 온돌방이 놓여있다. 대청 앞면에는 넓은 툇마루를 만들어 전체적으로 누각의 느낌으로 꾸며졌다 건물이 수리로 인해 일부 바뀌었다고 하며, 대문간 전면에 수풀이 우거져 있어서 건물의 모습을 접근할 수 있는 차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나, 조선 초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권의의 무덤은 하리면 주초리 함포산에 있고, 다수의 유고(遺稿)가 남아 있다.

 야옹정 동편에 있는 옥산정이라는 정자이다. 중수기는 흥해 배씨 동환이라는 분이 쓴 것이라 기록되어 있다.

권만원(權萬元)  조선 때 司藝(사예)를 역임.　거창공(居昌公) 휘(諱) 권심언(權審言)의 후손

권만원(權萬元)

  1) 유경(有慶)의 손자이고 염(濂)의 차자로 숙종(肅宗) 9년 계해(癸亥)에 출생하였음.

  2) 자는 선백(善伯) 호는 옥산(玉山)이며 영조 9년 계축(癸丑)에 문과(文科)에 급제하여 방목(榜目)에 등과록(登科錄)이 있고 관작은 사예(司藝)였음.    3) 문집은 {옥산유고(玉山遺稿)}가 있으며 1999년인 기묘(己卯)에 국역(國譯)으로 발간하였음.

  4) 을축(乙丑) 졸로 묘소는 예천군 용문면 백학산(白鶴山) 갑좌(甲坐)에 있음.

  5) 배위는 숙인(淑人) 청송심씨(靑松沈氏) 통덕랑(通德郞) 국양(國良)의 딸이며 무진(戊辰) 생이고 갑술(甲戌) 졸로 묘소는 고묘(考墓)와 합폄되어 있음.

 연곡고택 서편 춘우재 서편 뒷쪽에 사람들이 살지 않는 이런 고택이 있으나 탐색하지 못했음.

연곡고택 

 마당에서 찍은 행랑채(문간채) 소 마굿간이었던 곳이라 소죽통이 있다.

 마굿간 옆에 붙어 있는 뒷간(화장실)

 주인은 권 환이라고 쓰여있다.

 연곡고택의 정면 모습  이 고택 앞 쪽에 춘우재고택이 있고 주손인 권창용씨는 이 연곡고택을

작은 집이라 했다. 아마도  야옹선생의 주손이 아닌 권성익이 지은 집인 것 같다.

 위패를 모신 사당인데 보수가 시급한 것 같다.

권욱(權旭, 1556∼1612)은 용문면 저곡리 작은맛질 태생으로, 자는 경초(景初), 호는 매당(梅堂), 본관은 안동이다. 권심언(權審言)의 아들로 학봉 김성일의 문인이다. 1590년(선조 23)에 서경덕, 허백련과 더불어 진사시에 동반 합격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 모집에 앞장서서 의병장으로 활동하였고, 정유재란 때는 두 번이나 임금이 피난하지 말라는 상소를 올린 경상도 선비의 우두머리로서 직접 상소문을 올렸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공신에 기록되었다.

왜란 후에는 학행으로 천거되어 참봉에 임명되었다가 봉사(奉事)로 승진하였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프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간병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슬퍼하다 병을 얻어 타계하였다. 유고(遺稿)를 남겼고, 묘소는 하리면 부초리 함포산(咸浦山)에 있으며, 예천 다인(現義城郡)의 봉산서원(鳳山書院)에 제향되었다. 권욱은 작은 맛질의 함취정(咸聚亭)을 창건하였고, 명나라 장군 이여송, 양호(楊鎬)와 편지 내왕을 하며 친하게 지냈다.

 언덕을 오르는데 눈이 얼어 구두를 신었기에 미끄러웠다.

함취정이란 현판과 매당이라는 글씨를 보면 입향조 야옹 선생의 손자이며 권심언(權審言)의 아들인

권욱이 지은 정자임이 분명하다.  

 저곡리 북동쪽 끝 길가에 서 있는 보호수 소나무 두 그루에 마음이 빼앗긴다. 참 보기에도 좋다. 기상이 있어서 그렇겠지.

[벽초]

渚谷里는 저곡리가 맞는데 사람들은 제곡이라 부르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벽초]

渚 : 물가 저 자가 맞는데 혹시 잘못 읽은 것은 아닐까?

[노근]

그냥 부르기 쉽게 할려고 하다 보니 제곡이라고 한 것 같네요.
허리골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