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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데 없는 말, 쓸모 있는 말
스마트폰에 ebs 앱을 설치했더니 명사강의를 보게 되었다. 촤성애 박사의 인간관계 기술을 두세 번 반복하여 듣다보니 혼자서만 간직할 내용이 아니었다. 부부 간의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에 그 일부를 옮겨본다.
최성애 박사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시카고 대학에서 인간발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간 공과대학 심리학과 교수 등을 거쳤고, 현재는 한국에서 심리학, 인류학, 뇌 과학 등의 연구를 바탕으로 가족 치료에 힘쓰고 있는 분이다.
부부 간에 이루어지는 쓸 데 없는 말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비난 “당신은 어떻게 된 사람이….” “당신이 항상 그렇지 뭐!” “도대체 일을 왜 이따위로 해?” 바로 비난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비난을 더 많이 한다고 하는데, 이건 남편의 무관심과 담쌓기가 아내에게 격한 감정과 비난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방어 “그러는 당신은 뭘 잘했는데?” “당신도 그러잖아. 당신은 안 그랬어?” “이게 당신 탓이지 내 탓이야?” 방어의 핵심은 자신이 무고하다는 걸 주장하고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는 것이다. 이쯤 되면 싸움을 시작한 이유는 오간 데 없이 예전의 일까지 들춰내면서 비난과 방어가 난무하게 된다.
경멸 “어이, 뚱보 아줌마!” “주제 파악이나 하시지!” “어쭈~!” 가트맨 박사는 경멸이 관계를 망치는 ‘황산’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경멸은 상대를 자신보다 못난 사람으로 취급해 깔아뭉개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경멸을 당한 사람은 4년 안에 감염성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면역 세포를 파괴할 정도의 강력한 독이 바로, 경멸인 것이다.
담쌓기 “지겨워, 또 시작이군.” “그래, 혼자 실컷 떠들어라.” '이럴 땐 피하는 게 상책이라니까. ' 싸우지는 않지만 적대적인 감정을 풀지 않은 상태로 ‘너는 너’ ‘나는 나’로 평행선 생활을 하는 상태다. 눈 마주치지 않기, 전화 꺼놓기, 상대가 묻는데 대답하지 않기, 각방 쓰기, 별거하기 등이 모두 담쌓기이다.
쓸 데 없는 말을 쓸모 있는 말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비난 대신 요청하라 우선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상황’에 대해 불평한다. ‘나’로 시작하는 ‘나 전달법’을 쓰면 바로 요청으로 변화할 수 있다.
“당신이 요즘 나한테 관심이나 있어?” 라고 비난하기보다 “나는 당신이 관심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어” 라고 요청하라.
무언가를 요청할 때는 “그 프로그램 다 보고 나면 청소기 좀 돌려줄래요?” “나는 당신이 이번 주말 전까지 이것만 해주면 참 좋겠어요.” 하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부드럽게 요청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그 요청을 들어줄 때는 반드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
방어 대신 인정하라 “그래. 모든 게 다 내 탓이다” 라고 하는 건 진심으로 인정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담쌓기일 뿐이다. ‘부분적으로 약간만’ 인정할 것. ‘요즘’ ‘좀’ ‘이번에는’ 정도만 인정하면 된다. 작은 것 하나라도, 진정성을 담아 자신이 정말 인정할 만한 부분만 인정하는 것이다. “요즘 내가 정신없이 바빠서 집 청소를 못했어.” 정도만 인정하라.
경멸 대신 호감과 존중의 마음을 전하라 처음엔 나 먼저 고개 수그리고 들어가는 것 같아 화가 나지만, 결과적으로는 잠시 동안의 속 시원함을 위해 상대를 경멸해봤자 결국 서로 더 공격적이 되고 분노만 쌓이게 된다. 경멸의 말 대신 존중의 말을 찾을 것. 진심을 다해 이야기해야 제대로 전달된다.
담쌓기 대신 대화하라 폭풍우에 휩싸인 듯 감정이 격렬하게 치밀어 오를 때는 우선 20분 이상 대화를 멈추고 심호흡을 하거나 걷는 식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 돌아와 대화를 시작하는데, 이때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옳고 그르다’를 따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정도로 물꼬를 트는 게 좋다.
(201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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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물기 어린 삶을 함께 살아내기 위하여
꼭 필요한 부부( 夫婦 )의 지침서 처럼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사랑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며 잘 살고싶습니다.
이 글을 제 블로그에 옮겨 갑니다.
문교수님 ! 감사드립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머 ~~!
문교수님은 제가 전학 갔던 B읍 B 중학교의 1년 선배이심을 아실까요... ?
김홍교수님의 친구이자 영원한 멘토이시지만 ~~
제가 훨씬 먼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