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제42회 경상남도공예품대전 시상식이 성산아트홀에서 열렸다.
경남도가 주최하고, 경남공예협동조합이 주관으로 개최된 이번 공예품대전에서 목칠, 도자, 금속, 섬유, 종이, 기타공예 6개 분야에 317종 1천700여 점의 출품작 중 6월 12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112종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이날 창동예술촌에 입주하고 있는 박영경 토우작가가 은상을 받아 예술촌 전체에 기쁨을 전해주었다.
축하도 할 겸 박영경 작가를 만나보았다.
|
|
|
▲ 창동 오는 발걸음이 너무 즐겁다고 하는 박영경 토우작가. /창동수다
| 박영경 작가는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 제일여중과 제일여고를 졸업했다. 토우를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 방학때면 의령에 있는 외갓집을 방문해 외할머니와 놀았던 단편적 기억들이 항상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아서라고 한다. 대학은 미대를 가려고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해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였다고 한다.
"왜 토우를 시작하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1996년 이승은·허현선 부부 작가가 ‘엄마 어렸을적에’라는 주제로 한지 소재 인형전 전시회를 열어 한 번 보러가게 됐는데, 이들의 작품이 잔잔한 정서를 전해주었던 것을 감명있게 보고, 나는 뭔가 달라야겠다 싶어 한지가 아닌 흙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벌써 15년째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에게로부터 배운 적이 없다고 하니 더욱 놀라웠다.
첫 작품의 시작은 단품으로 작업하였으나, 최근 작품들 특징은 꼭 12점, 혹은 6점을 이야기로 엮어서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정서, 옛 시절 이야기이고, 달력을 의미하기도 하는 작은 흙 인형 이야기는 중·장년층에는 아련한 추억처럼, 지금 세대에서는 한편의 동화같은 추억이기에에 이야기가 가미되지 않으면 토우 자체에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
|
|
▲ 불때는 어머니의 모습. /창동수다
|
이야기가 들어가야 모두들 “하모하모 맞다, 우리 어릴 때 저랬다 아이가”하며, 잊혀져 가는 기억을 되새기며 신기해 한단다.
인사동에서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생각보다 현실적인 많은 어려움이 있어 자주 가보기만 한다고 한다. 특히, 눈여겨 보는 곳인 인사동 '육심원'은 화풍은 동양화 과이면서 공주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자 여자 인형에 서양적 밝은 색감을 넣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기장, 수첩, 달력, 가방 등의 아트 상품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단다.
박영경 토우 작가는 이와 반대로 한국적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 작업으로 상품을 만들고 싶어 다방면으로 시도는 해보고 싶었지만 대량생산 투자가 만만치가 않다고 한다.
창동예술촌에 입촌한 개인적 입장을 물어보았더니 ‘절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지난 2007년 8월 23일자 <경남도민일보> 칼럼에 구도시를, 골목을 잘 살려 예술촌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내어본적이 있었다고 한다.
깨고 부수고 다시 짓자는 말이 아니다.
기존 틀을 고스란히 살리고 건물 제각각을 리모델링해서 건물 자체만으로도 예술이 되는 그런 곳으로 만들자. 입시미술학원을 모아보자. 다시 짓지는 말자.
크고 웅장하다고 경쟁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있는 건물 그대로 나지막한 소규모 입시미술학원을 모아 보자. 넘쳐나는 교육열 그 에너지를 창동, 오동동으로 모아보자. 도시가 젊어질 것이다. 학부모들도 올 것이고 친구들도 찾아올 것이다.
아틀리에도 모으고 화랑도 만들자. 예술을 하기 위해 마산으로 오도록 하자.
먹어야 하고, 자야 하니까 어시장의 바다 먹거리-회, 장어구이, 전어, 미더덕 요리 등-오동동 아귀찜, 창동의 족발집, 통술집은 저절로 되어 갈 것이다.
부림 시장, 깡통골목은 쇼핑 거리로 조성되고 옛날 유명했던 찻집들도 다시 모이면,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도시 마산이 만들어져 갈 것이다.
이런 사업들이 어떤 이해관계로 이뤄지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내 고향마산이 문화, 예술의 향기가 묻어나는 곳으로 남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산이 배출한 인재가 얼마나 많은가! 이들이 가고파 할 곳, 마산을 기대한다.
/박영경(토우작가)
그랬다.
작가는 눈만 뜨면 창동으로 몸과 마음을 옮긴다.
그리고 이 곳 입주 작가 중에 가장 먼저 문을 여는 남다른 부지런함이 몸에 배여있었다.
|
|
|
▲ 재미있는 이야기 갤러리. 꼭 보러오세요~~ /창동수다
| 현재, 도청 앞에 작업실이 있고 이곳에는 소장 작품이 가득 있다고 한다.
언젠가 박물관 같은 전시 공간이 주어진다면, 우리의 아련하고 따뜻한 옛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온전히 전해주고 싶다는 작가의 토우 사랑이 좋다.
꼭 그런 날이 오리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