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걸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어들지 말고,
먼저 장안을 둘러보고 사람을 찾아 보렴.
입성이 남루한 노인도 좋고,
작고 초라한 가게도 좋을 것이야.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물건을 집어들고
공손히 돈을 내밀어라.
오는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는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지.
또 오늘 산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는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
씨앗을 심을 때는 다시 옮겨 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 곳을 찾으렴.
위로 향하는 것일수록 넓은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난 본성대로 자랄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유지할 수가 있단다.
낙엽을 쓸지 말고, 주위에 피는 풀을 뽑지 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보다
하루에 한 번 나무를 쓰다듬어 주었는지 기억해 보렴.
세상의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드는 거란다.
우리는 바람과 태양에 상관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 때 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 주렴.
무엇이 찾아오고 떠나가는지,
창가의 공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렴.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야.
그리고 조금씩 다가오는 작별에 관해서도
생각해야 한단다.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어머니가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떠난 지금도...
그래서 웃을 수 있습니다
첫댓글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야.신부님,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들 인간도 가믐과 태풍을 견디면서 지혜를 배우고 철이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신부님!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나고! 세상을 어찌 살아야 하는지 다시한번 마음을 되짚어 보게 됩니다 ~ 세속에 묻혀 산다는 것 자체가 때로는 죄짓는 인생이구나 생각되여 집니다! 좋은글 감사 드려요^^(*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 주렴. 말씀안에 주님의 평화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전동기신부님의 향기로운 글에서 퍼옴
어렸을때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이 나네요.저는 엄마라 느꼈었는데 역시 엄마는 울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존재라는 것을 오늘 다시금 깨닫고 갑니다.예쁘게 복사해서 제 성냥갑만한 공부방에 걸어야겠습니다.정말 예쁘네요.글과 그림,,,,감성동화 새를 기다리는 나무도 다시 읽어야겠어요.오늘은 동화의 나라에 타임머신타고 가는 기분,,,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