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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분류부터 시작해서 정가가 국악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
--국악의 분류---
국악은 크게 정악(正樂)과 민속악(民俗樂)으로 나눈다.
<정악(正樂)> 정악이란 말 그대로 '정대한 음악'이란 뜻으로 쓰여 궁중음악인 아악까지를 포함하여 민속악의 반대개념으로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양반계층이 민중들의 음악인 민속악을 저급한 음악으로 비하하면서 자신들의 음악을 이렇게 부른 것이고, 올바르게 정의하자면 궁중의 음악은 아악, 궁중 밖 선비계층에서 즐기던 음악을 정악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학문에 정진하는 한편으로 음악을 몸소 익힘으로써 인격수양에 힘썼다.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선비들이 모여서 서로의 음악적 기량을 높이던 모임을 풍류방이라고 하며, 위에서 정의한 바 정악을 다른 말로 '풍류'라고도 일컫는다.
풍류방은 조선 후기에 이르러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시민)계층에서도 활성화되었으며 전문적인 음악인들을 양성해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정악에는 영산회상, 천년만세 등의 기악곡과 가곡, 가사, 시조 등의 성악곡이 있는데 정악의 성악곡을 특별히 正歌라고 한다.
<민속악(民俗樂)> 일반 대중인 평민층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음악으로 판소리, 민요, 산조, 시나위등이 이에 속한다.
이상 국악의 큰 두갈래를 설명하였고... 정가로 통칭되는 가곡, 가사, 시조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한다.
1. 가곡(歌曲)
가곡은 정가 중에서도 가장 수준이 높은 노래로 꼽히고 있다.
국악 속의 가곡은 요즘 불리워지는 홍난파의 '옛동산에 올라', 이흥렬의 '바위고개' 등의 서양음악 작곡기법에 의한 가곡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국악기로 구성된 정식 반주를 곁들여서 시조시를 담아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시와 음악이 어루어져 느릿느릿 이어지는 가곡은 깊은 평화로움을 만들어 내는 노래이다. 발성이 시조창과 흡사하고 가곡의 노랫말도 평시조이므로 가곡과 시조는 여러 가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시조가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대중화된 노래이라면 가곡은 전문가의 노래로 음악의 형식에 있어서도 시조와는 몇 가지의 차이점을 보인다.
소규모의 관현악 반주에 시조시(時調詩)를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5장 형식으로 대여음-1장-2장-3장-중여음-4장-5장-대여음의 순서로 연주한다.
이 가운데 전주 및 후주격인 대여음(大餘音)과 간주격인 중여음(中餘音)은 노래없이 악기로만 연주하는데, 반주악기의 편성은 대금·세피리·해금·거문고·가야금·장구 등으로 이루어지며, 때로는 양금이나 단소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가.
역사 가곡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만대엽(慢大葉)이 처음 보이는 악보는 안상의『금합자보』(琴合字譜)이다. 그리고 1610년에 만들어진 양덕수(梁德壽)의 『양금신보』 (梁琴新譜)에는 만대엽·중대엽·삭대엽 등이 고려시대의 악곡인 정과정 삼기곡(鄭瓜亭,三機曲)에서 온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음악과 어떤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設)에 의하면 만대엽은 너무 느려서 사람들이 부르지 않기 때문에 이미 없어졌고, 중대엽도 잘 부르지 않으며, 삭대엽이 흔히 불려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영조 4년(1728)에 만들어진 김천택(金天澤)의 『청구영언』(靑丘永言) 등의 문헌에는 중대엽과 삭대엽만 있고, 만대엽이 없는 것으로 보아 영조대 이전에 만대엽은 사라진 것으로 보이고, 고종 때의 『가곡원류』(歌曲源流)(1876)에는 중대엽도 보이지 않고 삭대엽만 남은 것으로 보아, 19세기 고종대에 이르러서는 이미 중대엽까지도 사라진 것으로 여겨진다. 대신 삭대엽서 많은 곡들이 파생·발전되어 오늘날과 같은 가곡의 한 바탕을 이루게 되었다.
나. 가곡의 장단과 조 가곡에 사용되는 장단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10점 16박의 기본장단이고, 또 하나는 10점 10박의 편장단이다. 남창가곡 중 우편·언편·편수대엽 ·편락, 그리고 여창가곡 중 편수대엽 등의 곡에는 10점 10박의 편장단으로 노래하고, 나머지는 모두 10점 16박의 기본장단으로 노래한다.
가곡에 사용되는 조는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이다.
우조는 황·태·중·임·남의 5음으로 구성되는 5음 음계이고, 계면조는 황·중·임의 3음이 중심이 되는 음계이다. 그리고 한곡 안에 우조와 계면조가 같이 들어 있는 것을 반우반계(半羽半界)라고 한다.
남창가곡과 여창가곡을 각각 우조와 계면조 및 반우반계로 구분하여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남창 가곡- 우조...초수대엽·이수대엽·중거·평거 ·두거·삼수대엽·소용·우롱·우락·언락·우편 계면...초수대엽·이수대엽·중거·평거 ·두거·삼수대엽·소용·언롱·평롱 ·계락·편수대엽·언편·태평가 반우반계...반엽·편락 이상 26곡
-여창 가곡- 우조...이수대엽·중거·평거·두거·우락 계면...이수대엽·중거·평거·두거·평롱 ·계락·편수대엽·태평가 반우반계...반엽·환계락
이상 15곡 남녀창 합계 41곡 다.
가곡의 종류와 연주 형태 연주는 초수대엽에서 태평가까지 한꺼번에 부르는 연창방식이 전통이다. 이러한 연창방식에는 남자 혼자 부르는 방식(남창), 여자 혼자(또는 2명 이상)부르는 방식(여창),그리고 남녀가 교대로 부르는 방식(남녀창)등이 있다.
라. 가곡에서 파생된 기악곡들
(1) 자진한잎
가곡의 반주음악을 노래없이 삼현육각의 편성으로 연주하는 음악을 일컫는다. 다른 이름으로는 사관풍류라고도 한다. 우조두거·변조두거·계면두거·평롱·계락·편수대엽 등을 연주하며, 우조두거와 변조두거를 경풍년(慶豊年),계면두거를 염양춘(艶陽春), 평롱·계락·편수대엽을 수룡음(水龍吟)이라고 구별하여 부르기도 한다.
가락은 노래가 있는 가곡에서의 반주음악과 원칙적으로 같은 것이지만, 변조두거는 3장까지는 우조두거와 같다가 중여음 이후에는 계면조로 변하고, 계면두거는 그 잔가락을 바꾸는 등,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2) 청성자진한잎
가곡의 끝곡인 태평가의 반주음악을 변주하여 대금이나 단소로 연주하는 독주곡을 말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청성곡이라고 한다.
단소곡인 경우에는 황·중·임의 3음을 중심으로 가락이 구성되어 있고, 대금곡은 이보다 장2도 높은 태·임·남의 3음을 중심으로 가락이 구성되어 있다.
청성이란 말은 원래 높은음을 뜻하는 말로서, 이 곡이 주로 높은 음역에서 연주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대금이나 단소 등의 관악기에서 낼수 있는 길게 뻗는 소리와 관악기 특유의 시김새가 잘 어우러져 맑고 유창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2. 가사(歌詞)
가사는 가사체의 긴 사설을 일정한 장단의 틀에 담은 노래이다. 이는 가곡이나 시조처럼 시조시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며 사설이 길고 서사적이다. 또한 고정된 선율에 시조시를 얹어 부르는 가곡이나 시조와는 달리, 오늘날의 노래처럼 한 선율에 하나의 사설이 있을 뿐이다.
오늘까지 전해지는 가사는 전부 12곡으로 흔히 12가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금세기 초의 뛰어난 가객인 하규일(1867∼1937)이 백구사, 황계사, 죽지사, 춘면곡, 어부사, 길군악, 상사별곡, 권주가 등 8곡을 전수하였는 바 나머지 4가사는 격조가 낮다며 취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른바 격조가 낮다고 취급된 수양산가, 양양가, 처사가, 매화가 등의 4곡은 같은 시대를 산 임기준(1868∼1940)이 전하였다.
가사는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의해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그 감정적인 표현이 자유로운 편이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 받은 때문으로 여겨진다. 가사의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단지 농암 이현보(1467∼1555)가 어부사를 지었다는 것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가사는 그 음악적인 특징이 복합적이다. 가곡의 영향을 받기고 하고, 서도소리나 남도소리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또는 잡가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한 곡에서도 여러 특징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서 죽지사는 남도소리의 요성법을 사용하고, 선법적으로는 가곡 우조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종지법은 잡가와 비슷한 점이 있다. 그리고 길군악은 요성법이 서도소리에 가깝고, 종지법은 가곡의 우조를 많이 닮았다. 또한 매화타령은 요성법이 서도소리에 가깝고, 창법은 잡가를 많이 닮았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가사들은 한 곡 안에 선법·창법면에서 여러 특징을 같이 포함하고 있어서 그 음악적 특징을 분류하기 어렵다. 요컨대 12가사는 정가(가곡)롸 민속악(서도소리·남도소리·잡가 등)의 두 가지 음악적 성격이 혼합되어 있는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사의 연주방법은 시조와 비슷하여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한다.
3. 시조(時調)
오늘날 시조는 흔히 문학의 한 형태로 인식되기 쉬우나 옛날의 시조는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숨쉬는 문학이자 노래였다. 이는 시조창(時調唱) 또는 시절가(時節歌), 시절단가라고 불리우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 임금에 대한 충성심, 사랑하는 님에 대한 그리움, 세월의 무상함 등 세상사의 크고 작은 사연들이 시조라는 형식으로 담겨졌고 그것이 언제부터인가 가락에 얹혀 불리워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시조이다.
시조시(時調詩)를 가사로하여 노래하는 음악인 시조가 실려 있는 최초의 악보는 서유구(徐有구: 1764∼1845)의 『유예지』(遊藝志)와 이규경의 『구라철사금보』(歐邏鐵絲琴譜)이다. 따라서 적어도 이 때에는 이미 시조가 널리 불려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19세기초에는 더욱 널리 퍼져 지름시조·사설시조·농시조와 같은 여러 가지의 변형들이 생겼다.
시조는 발달되어 온 지역적 특성에 따라 경제·완제·내포제·영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경제는 서울 지방을 중심으로, 완제는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내포제는 충청도 지방을 중심으로, 그리고 영제는 경상도 지방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다.
시조의 음계는 3음 또는 4음으로 구성된다. 경제의 평시조와 사설지조는 황종·중려·임종의 3음이 중심이 되는 음계로 되어 있으며, 경제의 지름시조·엇엮음시조·여창지름시조 등은 황종·중려·임종·무역(또는 남려)의 4음이 중심이 되는 음계로서 모두 계면조의 선법이고, 우조시조가 따로 있다.
그리고 시조의 장단에는 5박 장단과 8박 장단이 섞여있다.
시조와 가곡은 그 노래의 가사를 시조시로 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음악적으로는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즉, 시조가 3장형식임에 대하여 가곡은 5장 형식인 점, 시조가 3개의 음을 중심으로 하는 음계(3음 음계)를 주로 사용함에 대하여 가곡은 5음 음계 및 3음 음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 시조는 관현반주를 갖추지 않아도 좋으나, 가곡은 반드시 관현반주로 노래한다는 점, 그리고 시조는 비교적 널리 퍼져 많은 사람들이 부르나 가곡은 보다 전문적이어서 전문적인 가객(歌客)들에 의하여 주로 연주된다는점 등이 두드러지는 차이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