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반 시절, 고교 때부터 사귄 광주의 여자 친구를 모일 모시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자 편지 후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행ᆢ결국 3시간를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 할 수없이 다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시내를 빠져오는데 아뿔사! 다른 회사 고속버스 터미널이 또 있는거얌!ᆢ결국 그 후도 모든 일들이 그리 '엇갈리' 더라구..
지금도 그 엇갈림이 가슴에 상흔으로 남았는데 ᆢ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ᆢ
(손밖에 안 잡아봤음 진짜임.ㅋ그 땐 지금같이 형이하학이 아님)
오늘 불갑산에 가니 꽃도 그'엇갈림' 꽃이 있더라구ᆢ 이름하여 '상사화'! 잎과 꽃이 서로 '엇갈림'으로 만나지를 못한다네ᆢ모든 문학.음악.미술...등이 애절함이 많고ᆢ심지어 송대관이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하는 걸 보면, 그리고 오늘 그 꽃 앞에 앉아 아파하는 이들이 많은 걸 보면 그 '엇갈림'의 애닮이 나뿐 아닌가 봐!ᆢ
고속도로 휴게소, 유홍준은 아줌마 아저씨 구별을 '화장실을 나오면서 허리춤 '골타리' 매무새를 온전히 완료하지 않고,허리춤을 매만지면서 나온다' 지적한 걸 읽고 그 후 난 자크를 반쯤 내리고 드나고, 올리며 나오는 버릇을 고치려 한다.
(물론 유홍준은 관광을 모르고 살아오신 우리네 부모님들의 관광하면 단체 관광밖에 모르시는 아픔을 그리 표현한 거지만..)
불갑산 들어가는 관문, 축제후 아직도 화려하다.
작년엔 산너머 함평의 '꽃무릇 축제'에서 시작하였는데 이번엔 원점 회귀이다. 길이는 더 길었다.
푸른 광장이 참 좋다는 느낌...아직 햇볕은 여름이다.
아! 시인은 상사화를 어찌 이리 표현한단 말인가? 그 붉음이, 그 껑충한 키를
'애닯은 기다림'으로...
한 주일전 싱싱했던 꽃들이 이리 빨리 지는 걸 보니 그도 나도 '상사'병적 아픔을 지녀서인가 보다.
스님이 노래한다..
"아~ 사랑은 타버린 불꽃, 아~ 사랑은 한 줄기 바람인 것을.
아~ 까맣게 잊으려 해도, 왜 나는 너를 잊지 못하나. 오 내 사랑.
오 내사랑, 영원토록 못 잊어, 못 잊어...."
한참을 서서 들었네...
'엇갈림'의 아픔이 절절한 가슴처럼, 꽃앞에 선 많은 이들도 나처럼 그랬을까?
그래도 마지막 겨디어 준, 그래서 나 올 때를 기다려준 꽃들이 고마웠네
식물학자들은 '상사화'와 '꽃무릇'를 다른 거라고 주장하지만
이 이름 앞에 뭘 그리 식물학적 대답이 필요할까?
아쉬운가 보다 저 분들도....
꽃이 지어간다... 완전히 져야 잎이 나오겠지...
불갑사.. 이제 산행 시작이다. 왼쪽으로..
들머리부터 가파름이 시작이다. 그늘과 숲속 바람이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점점 사람이 많아지고...일행중에 78세, 75세가 있다 거뜬히 천왕봉도 오르던 그 분들... 나도 저 나이까지?
희망이 생긴다...그러나 여전히 세월이 조급해 진다.
이윽고 만난 고개.. '텇'으로 호랑이를 잡았다하여 '덫고개'란다....
히야.. 그래맞아! 맞아! 말 한마디 없어도 통하는 거야....
그랬다. 숲을 갈 때마다 '신갈나무 투쟁기'을 읽은 후로 식물들의 전쟁터로 본 내가 부끄럽다.
엔도 키미오의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나?"책에서 이 산의 호랑이 박제가 유달초등학교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과정을
흥미롭게 확인한다. 사라진 것이 어찌 호랑이 뿐이랴..
글쎄 호랑이가... 덫으로 잡히기엔 산이 너무 민가와 가까운데... 이런 나의 과학적 접근도 신화나 설화 앞에
얕은 생각이리라...
등산로 주변 꽃들도 다 졌더니 이 부근엔 아직 남아 반가웠다.
108 계단도 있고 통천의 계단도 있다... 지리산 통천문이 생각나 그리움을 더한다.
노루목을 지나고 여기는 장군봉, 투구봉, 연실봉이 기다린다..좀 힘들지만 걷기도 오르기도 좋은 산이란 생각..
막바지 힘겹다
정상 '연실봉'! 사람이 인산인해다... 사진을 찍으려 줄선게 15미터는 족히된다.
줄서서 사진을 찍을 인내가 내겐 없다. 선다고 누가 찍어 줄 사람도 곁에 없고...그냥 비석만 확인한다.
영광,함평 들판과 무등산 까지 조망된다...
이제 내려가야지.. 구수재로 간다...
산의 묘미가 있다
이윽고 구수재이다. 작년에 함평 용천사에서 오르던 그 재이다.. 이제 동백골로 내려간다.
상사화 때문일까 얼굴이 그리움에 빠진 모습이지?ㅎ
여기서 부터 허리를 펴고 팔을 흔들어 제식훈련 때처럼 내려 가 본다...곁에 손잡을 님이 있다면 좋겠단 생각..
동백골은 참 숲이 좋다,,
마지막 산에서의 흔적이다.
아름답다 한 참을 벤취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여기 상사화 때문인지 누구나 시인이 되는듯...
'반영', 지난 겨울 포토샾 연수때 들은 그 단어가 이거인가 보다..
아름답다..
이제 내려온 불갑사... 웅장하지 않고 겸손한 모습이 상사화를 닮았단 생각을 하였네
하산길의 꽃은 좀 여유있게 바라보다. 사람도 꽃도 아쉼 그 자체이다
뜨겁지만 가을 햇살이 좋다.
그래도 온전한 한 꽃을 찾아본다... 그리 붉게 기다림의 아픔이었나?
껑충한 키는 '목을 빼는 기다림', 빨간 꽃색은 '밤새는 임생각에 눈 벌건' 정형택의
시가 다시금 다가온다.
이제 마무리 이지도의 화살표는 함평에서 올라가는 코스이고. 오늘은 역순이었다..
첫댓글 혼자만 댕기오고 같이가징~~~미요~~
다른분은 다 좋은데 송산대장님과 같이 가면 내가 너무 밀려! 쬐금 있는 인기마져 다 놓쳐고ㅋᆞ
상사화 첨 들어보넹!
우야튼 이쁘요!
굿ᆢ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