豐 풍년 풍
넉넉하다

豐의 갑골문(禮, 醴와 통용)

豐의 금문 豐의 고문 豐의 전문
豐의 갑골문은 굽이 높은 받침대 모양의 제기(祭器)인 豆(조두 두)[①]의 위에 가죽[③], 식물[④], 옥[⑤] 등 다양한 제물(祭物)이 올라가 있는 모양입니다. ②는 多(많을 자)자로‘많다’로‘넉넉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금문 및 전문 자형은 豆의 위에 장식을 한 제물을 올려놓고 있는 모양입니다. 갑골문, 금문 및 전문 자형 공동으로 豆 위에 올린 제물들이 두 개씩 있는 것은 가득하게 채워 놓았다는 의미를 나타내어, 배달말의‘차다(/가득하게 되다), 갖추다(/있어야 할 것을 가지거나 차리다)’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온갖 갖가지의 것을 갖춘다는 것에서‘넉넉하다(/크기나 수량 따위가 기준에 차고도 남음이 있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고문 자형에 보이는 두 개의 타원은 豆의 바닥과 받침 부분이 모두 원형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두 개의 점은 그 타원이 하나의 축으로 이어져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豆는 직접 음식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제사상을 차릴 때 보이는 잔 받침대를 의미하는데, 고문 자형에서는 잔 받침 위에 제물을 직접 올려놓고 있습니다. 갑골문, 금문 및 전문에 공동으로 보이는 그릇 부분[⑥]이 없습니다.
또 갑골문과 금문에 보이는 가운데의 세로획 부분[⑦]은 받침과 그 위에 올리는 그릇이 현재와는 다르게 결합방식으로 올렸던 것에 대한 표현으로 추정합니다.
豐年(풍년 ; 곡식이 잘 자라고 잘 여물어 평년보다 수확이 많은 해), 豊饒(풍요 ; 흠뻑 많아서 넉넉함), 豊足(풍족 ; 매우 넉넉하여 부족함이 없음) 등에서 豊은‘넉넉하다’의 뜻인데, 이‘넉넉하다’의 개념을 ‘빠짐없이 갖추다’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寷 큰집 풍
넉넉한 집 ; 맏집, 넉넉하다

寷의 전문
寷의 전문 자형은 宀과 豐의 합자이며, ‘넉넉한 집’이란 뜻에서‘큰집’의 뜻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큰집이란‘맏집(/집안의 맏이가 사는 집)’으로 豐이 차례를 지내기 위하여 갖추어 차린 음식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 宀이 직접 집이나 가옥 구조물의 뜻을 가지지 않을 경우에는‘처해진 입장이나 상태’의 어기를 나타내는데, ‘넉넉한 처지’에서‘넉넉하다’가 가질 수 있는 뜻 중에서‘살림살이가 모자라지 않고 여유가 있다’를 지정합니다.
豊 풍년 풍
갖추다

豊의 전문
禮의 전문에 보이는 豊은 그릇 내부가 가로세로 격자무늬 모양이며, 豊의 전문 자형은 그릇 내부에 두 개의 丰(어여쁠 봉/풍부할 풍)이 놓여 있습니다. 현재는 豊이 豐의 속자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이 배포될 당시부터 이런 속자의 개념은 없는 것이며, ‘갖추다[豊]’와‘넉넉하다[豐]’로 별개의 글자였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禮 예도 례
갖추다, 예

禮의 전문
禮는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豊으로 통용되었으며, 전문 자형에서부터 示가 덧붙여집니다. 여기서의 示는 祭(제사 제)의 축약으로‘제사의식’의 뜻과 아울러 視(보일 시)의 축약으로 상대방에게 드러내‘보이다’의 뜻을 동시에 함의합니다.
지금도 일상의 식사에서 그릇이나 술잔에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듯이 갑골문 시대에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며, 제사나 귀한 손님의 접대에서 정성을 다함을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배달말의‘받치다(/어떤 물건의 밑에 다른 물체를 올리거나 대다)’를 나타내는 豆를 사용하는 것이며], 이런 상황을 배달말에서‘갖추다’로 표현합니다. 즉‘갖추어서 받쳐 보이다’로‘예(/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의 품은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갖추다 (1) 있어야 할 것을 가지거나 차리다.
(2) 필요한 자세나 태도 따위를 취하다.
(3) 지켜야 할 도리나 절차를 따르다.
禮儀(예의), 禮度(예도), 禮節(예절) 등의 성어에서 禮는 바로 ‘갖추다(/지켜야할 도리나 절차를 따르다)’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직접 ‘갖추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예(/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는 소릿값이 가진 배달말 본연의 어감을 문자로 시각화 시킨 것, 즉 ‘품은 소릿값’인 것입니다.
勉諸侯 聘名士 禮賢者. 『禮記』
제후(諸侯)를 면려하며, 명사를 초빙하고, 현자를 갖추어준다.
상기 문장의 禮는‘예우(禮遇 ; 예의를 지키어 정중하게 대우함)하다’의 뜻으로 일반적으로 풀이하며, ‘갖추다(/필요한 자세나 태도 따위를 취하다/지켜야 할 도리나 절차를 따르다)’와 동일한 뜻입니다.
醴 단술 례
맞갖은 술 ; 단술, 말갛다 ; 말간술

醴의 금문1 금문2 醴의 전문
醴의 금문1은 豊과 통용되며, 2는 전문 자형에서처럼 酒(술 주)의 축약인 酉(열째지지 유 ; 깃들다)와의 합자입니다. 여기서의 豊은‘갖추다, 갖다(/갖추다의 옛말)’에서‘맞갖다(/마음이나 입맛에 꼭 맞다)’를 의미하며, 또 ‘말갛다, 발갛다’ 등의 예에서처럼 ‘-갛다(≒갖다)’는‘약간 흐린 듯한 투명한 색’을 의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단술, 맑은 술, 맛이 좋다, 달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甘醴(감례 ;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醇醴(순례 ; 좋은 술과 감주. 또는 진한 단술), 醴酒(예주 ; 맛이 좋은 술) 등에서 醴가‘단술, 말간술’의 뜻입니다.
體 몸 체
갖추어진 뼈대 ; 몸

體의 전문
體의 전문 자형은 骨과 豊의 합자이며, 豊의‘갖추다’가‘있어야할 것을 가지거나 차리다’로 쓰여, 기본 골격에 갖추어야 할 것이 다 갖추어진‘몸(/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이루는 전체)’의 뜻을 나타냅니다.
團體(단체 ;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모인 사람들의 일정한 조직체), 全體(전체 ; 개개 또는 부분의 집합으로 구성된 것을 몰아서 하나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에 바로 그 대상), 肉體(육체 ; 구체적인 물체로서 사람의 몸), 一體(일체 ; 떨어지지 아니하는 한 몸이나 한 덩어리) 등에서 體가‘몸’의 뜻입니다.
公族朝于內朝 內親也 雖有貴者以齒 明父子也. 外朝以官體異姓也. 『禮記』
공족은 내조(內朝)에서 조회드림은 내친(內親)인 것이다. 비록 귀자(貴者)가 있더라도 나이로써 부자(父子)의 도리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외조(外朝)는 관리의 몸으로써 이성(異性)인 것이다.
상기 문장의 體를‘맺다[締(맺을 체)]’로 일반적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오역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는‘몸[≒신분]’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첫 번째 문장은 천자와 내친(內親)관계에 있는 신하들이 조회(朝會) 드릴 때의 예법-나이[齒]] 우선-을 논하고 있으며, 두 번째 문장은 다른 성씨의 신하들이 조회드릴 때의 예법을 논하고 있습니다.
惟王建國. 辨方正位. 體國經野. 設官分職. 『周禮』
삼가 군왕이 나라를 세움에 방향을 변별하여 바르게 위치하며, 나라를 갖추고[체계화하고] 들녘을 갈아서 궁을 설치하고 직분을 나누었다.
상기 문장의 體는‘나누다, 구획하다’로 일반적으로 풀이합니다. 이는 문맥에 맞춘 의역일 뿐이며, 실제의 뜻은‘갖추다(/있어야 할 것을 가지거나 차리다)’를 나타내며, ‘체계화(體系化 ;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로 됨)’로 풀 수도 있는데, 體系에서 體가‘갖추다’의 뜻입니다.
敦彼行葦 牛羊勿踐履 方苞方體 維葉泥泥 『詩經』
괴어 있는 저 길가의 갈대, 소와 양아 밟지를 말라, 바야흐로 망울지고 바야흐로 갖추어진다네, 그 잎은 쭈뼛쭈뼛,
상기 시경 구절의 體가‘(/자라서 그 본래의 형상이) 갖추어지다’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物體(물체 ;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 實體(실체 ; 실제의 물체. 또는 외형에 대한 실상) 등의 성어에서 體도‘갖추어지다’의 뜻입니다.
鱧 가물치 례
가물치

鱧의 전문
鱧의 전문 자형은 魚와 豊의 합자이며, ‘가물치’의 몸에 나 있는 격자무늬를 豊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동식물명이나 지명 등과 같은 고유명사의 경우에는 자형에 의한 본래의 소릿값의 유추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艶 고울 염

艶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