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되고 있는 물고기의 중간점검 - 팔딱! 럼블피쉬
지난 해 럼블 피쉬를 처음 봤을 때 느껴지던 넘치는 에너지와 뭔지 모를 저력은 김기자에게 어떤 예감(?)을 주었고 예언대로 2003 K-Rock 챔피언 쉽에서 그들은 대상을 탄다.(김기자의 예언은 대상-럼블피쉬, 금상-얼스, 은상-스타피쉬 였는데 다 들어맞았다.)
물론 여기 까지라면 그다지 놀라울 것 없겠지만 2004년 1월 13일에 럼블 피쉬와 [인디 속 밴드 이야기] 인터뷰를 한 후 에피소드의 글 제목은 공교롭게도 [될성싶은 물고기 럼블피쉬] 였다.
김기자는 길거리로 나가 자리깔아야 되는 것 아닐까? (음 5바)
아소토 유니온에(아소토 유니온의 경우도 결성된지 얼마 안됐을 무렵 관계자들도 잘 모를 시절에 인터뷰를 했다. 물론 [인디 속 밴드 이야기]카페를 만든 게 작년 7월이니 유저분들은 실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어 인터뷰 한 팀으로는 두 번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럼블피쉬를 오랜만에 만나 중간 점검을 해보았다.
2004/07/08 발매
럼블피쉬 1집
Swing Attack
■ 럼블피쉬- 보컬:최진이 기타: 김성근 베이스: 김호일 드럼: 박천휘
* 인터뷰는 전에 그들과 인터뷰했던 영등포 구청 역 근처 럼블피쉬 연습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이뤄졌습니다. 다음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시계를 자주 보며 진행했는데요. 인터뷰나 관련 글들은 보통 [하다]체로 가는데 라이브(?) 감을 살리기 위해 [해요]체로 가겠습니다.
연습실에 진이씨 오기전까지 럼블3인방
1. 요즘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성근: 최근에는 저희가 7월 9일에 앨범이 발매가 돼서 계속 방송 쪽으로 활동을 했죠. 라이브 쪽은 방송하고 겹치다 보니까 거의 못하고 클럽 공연은 그때 보셨던 것처럼 그 날 긱에서 한번 했고 거의 방송활동밖에 없는 거 같네요.
* 김기자의 딴 생각: 지난 9월 12일(일) 라이브 하우스 [긱]에서 럼블의 무료공연이 있었습니다. 본래는 그때 잠시 인터뷰를(공연 전에 잠시 짬을 내달라고 해) 하려고 했으나 계획을 변경해 따로 인터뷰 일정을 잡았고요. [럼블피쉬 클럽 무료 공연]은 일반적인 클럽 공연처럼 메이비, 비스켓, 럼블피쉬 등 3팀이 나왔고(럼블의 단독공연은 아니었다는 것) 7곡 정도를 했던 것 같네요.
연습실에서 기타 성근씨의 V
2. 앨범발매 한지 두 달 반정도 되었는데 멤버들이 느끼는 앨범에 대한 반응은 어떤 것 같나요?
(일동웃음)
호일: 반응은 ...사람들이 대부분 알아요. 예감좋은 날, 럼블피쉬. 반응도 좋은 편이고. 제가 언뜻 듣기에는 가게에서 아침에 저희 음악을 틀면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방에도 그렇고 오전에 가게에서 많이 튼다고 해요. 근데 저희가 노래를 부르면서 지나가도 저희가 누군지를 모르죠. 저희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가수들도 오락프로에 나오지 않는 이상은 잘 알아보질 못하는 것 같아요.
- 지금까진 음악방송 프로그램에 주로 나가신 거죠?
성근: 거의 그런 쪽만 했죠. 다른 건 도전 1000곡.
- 도전 천 곡에 나가셨어요?
성근: 내일 방송되고요.
천휘: 우승했어요!
호일: 금 10돈 받았어요.
천휘: 저희 너무 뻘줌했어요. 뒤에서 저희는 그냥 서있고 진이가 다 했죠. 성근이 형이 한 곡하고.
- 이 프로가 의외로 인기가 많은데, 꼭 봐야 겠네요 ^^
성근: 저희가 안나간다고 좀 버텼는데 PD님이 인기가요 AD를 같이 겸하시는 분이거든요. 저희를 많이 아껴주시는데 꼭 출연 부탁한다고 하셔서 나가게 됐죠.
호일: 아까 얘기로 돌아가서 처음에는 우리를 좀 알아봐 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오히려 못 알아보니까 편한 점도 있어요. 예를 들면 홍대에서 술 먹다 뻗어도 아무도 못 알아 보죠 ^^; 괜히 럼블피쉬 술 먹고 뻗었다 기사 나면 안 좋으니까
- 매니저님 이야기 들으니까 여의도에서 진이 씨 소문이 파다하다는데. 노래 잘하는 걸로
(일동 난리 남 & 웃음)
* 김기자의 딴 생각: 오랜만에 만나는 럼블 이었지만 여전히 낙천적이고 솔직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다져진 것들이 적절한 시기에 발휘가 잘되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죠.
럼블피쉬 찰칵! 각자 포즈를 잘 보시면 ^^;
3. 소속사가 중간에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정리해서 얘기해 주세요. 성근: 처음에 저희가 록레코드 소속이었어요. 그때 워너나 EMI 같은 직배사들이 팝시장이 무너지면서 거의 문을 닫는 추세였거든요. 거기에 딱 걸린거죠. 록레코드가 한국지사를 정리하게 되면서 록레코드 사장님이 저희를 데리고 지누 뮤직에서 진행했다가 지금의 J's entertainment 와 일을 하게 됐어요.
- 판이 얼마나 나갔는지 아세요?
천휘: 저희도 몰라요. 안 가르쳐 줘요.(--;)
4. 보통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행사야 하루에 하나정도 있겠지만.
성근: 예를 들어 음악프로를 하나 나가면 저녁 7시쯤에 한다고 해도 아침 일찍부터 드라이 리허설, 음향리허설, 카메라 리허설하고 본방(본 방송)하고 나면 거의 하루가 가요. 그러니까 3분 보여 드리려고 하루 종일 준비를 해야 되더라고요.
호일: 그리고 신인은 계속 대기하고 있어야 되요. 중간에 라디오 있으면 마치고 밤에 라디오 녹음하러 가고 그래요.
- 그럼 하루에 방송일정 하나 있고 라디오 하나 있어도 정신이 없겠네요.
성근: 네. 방송하는 동안 저희가 연습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음악작업 같은 경우도 틈틈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음악적인 부분은 신경을 많이 못쓰는 것 같아요.
호일: 선배님들이‘니네들 지금 많이 연습해라’고 하시는데 그런걸 절실하게 느끼죠. 저희는 이제 신인인데도 이렇게 바쁜데 더 유명한 사람들은 얼마나 더 바쁠까 생각하니까 활동 안 할 때 연습을 많이 해야된다는 게 실감이 나죠.
- 체력이 뒷받침이 안되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연예인들 보면 하루에 2시간 자고, 차에서 이동하면서 틈틈이 자고.. 지금 바쁘게 활동하신 건 앨범 내고 나서니까 두 달 좀 넘은 거네요. 어느 정도 적응은 됐겠네요. 성근: 그냥 재밌게 다니고 있어요. 처음에는 연습을 못하고 곡을 또 중간 중간에 써야 되는 데 하질 못하니까 음악작업을 못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는데 지금은 그냥 이런 상황을 즐겨요. 방송 다니면 연예인들도 만나고 가수들도 보고 ...재밌어요. 재밌게 활동하고 있어요.
2004 하이서울 록페스티벌- 너무 깜직한 표정의 진이씨
5. 대부분은 방송을 하면 라이브가 아닌 MR을 틀어놓고 진행을 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들은 어떤지.
*길잡이: MR은 보컬이 들어가지 않은 반주(?)만 나오는 버전을 말하는 건데 [Music Recorded]의 약자라고 하네요. 보통 밴드들이 음악프로에 나오면 MR을 틀고 보컬만 라이브를 하게 되요. 나머지 멤버들은 연주를 하는 것처럼 시늉을 하겠죠. 잭도 꼽지 않고 하는 거라서 연주를 해도 소리가 거의 안 난답니다.
성근: 처음에는 잭도 안 꼽고 하는 게 뻘쭘하고 하기 싫고 그랬죠. 근데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꿨어요. 어제는 신해철씨 프로에 갔다가 같이 얘기를 했었는데. 우선은 방송상황이라는 게 대기실도 없고 굉장히 급하게 급하게 진행을 해요. 방송 시스템이라는 게. 그래서 라이브를 할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없고 그런데는 한 번 나가면 계속 해서 나갈 수는 없는 거죠. 어찌됐던 매체를 통해서 우리를 알리려면 그런 방법에 저희가 따르는 수밖에는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어요.
호일: 문제가 뭐냐면 방송 자체가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라이브 프로에서조차 나오는 사운드를 들어보면 흡족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거죠. 라이브 프로면 라이브의 생생함을 전해줘야 하는데 되려 가감되는 경우가 많아요.
어제 신해철 씨가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방송에서는 AR을 하면 그냥 그렇게 가고 콘서트에선 라이브를 한다. 돈을 내고 오는 사람 앞에서는 라이브를 하겠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공감이 가는 얘기였고 여건이 안 돼서 안 한다는 말보다는 시스템 자체가 아예 못하는 상황이에요. 아예.
* 길잡이: AR은 노래와 음악이 전부 다 녹음된 버전으로 보통 AR을 틀면 완전한 립싱크가 되는 거죠. [All Recorded]의 약어라고 합니다.
성근: 예를 들자면 어떤 가요 프로그램이 1시간 분량이라면 생방송으로 출연진이 적게 나오면 7팀에서 보통 10팀 정도 나와요. 그러면 거기서 멘트 하는 동안 올라가서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인데 라이브를 도저히 할 수가 없죠.
호일: 예를 들어 (웃음) MC가 멘트를 하고 있는 상황에 드럼만 셋팅을 하거든요. 근데 드럼을 막 던져요. 그런 상황에서 마이킹을 할 수도 없는 거죠. 드러머는 앉지도 앉았는데 MR은 나오고 있고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생방송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길잡이: 마이킹은 마이크를 갖다 댄다는 얘긴데요. 이게 특별한 용어는 아니고요. 라이브를 하려면 보컬은 마이크를 통해 엠프로 기타와 베이스는 각각 소리를 내주는 엠프에 잭으로 연결을 하면 됩니다. 드럼의 경우는 드럼 주위에 여러 개의 마이크를 가깝게 대어서 소리를 엠프로 빼내는 거죠.
- 굉장히 황당하셨겠네요 처음엔
호일: 그러니까 미국 같은 경우에는 얼핏 듣기로 음악 방송자체가 생방송이 없다고 들은 적이 있거든요. (대부분 녹화라고 들었는데) 생방송에서는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고요. 근데 녹화방송도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팀은 많고 시간은 한정돼 있고 제작비는 적다보니. 라이브를 하면 제작비가 엄청 올라간다고 해요. MR로 가도 모니터 환경이 좋지 않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죠.
성근: 근데 음악 방송 PD들도 다 라이브를 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상황이 안 되는 거죠. 제작비 여건상 라이브로 할 때와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AR틀어놓고 댄스 하는 가수들, 틀에 박힌 가수들 싫어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그런 시스템 적인 부분 때문에 못하는 거죠. 대부분의 음악 감독 PD들은 라이브로 하고 싶어하더라고요.
-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죠. 방송 쪽도 어떤 인식이라던가 그런 부분에선. 호일: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려면 음반시장이 좋아야되요. 음반시장이 활성화되고 뭔가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보이면 방송국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겠죠. 결국 돈이 안 들어오고 안 나가니까 그런 투자도 적게 하는 것 같고. 음악방송 시청률이 10% 미만이다 보니까 방송국 입장에서는 투자를 적게 할 수밖에 없는 것도 같기도 해요.
- 음. 방송 쪽 음악관계자 분과 전에 얘기를 나누다 보니 매니아들이 음악 방송과 관련해(라디오 쪽) 웹 상에서도 별 반응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신청 곡이나 글을 올린다던가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보인다던가 하는 일이 없다는 거죠. 상대적으로 댄스 가수 팬들은 일사 분란 하게 움직이는데 반해.
성근: 방송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사실 게시판 가서 ‘00곡 틀어주세요.’이런 게 아니라 그냥 지켜보면서(일동 웃음) 그걸 좋아하고 있는 분들이 많거든요. 방송을 다녀보면 예를 들어 가수가 30팀이 나온다고 해도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아이돌 그룹이 나오지 않으면 객석이 차질 않아요. 그런데 반대로 그런 팀 한 팀이 있으면 어린 학생들로 꽉 차죠. 방송이라는 게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래서‘이런 팀들이 계속 나오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호일: 아이돌 그룹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도 않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밴드나 기존 가수들의 음악이 아이돌 그룹만큼의 소위 뎀핑감이 없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그들의 팬들은 그 팀을 적극적으로 좋아하고 지원하는데 항상 팔짱끼고 지켜보면서 단점만 지적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나 밴드에 대해서 그만큼 적극적으로 지지를 하지 않기 쉽다는 거죠. 그걸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아까 처럼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든지 아니면 콘서트에 자주 가고, 앨범 자주 사주고 이런 정도의 방법이 있는 건데 팔짱끼고 지켜보는 사람들 중에는 앨범을 안 사는 사람도 많을 거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방관만 하고 있는)
아시아를 비롯해 일본에서도 한류열풍으로 40, 50대 아주머니들이 스타를 보러 한국에 오고 그러는데 이건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만큼 적극적이라는 얘기거든요. 음악씬 내지 밴드 씬에도 그런 모습을 좀 많이 찾아 볼 수 있어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2004 하이서울 록 페스티벌에서 럼블피쉬의 열정적인 무대
- 호일씨의 다이나믹한 제스처와 진이씨의 열창!
6. 지금 상황은 앨범을 내고 한참 활발하게 활동할 시기인 만큼 활동에 주력하고 후에 앨범작업 시기에 음악작업들이 진행 되겠네요.
성근: 음악을 오래하기 위해서는 많이 부지런해야 될 거 같아요. 사실 중간 중간에 시간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다른 방송을 가야되는데 그 짜투리 시간 이용해서 뭘 한다는 게 사람이다 보니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사실 굉장히 무리죠.
- 좀 걱정 되겠네요.
성근: 제 개인적으로는 그게 굉장한 스트레스가 되는 건 아니고. 지금 저희한테 중요한 건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우리의 음악을 알리는 게 최선이거든요. 대한민국의 70∼80%는 저희를 모를 거예요. 그런 사람들을 다 안고 갈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제 2∼3달 해서 그런 성과를 바란다는 게 참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교훈을 얻었죠.(일동 웃음) 활동하는 게 저희한테는 지금 많이 중요한 거 같아요. 진이: 예를 들면 저희가 인기가요만 6∼7번을 나갔고 뮤직뱅크도 3∼4번 나가서 이런 음악 프로만 10번 넘게 나갔거든요. 그런데도 제 싸이 월드에[럼블피쉬]를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서‘케이블만 활동하시나봐요’라고 글을 남기시는 분도 있어요. (웃음)
얼마 전 [긱] 에서 클럽 무료공연 모습 -09.12(일)
7. 얼마 전에 [긱]라이브 하우스에서 클럽 무료 공연을 하셨죠. 일반적인 주말 클럽 공연처럼 진행이 되고(3팀이 출연) 타이틀이 [럼블피쉬 클럽 무료공연]이었는데 어떻게 진행된 건지 궁금하네요.
성근: 저희 카페에 보면 ‘예전같이 클럽공연 안 하시나요’이런 글들도 많았고 저희들도 방송하면서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라이브) 없다보니까 라이브를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을 했고.
또 저희를 방송에서만 보시고 이쪽 음악이나 라이브 클럽을 생경하게 느끼시는 분들에게 기회를 좀 만들어서 이런 곳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진이: 우리는 원래 이런 곳에서 시작했다. 이런 밴드다. 라는 걸 좀 알려 주고 싶었죠.
호일: 라이브를 하고 싶어서 하게 된 건데 생각 외로 장점이 많더라고요. 라이브를 안 하다보니까‘우리가 실력이 줄면 어떻하지’라던가 라이브 감을 잊어버릴까봐 걱정이 됐었는데 클럽 공연을 하니까 자극도 많이 되고 그런 측면에서 참 좋은 것 같아요.
- 밴드가 클럽에서 공연을 한다는 게 당연한 사실이기도 한데 실제로는 어느 정도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름 있는 분들은 가끔 보기도 힘들잖아요.
성근: 근데 그게 이유가 있어요. 너무 자주 비춰지고 너무 자꾸 보이면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요.‘클럽에서 공연을 하는데 뭐 하러 콘서트를 보러가지 만원이면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된다는 거죠. 저도 예전에는 막연하게‘유명한 밴드들이 클럽에서 공연도 하고 그러면서 뭔가 해볼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왜 그러는지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 한 달에 한번 저도 클럽 공연을 계획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성근: 네. 10월 달도 [긱]에서 하게 될 거고 10월 19일 화요일 경으로 잡고 있어요.
- 저번 클럽 공연 도중 진이 씨가 사연을 읽어주셨는데. 한 주부가 남편과 함께 클럽 공연을 오고 싶다고 신청을 한 사연이었어요.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성근: 그 날도 사연에서 얘기가 됐지만 ‘제가 이런데 올 줄 몰랐어요. 설거지 하다가 이런 글을 쓰네요...’ 그런 식의 글을 보내주셨어요. 그러니까 전혀 이런 쪽 음악을 안 들으시던 분일텐데 이렇게 클럽 공연에 오고 싶다고 글도 보내주시고 또 부군과(남편) 함께 오셨다는 게 ... 굉장히 저희는 좋았어요.
호일: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이 다 같은 마음일거예요. 사람들이 좋아해 주면 좋은 거잖아요.
2004 하이서울 록페스티벌에서 성근씨
- 너무 사진이 잘나와 한참을 봤다는... 끝장나는 표정
8. 근래에 오버(?)에서 활동하고 계신 건데 예전과 비교해서 어떤 부분이 제일 어려운지 궁금하네요.
성근: 뭐라고 해야되나. 음악을 하고 있지만... (일동 웃음)
호일: (웃음)어려운 건 당신이..(천휘 씨를 보며)
성근: 머릿속에 생각이 정리가 안돼(--;)
천휘: 방송하면서 어려운 점 내지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 말씀하시는 거죠?
진이: 힘든 점 인진 모르겠는데 방송 외엔 시간이 없다는 거 자체도 힘든 거 같아요. 연습할 시간도 없고 휴식 시간도 많지는 않고 그나마 제가 제일 많이 쉬지만(일동 웃음^^)
천휘: 음악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 되는데 아무래도 방송을 하다 보니까 연습이라던지 그런 부분에 신경을 못쓰고 ...
호일: 곡에 대해 생각하거나 곡을 만들거나 연습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되는데‘어떤 멘트를 해야지 여기서’ 막 그런 거 고민해야 되고 ‘어떻게 하면 사투리 안 쓰지’
천휘: ‘어떤 옷을 입어야 이쁘게 나올까’그런 쪽에 좀 신경을 쓰게 되니까요.
성근: 근데 그게 아쉬운 정도지 그게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우리는 우리 팀이 대중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이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런 매력적인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잘 하고 싶지 못하고 싶진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고민들도 하게 되고. 예전에 저희 카페에 ‘럼블은 지금 자신들이 원하던 활동을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올려주신 분이 있었어요.
근데 저희는 원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자면 지금 이승환 씨가 방송 출연을 하면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방송국 측에 음향적인 면이나 스케줄 적인 면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요구를 할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처럼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지금의 활동을 하는 거죠. 물론 아무래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 김기자의 딴 생각: 인터뷰를 하면서 내내 든 생각이지만 조금 민감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고 인터뷰에 진솔하게 임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밴드가 알려지고 넓은 무대에서 활동하게 되면 음악적인 부분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요구될 겁니다. 그때에 지표를 향해 생각을 다지고 낙천적인 시선으로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이들의 여유가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4년 1월 13일 인터뷰 때 싸인받은 럼블피쉬 미니앨범
9. 보통 앨범이 나오면 [리뷰]가 나오죠. 이쪽 씬에 매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제가 잠시 찾아본 바로는 눈에 잘 뛰진 않던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들을 갖고 계신지. 성근: 글쎄요. 리뷰 같은 건‘남들이 우리 음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하는 궁금증 때문에 저도 많이 찾아보고요. 개인적인 사람들의 생각들도 많이 봐요. 근데 안 다뤄지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은 그만큼 저희가 안되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주목을 받고 있으면 그렇게 다뤄주는 건 당연할 테고 얘기 꺼리가 되는 거니까. 아직은 얘기 꺼리가 안되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리뷰 같은 경우는‘이렇게도 생각하는 구나 저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참고하며 보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요.
진이: 저는 기사화 된 리뷰는 잘 모르겠고 네이버 블로그나 다음에서 [럼블피쉬] 치면 나오는 얘기들이 재미있어요.
2004년 9월 우편으로 보내주신 싸인한 럼블피쉬 1집
10. 록씬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되는데. 혹시 곡을 만들면서 너무 대중적이라서 고민된 적이 없는지?
성근: 없는데요. [미워] 같은 경우는 사실은 기타 사운드가 좀 더 강렬한 느낌이었는데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엔 그런 느낌이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저희가 조금 부드럽게 가기는 했어요. 세 번째 타이틀을 한다면 [미워]보다는 [졸려]나 [나는 꿈꾸지 않는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근데 [미워]가 우리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면 [미워]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내기 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이쪽의 시스템을 보고, 저 같은 경우에는 나름대로 웹서핑도 많이 하는데 럼블피쉬를 좋아하는 분들보다 모 가수를 좋아하는 분들이 훨씬 많거든요. (일동 웃음)
우리가 장난같이 얘기하는데‘우리는 가수 00를 이겨야 해.’그러거든요. 그런 게 왜 그러냐면 가수 00를 저는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사람이 무대에 섰을 때 느껴지는 강렬한 이미지와 저 사람이 저런 걸 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가 눈에 보이니까 ‘과연 그러면 우리는 저 사람에 비해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떤 느낌을 줄 수 있을까’ 그런 측면에서 장난 같이 얘기를 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거죠. 우리는 우리음악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 보죠.
호일: 제가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싶은 게 계속 활동하면서 생각한 부분이 어떤 게 대중적이고 어떤 게 대중적이지 않은지 그게 기준이 없는 거 같아요. 만약에 예를 들어 재즈가 대중음악이라면 재즈가 아닌 건 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와 똑같은 거잖아요. 자기 스스로 자기음악을 하고 싶다면 자기가 가진 것 중에서 다른 사람한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살려 자기 걸 한다는 것이 중요하지‘나는 대중적이다 내지 대중적이지 않다’에 대해서는 정답을 모르겠어요. 다 들어보면 나름대로 매력이 있거든요. 적합한 예가 될지 모르겠는데 모댄스 그룹의 음악을 들어보면 물론 대중적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나름대로 요소 요소에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그런 부분도 있다는 거예요. 어떤 게 대중적이고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기 걸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가 그 방법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지 대중적이다 아니다 그런 게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 중요한 얘기네요.
호일: 저희 걸 알리기 위해서 아까 말했듯이 기타 사운드를 좀 조정하면 더 알릴 수가 있는데 거기서 가까이 가지 못하는 방법을 쓴다면 두 가지 다 이룰 수 없는 거죠.
- 아까 호일씨가 얘기한 사람들에게 ‘밴드가 가진 것 중 다가설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살리는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음악 하는 분들은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떠세요? 성근: 제가 느끼기엔 관심들은 많거든요. 근데 한 장르만 할 수 있는 팀들이 많은 것 같아요.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 팀들이 많은 거 같고. 제가 느끼기엔 어느 팀이나 자신들을 알리고 싶어하거든요.
호일: 이 씬 에선 댄스음악에 대해 이상하다 구리다 욕을 많이 해요. 그런데 정작 공연하는 걸 보면 멜로디나 곡이 그런 풍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욕을 하거나 그러는 것보다는 자기 걸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그런 행동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외국과 비교해 봤을 때 같은 장르에서 경쟁력 있는 밴드가 많지 않잖아요. 예전에 [스쿨즈]라는 밴드를 제가 굉장히 좋아했었거든요. 좋아한 이유가 너무나 독특하기 때문이었어요. 누굴 따라 하지도 않고 멜로디도 기존의 예측 가능한 스타일이 아니라 그 팀만의 색깔이 있어서 너무 좋아했는데 아쉽게 지금은 와해된 팀이라. 근데 그런 팀이 몇 팀 안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있어도 해체되거나 그래서 많이 아쉽죠.
성근: 저는 방법상의 차이라고 보는데요.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과 싫어하는 음악이 있는 거지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방법상의 문제지 본질적인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2004년 9월 17일 인터뷰 후 단체사진
- 아자! 럼블피쉬, 정말 다양한 포즈 --;
11. 지금 이 씬에서 활동하는 팀들을 보면 음악을 하고 있거나(음반을 발매하기 전) 인디 레이블에서 앨범을 내고 활동하거나 아예 자체제작을 통해 앨범을 만들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를 하거나 유통은 유통회사에 맡기거나) 오버와 언더의 중간자적인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거나 완전히 오버 쪽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거나 정도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어떻게 활동하고 있느냐는(내지 소속은) 많은 것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밴드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일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위의 얘기한 것들이 정확한 분류라고 보기도 힘들지만)
성근: 최근 들어 김건모씨가 방송활동을 안하고 콘서트만 하시는데 저는 속으로 박수를 쳤거든요. 그 전 앨범 활동할 때도 제가 봤었는데 굉장히 음악 프로그램 이외의 프로에도 나오면서 활동을 하더라고요. 근데 분명히 본인도 하고 싶지 않지만 했던 거겠죠. 이제는 그런 부분은 후배들한테 맡기고 자신의 갈 길을 간다고 인터뷰하는 걸 봤어요. 어느 가수든 음악 외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아도 앨범이 잘 되고 자기 음악 들어주는 사람이 많으면 나가고 싶지 않을 거예요. 방송 3분 하려고 하루 웬 종일 기다려야되는데.
저희도 조용필 씨 처럼 자기공연 하면 공연장을 가득 메워서 공연을 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그런 게 되겠죠, 음반 많이 팔고 공연위주로 활동을 하고 싶고. 아마 대부분은 그렇게 되길 바랄 거예요.
호일: 저희 밴드도 그렇고 기존 인디 밴드들이 살아남는 방법이 그런 거 같아요. 아까 잠깐 언급한 것처럼 그 밴드만의 색깔, 신선한 느낌이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만의 색깔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치우치게되면 자기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결국에는 경쟁력을 잃겠죠. 자기만의 색깔만 지킨다면 언젠가 한번은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요. 독특한 나름대로의 색깔만 찾아낸다면 전망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성근: 근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인 거 같애. 나는 약간 생각이 다른데. 모 밴드를 알지?
진이, 호일: 음 봤잖아.
성근: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음악도 굉장히 독특하고. 어... 정말 저는 색깔이 분명한 팀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방송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분명한 자기 색깔이 있지만 과연 대중적으로 어떻게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했었거든요. 색깔만 가지고 되는 것 같진 않아. 나는
호일: 색깔과 감동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성근: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겠지.
호일: 만약 대중적으로 알려지려면 전략적인 마케팅 그런 것도 중요한 거고. 밴드가 해야할 일은 독특한 색깔과 감동을 만들어 내는 거지.
마지막 한 컷!
- Maybe 인디 속 밴드 이야기 최고! (호일씨의 손에 주목)
12. 앞으로의 계획들은 어떤지.
진이: 11월 26, 27일에 대학로 라이브 1관에서 단독 콘서트가 있어요. 그리고 클럽공연하고 방송정도.
성근: 우선 확정된 게 그 정도고요. 조금의 다른 공연들도 있겠죠.
인터뷰, 글, 사진/김기자 사진/상상공장
200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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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엠 성근이형 사진 옆 오타발견!! 2003 -> 2004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