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터치 36} 불공(佛供)하는 법,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
양은철 교무 <<미주서부훈련원>
원불교신문 [1625호] 2012년 08월 03일
본래 '부처 앞에 음식물 등을 올리는 일'을 의미하는 불공(佛供)은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를 핵심으로 한다.
원불교 신앙은 곧 불공이며(교의품 4장)
불공에는 실지불공과 진리불공이 있다.(교의품 16장)
〈정전〉의 '불공하는 법'은 주로 실지불공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실지불공의 교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우주만유는 법신불의 응화신이며,(〈정전〉 불공하는 법)
처처물물이 진리의 응화신이다.(〈한울안 한이치〉 제1편 법문과 일화)
곧 천지 만물 허공 법계가 모두 부처이므로
천만 사물 당처에 직접 불공하기에 힘써야 한다.
실지불공은 사은 당처에 올려야 한다.
성질이 불순한 자부를 효부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죄복의 권능이 있는 자부에게 정성을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부처님에게 직접 불공을 드리는 일(진리불공)과 함께
당처에 직접 불공하기에 힘써야 한다.
실지불공은 부처님을 대하듯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해야 한다.
대종사께서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법문을 설명하시다가
잠시 컵에 물을 따르시며 말씀하시기를,
"보라! 온전하게 따르면 이렇게 물을 흘리지 않게 되지만,
만약 함부로 따르게 되면 컵이 넘쳐 물이 쏟아질 것이 아닌가.
주전자로 온전하게 물을 따르는 것도 불공이니라."(〈정산종사 법설〉 334쪽)
정산종사께서는,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하여 혹 의 아닌 명령에도 순종한다면
이는 작은 효로써 큰 효를 상함이요,
부모를 봉양한다 하여 혹 공중을 위한 큰 사업을 못하게 된다면
이도 또한 작은 효로써 큰 효를 상함이니라"고 하셨다.(〈세전〉 가정 4. 자녀의 도)
상대의 마음을 흡족히 한다고 해서 모두 불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분명한 취사에 바탕해서 불공을 해야 한다.
청정한 마음(진리)에 바탕한 경건한 태도(불공)이어야 한다.
산회가(성가 31장) 후렴구 중 '부처님 위에 계시사'가
평등을 이야기 하는 불법에 맞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다. 과연 그럴까?
그런 논리라면,
스승님들께 큰 절을 올리거나,
경전을 두 손으로 받드는 일들은 어떻게 봐야할까?
근본자리(진공)에 있어서는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지만,
나누어야 할 자리(묘유)에서는 부처와 내가 둘인 것 또한 진리이다.
실지불공의 핵심인 '존엄하신 부처님을 대하는 태도'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오해에 대한 노파심에 중언부언(重言復言),
사족(蛇足)이 되고 말 설명을 덧붙인다.
현재 나를 가장 힘들게 하고 있는 일이나
간절히 원하는 일 중 한 가지를 택해
반드시 성공하는 법인 '불공하는 법'대로
일의 성질을 따라 적당한 기한으로 불공을 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