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 기상.
낭가파르바트의 일출을 보고, 페어리메도우를 산책하기 위해 통나무집을 나선다 (5:00).
- 어제 일몰 무렵에 숙소에 도착했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여유롭게 이곳저곳을 거닐어본다.
낭가파르바트의 꼭대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한 태양빛이, 서서히 요정의 초원을 거쳐 산비탈과 계곡까지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낭가파르바트의 일출)
(초원 끝부분에 있는 통나무 가옥의 마을)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때문인지, 통나무집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초원의 연못에 비친 낭가파르바트)
(초원의 여러곳에서 맑은 시냇물들이 굽이쳐 흐르고 있다)
(몇년전에 한 회원이 마을 사람들을 사진찍다가 봉변당할 뻔 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아예 사람 찍는 것은 포기하였다)
(노란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 초원을 둘러보고 난 후에 숙소 정문을 나서서, 언덕 뒷편에 위치한 '브로드 뷰 게스트하우스'로 향한다.
이 게스트하우스의 전망도 매우 좋은데, 아직 손님이 없어서인지 주인장이나 종업원도 없이 텅 비어있다.
이곳에서의 풍경을 즐기다가 언덕을 넘어 숙소로 되돌아온다.
(브로드 뷰 게스트하우스로 올라가는 중에)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서서)
(게스트하우스 전망대에도 파키스탄 국기가 걸려있다)
(계곡 풍경)
(게스트하우스를 떠나며)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에서)
(숙소로 되돌아온다)
- 1시간30분 정도 초원 주변을 산책한 후에, 숙소로 되돌아와 숙소 앞 초원에서 아름다운 풍광들을 다시한번 카메라에 담아본다.
(어젯밤에 숙박한 통나무집들)
- 초원에서 장작불로 물을 끓이고 있는 종업원에게 뜨거운 물 한동이를 부탁해 세면을 한다.
- 숙소 식당에 모여 아침식사를 한다 (8:00).
일행들이 가져온 햇반과 미역국 외에, 식당에서 준비한 감자요리와 계란후라이, 란, 짜이 등, 아침식사 메뉴가 저녁만찬보다
더 성대하게 나온다.
- 식당에서 일행들과 얘기를 나누어보니, 몇분의 회원께서는 고산증세나 설사 등으로 어젯밤부터 고생을 좀 하신 것 같다.
(식당 주방에서 종업원들과 함께)
(식당 벽에는 각종 등반관련 사진이 붙어 있다)
-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 각자 자유시간을 즐기다가 하산하여 젤에 있는 통나무집으로 오후 1시까지 모이기로 한다.
나는 낭가파르바트 베이스캠프쪽으로 트레킹을 하다가, 하산시간을 계산해서 되돌아올까 하고 생각해본다.
- 그간 가까워진 쇼것이 다가오더니, 초원 오른쪽으로 돌아서 언덕 뒷편을 한바퀴 산책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자기가 안내를
하겠다고 한다.
쇼것은 이 숙소의 관리인으로 2미터의 장신에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으며, 전문 산악등반대의 셀퍼나 가이드역할을 했던
경력이 있는 것 같다.
어제 라이코트브리지에서부터 숙소까지 우리를 안내했으며, 오늘도 라이코트브리지까지 안내해 내려갈 예정이다.
- 쇼것의 권유로 베이스캠프행을 포기하고, 그와 같이 아침 식전에 둘러본 초원의 오른편을 지나 언덕 뒷편을 한바퀴 돌아서,
30여분 후에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되돌아보노라니, 트레킹을 좋아하고 산에서 하룻밤 더 숙박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페어리메도우에서 낭가파르바트 베이스캠프(3,967m)까지 트레킹을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기에 체력이 딸린다면,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목에 있는 베알캠프(3,500m)까지라도..
(통나무 숙소 앞 풍경)
(아침 식전에 보았던 연못을 지나니)
(다른 조그만 연못이 나타난다)
(언덕 뒷편을 걸어가는 중)
(산도르마을이라고 한 것 같은 조그만 마을)
(쇼것과 같이 걸어가는 중)
(낭가파르바트와 라이코트빙하의 멋진 모습을 다시한번 찍어본다)
- 아직 숙소에 머무르고 있는 케이씨대장님에게 먼저 하산하겠다고 말하고, 집사람과 둘이서 라이코트 사라이를 출발한다 (10:30).
어제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천천히 내려오면서,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으며, 말을 타거나 걸어서 페어리메도우로 향하고 있는
현지인 몇명을 만나 인사를 주고 받는다.
- 라이코트 사라이를 떠난지 2시간 후에, 집합장소인 젤의 통나무집 앞에 도착했다 (12:30).
(하산 중에)
(절벽 사이로 빙하수가 흘러내리고 있다)
(젤에 있는 통나무집)
- 회원들이 모두 모여 점심식사용으로 라면을 끓이는 중에, 맑은 하늘에서 천둥을 동반한 비가 잠깐 내리더니, 이내 다시
청명한 날씨가 된다.
- 라면을 먹은 후에 짚차 종점까지 좀 걸어내려가서, 어제와 같이 짚차에 분승하여 젤을 출발해 라이코트브리지로 향한다 (오후 2:20).
- 어제처럼 선두차에 탄 나는, 가장 위험하긴 하나 계곡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자리인 뒷편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어제 경험을 해본 길이긴 하지만, 오늘 역시 현기증이 날만큼 바라보기에 아찔한 절벽길이다.
그러나 어제 올라올 때 마음 졸였던 것에 비하면, 오늘 내려갈 때는 모두들 여유가 있는 표정들이다.
- 올라올 때와 달리 내려갈 때는 중간에 정차를 한번도 하지 않고 라이코트브리지에 도착하니, 어제보다 30분 적게 걸린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오후 3:30).
(라이코트브리지)
- 길기트에 남아있는 복마니님과 회원들이 우리들의 배낭을 싣고 오기로 되어있는, 길기트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나트코버스가
도착하기까지 시간 여유가 좀 있는 것 같다.
길 언덕 아래 강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를 한잔 하기 위해, 언덕을 내려가 게스트하우스 주위를 구경하고 있자니,
버스가 오고 있다는 회원들의 외침이 들린다.
차 마시는 것을 팽개치고 모두들 헐레벌떡 언덕길을 올라와, 버스가 오고 있는 도로변에 모여 서있다.
- 우리 앞에 버스가 멈추자 복마니님이 활짝 웃으며 버스에서 내린다.
복마니님을 따라 모두 탑승하자 버스가 출발한다 (오후 4:20).
- 복마니님의 농담인지는 모르겠으나, 안전문제상 외국 단체여행객의 티를 내지 않기 위해, 길기트에서 우리일행만 타고가는
버스를 대절하는 것보다, 현지인들과 어울려 나트코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한다.
나트코버스 (NATCO, Northern Areas Transport Corporation)란, 파키스탄 북부지역을 운행하는 큰 버스회사로서, 길기트와
이슬람아바드를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 길기트에서 이슬람아바드까지 버스 소요시간은 보통 18시간 정도인데, 도로사정이나 기후 등에 따라서 16시간이 될 수도 있고,
24시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인샬라 !
침대버스도 아닌 불편한 좌석에 앉아 장시간을 이동해야만 하므로, 카라코람하이웨이를 따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겹고
힘겨운 여행길로 알려져있다.
- 중국 신장의 카스를 출발해, 카라코람하이웨이를 따라서 이어져오고 있는 우리의 여정은, 이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불편하고 위험하기도 한 길이었으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구간은 이제 끝나고, 앞으로는 파키스탄의
역사와 문화유적 등이 중심이 되는 여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6월부터 시작되는 파키스탄의 살인적인 무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길기트 ~ 라왈핀디 구간 개념도)
- 라이코트브리지를 출발해 1시간30분 정도 달리던 버스가, 칠라스(Chilas)의 버스터미날에 정차한다 (오후 5:45).
빵꾸난 타이어를 교체하는 동안에, 우리들은 주위의 광경을 돌아보기도 하고, 터미날 매점에서 간식을 사먹기도 한다.
- 여행기를 보노라면, 칠라스에는 히말라야와 카라코람, 힌두쿠시의 3대 산맥과 인더스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뷰포인트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대절버스가 아닌 나트코버스를 타고 가기 때문에 이곳을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칠라스의 버스터미날)
- 버스터미날 매점에 들어가 유리창을 통해 인더스강이 흐르는 풍경을 바라본다.
인더스강의 총길이는 2,900~3,200km이며, 티벳고원의 카일라스산 가까이에 있는 마나사로바호수 부근에서 발원하여,
히말라야산맥과 카슈미르를 거쳐 파키스탄에 이르러서는 남쪽으로 흘러 아라비아해로 흘러들어간다.
(매점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인더스강)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다)
(요란하게 치장한 트럭)
- 칠라스를 출발한 버스는 컴컴한 밤중에 다수(Dasu)라는 곳의 한 식당 앞에 멈춘다 (밤 9:20).
나트코버스의 전용식당인 듯한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우리들도 식당 안으로 들어가, 란과 콜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한다.
(식당 맞은편에 있는 간판)
(저녁식사 식당)
(식당 안에서)
- 다수를 떠난 버스가 얼마후에는 기름을 넣기 위해서, 베샴(Besham)이라는 곳에 정차한다 (밤 10:20).
(주유소 건물)
(버스에 주유중)
- 운전기사와 승객도 저녁식사를 하고 버스도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우리는 밤을 새워 라왈핀디로 달리게 된다.
의자를 약간 뒤로 젖힐 수 있는 불편한 좌석에 앉아, 억지로 잠을 자보기 위해 눈을 감아본다.
그런데 복마니님의 말에 의하면, 라왈핀디까지 가는 도중에 수시로 경찰의 검문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잠을 잘 수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 지나간 후의 얘기지만, 라왈핀디에 도착할 때까지 나를 깨우는 검문을 한번도 받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었다.
복마니님께서 일행들의 여권을 대여섯장씩 복사해 휴대하고 있다가, 검문이 있을 때마다 경찰에게 건네줌으로써, 우리가
깨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한다.
- 다음날 아침 라왈핀디에 도착해서, 복마니님으로부터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무심코 흘려들었었는데, 이후에 델리의 빠하르간지
숙소 호텔에서 만난 한 여성여행자의 말을 듣고서야, 복마니님의 수고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 여성여행자는 우리보다 며칠 뒤에, 길기트에서 나트코버스를 타고 라왈핀디로 내려왔는데, 밤중에 검문하는 경찰이
대여섯번을 깨워 여권 확인을 하는 통에,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고 한다.
첫댓글 최소 16시간 버스시간이라 ... 엄청지루하고 힘든 여정이 추측됩니다
야간의 장거리여행은 역시 침대열차가 최고지요.
그러나 파키스탄 북부지역은 철도가 없기에, 어차피 치뤄야할 여정이지요.
여행 일거수 일투족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서 쓴 글 같습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제가 보지 못했던, 듣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멋진 글과 사진들을 갈 감상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여행 많이하시길 바랍니다.
연못에 반영된 설산이 굿~이에요.
득음님은 우째 하산길에 위험하게 낭떠러지 끝에서 염소인지 라마인지랑 논대요?염소가 벌떡 일어나면 놀래서....짐승도 기슭에 붙어있구만...
흐니님 말씀대로, 염소를 보고있는 낭떠러지가 정말 위험해보이는데요. 그때는 잘 몰랐었는데.
흐니님 댓글에 답글 다느라 저도 숨차게 올라왔습니다.. ㅎㅎ
언제나 멋진 추임새 댓글로 격려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